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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뭐가 숨어있을까…

[은밀한 서울 투어] ③ 부암동과 라 카페, 그리고 자하미술관
가을을 머금은 골목길마다 숨은 보물찾기

입력 2014-10-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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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보물찾기!”

 

부암동은 그런 곳이다. 부암동 주민센터 앞에서 만난 하윤정(44)씨와 조진숙(44)씨의 말대로 어느 길로 가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과 풍경을 내어주는 보물 같은 공간이다.

자하문터널을 따라 늘어선 흥선대원군의 별서인 석파정, 서울 미술관과 부암동 꼭대기에 자리 잡은 윤동주 문학관, 랜드마크와도 같은 ‘에스프레소 클럽’ 등은 늘 사람으로 북적대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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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으로 들어서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내어주는 부암동을 닮은 라 카페.

 


부암동 곳곳에서 마주치는 갈림길, 우리네 인생처럼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좁은 골목은 미로처럼 연결돼 비밀의 정원을 걷는 듯 신비롭다.

에스프레소 클럽 골목을 오르다 보면 부암동을 꼭 닮은 ‘라 카페’(www.racafe.kr)가 있다. 비영리 사회단체 ‘나눔문화’(www.nanum.com)에서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1980년대를 대표하는 노동시인 박노해의 사진 상설 전시관, 추천도서를 모아둔 책방 등이 있다.



에스프레소 클럽 골목으로 오르다 만나는 ‘동양 방아간’에서 오른쪽 길로 가면 텃밭과 연구원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야 하고 왼쪽 길로 가면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초록 풍경과 내벽으로 ‘초록 카페’라고도 불리는 라 카페에 들어서면 밤, 도토리, 호박, 들국화, 밀 등 가을색이 완연한 풍경이 펼쳐진다. 혼자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 풍경은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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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새콤한 홍옥에 계피를 우려낸 시나몬 애플티와 달콤한 천도복숭아 과육이 살아있는 하늘 복숭아티.

 


대부분 테이블에 오른 메뉴는 ‘계절 담근차’ 시나몬 애플티다.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새콤한 홍옥에 계피를 통째로 담가 우려내 마시는 차로 씹히는 과육과 달콤한 과즙, 계피의 풍미가 어우러진다.

여름에 선보인 ‘오미자 민트티’, 가을의 ‘하늘 복숭아티’ 등에 이어 나눔문화 연구원들이 직접 담근다. 그해 농가의 과일 수확시기 및 상태에 따라 맛볼 수 있는 기간도 달라진다.

라 카페를 나오는 문에 따라 도착하는 곳도 다르다. 계단을 내려가 걷다 보면 작은 찻집과 디자인숍, 갤러리 등이 오밀조밀 자리 잡은 골목이 이어지다 서울 미술관이 보이는 큰 길에 이른다.

계단 위쪽으로 발길을 돌려 오르다 보면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촬영장으로 유명한 산모퉁이 카페, 유자·오미자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산유화 카페, 도룡뇽이 살 정도로 깨끗한 백사실 계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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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방아간 앞 라 카페로 들어가는 길.

 

  

“부암동은 올 때마다 달라요. 열 번을 와도 다르니 올 때마다 신기하죠.”

동갑내기 친구 하윤정·조진숙씨가 추천한 곳은 부암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하 미술관과 세죽을 엮은 벽을 따라 백련봉까지 오르는 인왕산 등산로다.

부암동 주민센터 골목으로 오르다 보면 전통문화시설 무계원 앞에서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오른쪽으로 가면 오래된 방앗간과 현진건 집터, 반계 윤웅렬 별장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고풍스러운 한옥 담장 너머로 붉게 물든 단풍이 곱기도 하다.

“단풍놀이 따로 갈 필요 없어요. 어디 가서 이런 단풍을 봐요? 조용하고 고즈넉하고 고풍스럽고…. 인파에 치일 일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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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골목으로 타박거리는 걸음이 멈추는 곳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단풍천지다.

하씨의 찬사(?)대로 윤웅렬 별장 뿐 아니다. 고요한 골목으로 타박거리는 걸음이 멈추는 곳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단풍천지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붉게 물든 단풍잎 혹은 까맣게 타들어간 낙엽들 사이로 핀 노란 민들레도 볼 수 있다.

윤웅렬 별장 오른쪽으로 오르면 또 다른 갈림길이다. 오른쪽이 세죽을 엮은 벽이 빼곡한 인왕산 등산로다. 사유지로 어떤 보상도 없이 조성된 등산로에는 삼삼오오 등산객들이 유쾌한 웃음을 흘린다.

갈림길 왼쪽으로 오르면 자하 미술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입장료는 1000원, 따로 표도 매표원도 없다.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미술관 2층 마당에 서면 정겨운 부암동이 펼쳐진다. 고요한 주택가, 올 김장에 쓰일 배추와 무가 자라고 있는 텃밭, 나물을 다듬는 할머니, 여물어가는 감 등 정겨운 풍경이다.

“올라가다 힘들면 내려가면 되요. 다른 골목으로 접어들면 또 다른 재미가 있거든요. 가다 보면 전에 왔던 데랑 연결되기도 하고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기도 하죠.”

조진숙씨의 말처럼 풍경에 홀려 걷고 또 걷다 보면 나만의 아지트를 만날 수 있는 곳, 부암동 산책은 신기한 도심 속 숨은 보물찾기다.

글·사진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그림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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