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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서울투어] "혼자 걷긴 너무 아까워"… 서울의 숨은 벚꽃 명소

[은밀한 서울 투어] ⑭기자들이 추천하는 서울의 숨은 벚꽃 명소

입력 2015-03-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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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하얗게… 벚꽃 송이가 날린다. 바람결에 꽃비처럼 처연하게도 날린다. 법정 스님은 말씀하셨다. 매화는 반쯤 피었을 때 운치 있고 벚꽃은 활짝 피어나야 여한이 없다고. 봄이다. 매화가 봄을 알리는 전령사라면 벚꽃은 봄을 만끽할 때라고 속살거리는 봄처녀와 같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3월 24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의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벚꽃축제와 명소로 떠나는 행렬이 봄나들이 채비를 시작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봄을 느끼고 싶은 이들을 위해 문화부 기자들이 숨겨뒀던 서울의 ‘벚꽃엔딩’ 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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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선 기자의 상수동 당인리 발전소길… 그날 그 놈은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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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벚꽃 잎 하나 띄워 마시면 좋겠다.”

평소 무뚝뚝하고 까칠하기로 소문난 후배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며 말했다. “어디 아프냐?”고 의아해할 만도, 힐난의 목소리가 높아질 만도 했지만 반박하지 못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흩날리는 꽃비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바닥까지 벚꽃 잎으로 빼곡해 지나치게 화사하고 이상하게 아련했던 그곳은 상수동 당인리 발전소로 가는 벚꽃 길이었다. 


대한민국 최초 화력발전소이자 서울 유일의 발전소인 당인리 발전소 가는 길은 4월이면 벚꽃이 하얗게 피어오른다. 상수역 4번 출구부터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일반인에게도 개방하는 당인리 발전소 안까지 화려하기 피어올린 벚꽃 나무가 거대한 아치와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연분홍 꽃길을 만들어낸다. 

 

아쉽게도 2015년 당인리 발전소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사로 개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에는 아기자기한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디자인숍 등이 빼곡하고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이들이 즐거운 웃음을 흘린다. 

 

벚꽃 나무 사이에 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나눠 먹어도, 봄이 오면 길가에 자리를 마련하는 인근 카페에 앉아 게으르게 차 한잔을 마셔도 좋다. 

 

당인리 발전소까지 가는 길은 “벚꽃은 개뿔! 사람이 더 많겠다”고 투덜거리던 이마저 온화하고 낭만적으로 만든다. 





◇이희승 기자의 정독도서관… 그땐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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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 위치한 정독도서관은 ‘알 만한 사람만 아는’ 벚꽃놀이 명소다. 해마다 4월이면 도서관에 공부하러 온 사람보다 봄꽃을 즐기러 온 이들로 넘쳐난다. 지난 1977년 옛 경기고 터(종로구 북촌길)에 개관한 정독도서관은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과 은행나무로 옷을 갈아입어 예쁜 도서관을 꼽을 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곤 한다. 도서관 마당에 자리 잡은 등나무 아래 벤치는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벚꽃 감상을 할 수 있는 명당이다. 


정독도서관은 여전히 7080세대의 머릿속에 첫 번째로 꼽히는 도서관이다. ‘품행제로’, ‘그 남자의 책 198쪽’ 등 수많은 한국영화에서 정독도서관은 등장 그 자체로 70~80년대의 낭만을 표현하는 배경이었다.

 

이곳은 서울에서 공부 좀 한다하는 모범생들이 학업과 일탈을 동시에 꿈꾸는 곳이기도 했다. 근처에 풍문여고부터 덕성여고 등 여학교가 많아 남학생들이 일부러 공부하러 찾아오곤 했기 때문이다. 도서관 입구부터 건물까지 이어지는 벚꽃 길은 만화 ‘빨간 머리 앤’에서 ‘눈의 여왕님’으로 불리던 벚꽃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조은별 기자의 잠실 5단지… 벚꽃과 청사초롱이 선사하는 밤 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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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보러 여의도에 갔다 인파에 지쳐본 경험이 있는 강남주민이라면 서울 동남권의 숨은 벚꽃 명소 잠실 5단지 주공아파트를 추천한다. 이곳의 벚꽃나무들은 1978년 완공돼 37년의 긴 역사를 가진 아파트와 함께 조성돼 수령이 최소 20~30년에 이른다. 벚꽃 시즌이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주관으로 벚꽃나무에 청사초롱을 걸고 축제 분위기를 만끽한다. 

 

밤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진 모습과 청사초롱의 불빛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잠실 5단지는 서울 시내에서 아파트 동간 간격이 가장 넓은 단지로 유명하다. 넓게 펼쳐진 아파트 정원 잔디밭에 돗자리를 펼치고 누워 만개한 벚꽃을 바라보며 맥주 한 캔을 들이켜다 보면 그 어느 호걸 못지않은 기분이 든다. 

 

넓은 잔디밭 덕분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며 풀피리도 불 수 있는 등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인근에 롯데월드와 제2롯데월드,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등이 있어 ‘원스톱나들이’도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과 5분 거리로 교통이 편리하고 외부인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다. 



◇김동민 기자의 반포천… “기사 안 쓰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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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핫 플레이스 반포동 서래마을 맞은편에 있는 반포천 산책길은 지역주민들이 사랑하는 벚꽃 명소이다. 반포동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김지현(30)씨는 이곳만의 아늑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그는 “가깝고 걷기 좋은 이 길은 사람으로 북적이는 여의도보다 훨씬 좋은 벚꽃 명소”라며 “벚꽃으로 어우러진 봄철 반포천은 최고의 산책 코스”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반포천이 나만 알고 있는 곳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레 기사를 보고 찾아올 외부인을 경계한다. 


반포천을 따라 조성된 벚꽃길은 대략 500m다. 45년 이상 된 벚나무 260그루가 심어져 있다. 벚꽃이 피기 전에는 개나리가 먼저 주민을 반긴다. 분홍 벚꽃 속에 자리 잡은 노란 개나리의 조화는 3월 말부터 4월 초 오직 반포천을 아는 사람만 경험할 수 있는 진풍경이다.

반포천 바로 뒤 삼호아파트 일대(동광로 19길)도 서초구에 숨은 또 다른 벚꽃 명소다. 벚꽃 나무 500여 그루가 만개하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파트 사잇길을 가득 채운다. 특히 이곳엔 벚꽃 나무를 비롯해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 다양한 봄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허미선·이희승·조은별·김동민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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