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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협상 불발… 그렉시트 가능성 열리나

유로존 18개국 공동부담론 대두
- 미국·유럽 증시 불안정 가속화

입력 2015-06-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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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AP=연합)

 

브릿지경제 문은주 기자 = 그리스와 3대 채권단 간 구제금융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유럽 지역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진전이 있긴 했지만 그리스 정부가 내놓은 대안과 3대 채권단(유럽연합 집행위원회·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의 요구 조건에 차이가 있어 협상이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지난 협상에서 채권단과 의견이 충돌했던 연금 개편, 부가가치세 등의 세법 개정, 인·허가권 개혁 등을 수정해 새로운 제안을 준비했다. 고심 끝에 한 발 양보했지만 끝내 협상 불발로 이어지자 그리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강경한 태도를 비판하면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그리스다. 일단 이달 말까지 IMF에 16억 유로를 변제해야 하고, 오는 7·8월에는 유럽중앙은행(ECB)에 67억 유로를 갚아야 한다. 평소 “그리스의 존엄성과 주권을 위해 싸우겠다”며 자존심을 굽히지 않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이지면서 입장이 다급해지자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 추가 대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은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Bild)에 기고한 글에서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그리스 정부는 자국뿐만 아니라 유럽 모두의 미래에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그리스의 추가적인 양보를 요청한 셈인데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일부에서는 ‘유로존 공동 책임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그리스를 제외한 유로존 18개국이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177%에 달하는 일부 채무액을 탕감해주거나, 상환 시점을 연기해주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그리스의 디폴트와 그렉시트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기보다는 미리 십시일반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협상 결렬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유럽 증시는 뚝 떨어졌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등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지만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수개월동안 협상 과정이 이어지면서 롤러코스터를 탔던 미국·유럽 증시는 향후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 등에 따라 더욱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에게는 오는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예정돼 있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입장차가 현저히 벌어져 있지만 유럽 내 재무장관들이 모이는 만큼 추가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단 내의 불협화음이 감지되면서 예상 외로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IMF가 EU 집행위원회의 구제금융 조건완화 시도를 거부해 EU와 IMF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 정부에 연금 관련 긴축 재정을 완화해주려는 시도를 했지만 IMF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최근 들어 그리스의 긴축 기조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 마지막 기회를 3~4일 앞둔 가운데 6월 말까지 남아 있는 2주의 시간이 그리스를 비롯해 유로존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은주 기자 joo071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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