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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롤러장, 청청패션, ‘V’와 ‘호돌이’의 추억… 응답하라! 1980

입력 2015-08-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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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외화 'V',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 만화 '아기공룡 둘리', 88서울올림픽 개막식

 

원더걸스가 밴드로 변신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이들이 1980년대를 노래할 줄은 몰랐다. 

 

높은 음색의 신디사이저와 펑키한 리듬감의 드럼이 어우러진 원더걸스의 타이틀곡 '아이 필 유'(I Feel You)는 80년대 후반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프리스타일 장르의 곡이다. 흡사 80년대 롤러스케이트장에 온 듯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하지만 원더걸스는 전초전에 불과하다. 10월 방송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아예 대놓고 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모두가 올림픽에 열광했던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가정집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지금은 40대가 된 이른바 '386' 세대의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가 통기타로 대변되는 청년문화였고 1990년대가 한국 가요의 황금기로 꼽힌다면 1980년대는 컬러TV의 보급과 더불어 댄스문화가 갓 태동한 시기였다.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등 해외 인기 팝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국내에도 전파되면서 전영록, 김완선, 박남정, 소방차 같은 댄스가수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전세계적인 경제호황과 포스트모더니즘 열풍에 힘입어 모든 패션은 무조건 크고 화려했다. 과한 어깨 뽕(패드), 새빨간 입술과 잔뜩 부풀려 스프레이로 고정시킨 헤어스타일이 80년대를 주름잡았다. 그렇게 촌스러워 보였던 패션이 원더걸스로 촉발된 심상치 않은 80년대 붐을 타고 다시 대중 곁으로 돌아올까. 유행은 돌고 도는 것! 기억 속에 잠재된 80년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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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젊은 남녀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높았던 롤러스케이트장. 사진은 영화 '품행제로' 한장면.
 

◇롤러장

 

1990년대가 나이트, 2000년대가 클럽문화였다면 80년대는 단연 롤러스케이트장과 디스코텍이 최고의 유흥 장소였다. 특히 ‘닭장’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롤러스케이트장은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청춘들의 사교장이었다. 화려한 조명과 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길 수 있어 젊은 남녀의 데이트 장소로 그만이다. 이미연, 허석(현 김보성) 주연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1989)에서도 전교 1등인 이미연이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일탈하는 장소로 롤러스케이트장이 등장한다.

◇청청패션

롤러스케이트장 패션리더의 필수조건은 상하의 청청 ‘깔맞춤’이다. 주윤발 스타일의 긴 트렌치코트나 승마바지 형태의 디스코 팬츠, 농구화 스타일의 하이탑 슈즈도 유행이었지만 당시 최재성이 입어 유행시킨 일명 ‘돌청바지’를 소화하는 이가 진정한 패션 ‘위너’였다. 여성의 지위 향상과 사회적 진출에 발맞춰 여성 수트에 남성적 요소가 강조되면서 어깨에 과도한 ‘뽕’을 넣는 파워수트가 유행했고 디스크 열풍에 힘입어 일명 ‘땡땡이’로 불리는 도트무늬 패션을 찾는 여성도 적지 않았다.

◇컬러TV

80년대 문화의 시작은 1980년 컬러TV의 보급과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집마다 TV수상기 한 대 놓기도 빠듯했던 시절, 컬러TV를 갖고 있다는 건 부의 척도나 다름 없었다. 언론통폐합 후 방송사는 KBS1·2, MBC, EBS 등 3개사 뿐이었고 제작 여건도 열악해 외화와 해외에서 수입한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개구쟁이 스머프, 이상한 나라의 폴, 모래요정 바람돌이 등이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 이 무렵 사랑받았던 작품들. 1987년 방송된 KBS ‘쇼비디오자키’는 해외 팝과 영상을 한국에 소개하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얼마 전 타계한 故 김광한이 이 프로그램에서 팝음악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야구, 권투, 레슬링 중계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고 점차 드라마 산업이 발달해 김수현이라는 걸출한 명작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외화 'V'

1985년 KBS를 통해 방송된 외화. 당시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평화를 가장하지만 지구 정복을 꿈꾸는 미모의 외계인, 얼굴의 가면을 벗으면 살갗 아래 드러나는 파충류 피부와 쥐를 산채로 삼키는 충격적인 장면은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맥가이버 머리와 스위스 만능칼을 전국적으로 유행시킨 외화 ‘맥가이버’, 절대청각의 소유자 ‘소머즈’, ‘600만불의 사나이’, ‘전격Z작전’ 등도 그 시절 사랑받았던 외화다.

◇사랑이 꽃피는 나무


1987년부터 6년 동안 방송되며 국내에 청춘드라마 붐을 일으킨 작품. 의대생의 학창생활과 그들의 가족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어가는 드라마로 방송 당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당시 톱스타인 최재성이 출연했지만 오히려 신인이었던 최수종과 이미연이 스타덤에 오른다.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 출연했던 또 다른 신인 최수지 역시 차기작 ‘토지’를 통해 톱스타 반열에 우뚝 섰으며 이상아, 안정훈도 아역티를 벗고 성인연기자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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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돌이

1988년 9월 17일부터 1988년 10월 2일까지 열렸던 하계 올림픽 대회. 대한민국이 유치한 유일무이한 하계 올림픽 경기기도 하다. 마스코트는 호돌이, 주제가는 코리아나가 부른 ‘손에 손잡고’. 당시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59개국, 8391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육상의 칼 루이스와 벤 존슨이 벌이는 세기의 대결, 굴렁쇠 소년 등 숱한 화제거리를 낳았고 한국은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를 기록했다. 현재 1988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제작 중이다.

◇둘리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 1983년 ‘보물섬’ 4월호를 통해 처음 연재됐다. 당시 만화대본소를 중심으로 이현세, 허영만 등의 만화가 인기를 끌었던 데 반해 ‘아기공룡 둘리’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잡지 ‘보물섬’에 연재되며 국민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잡지 인기를 바탕으로 1987년 KBS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인 도봉구 쌍문동은 둘리의 고향인 우이천이 가로지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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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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