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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라바야데르’ 숨쉴 틈 없는 춤의 향연..객석의 관객을 끌어안다

한국 클래식 발레의 파워를 보여주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라바야데르’

입력 2015-11-0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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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랑에 취한 무희, 자신을 배신한 연인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비련의 여인, 죽은 영혼이 되어 영원한 사랑을 지키는 신비한 망령 이 모든 모습이 한명의 발레리나에게서 다채롭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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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라바야데르' 공연장면

 

싱그러운 무용수들의 아름답고 탄탄한 몸짓은 무대 위에서 음악처럼 흘러내렸고, 루드비히 밍쿠스(Ludwig Minkus)의 음악은 무용수들의 몸을 감싸고 객석의 관객까지 끌어안았다. 신비로운 무희의 모습은 같은 극장 무대에서 올려진 국립오페라단의 ‘진주조개잡이’의 아련함까지 연상시켰다. 이어 32인의 무용수가 발끝, 손끝에 더해 호흡까지 완벽하게 맞추는 신비로운 백색의 군무는 가슴 속 판타지를 조용히 노크한다. 발레가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한국 클래식 발레의 파워를 보여주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라바야데르’의 여주인공인 무희 ‘니키아’ 역을 맡은 다섯명의 주역 황혜민, 강미선, 김나은, 김채리, 홍향기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랐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발레 <라 바야데르>는 클래식 발레 중에서도 드라마가 강한 작품으로 1막, 2막, 3막이 극적인 대조를 이루고 있다. 처연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김채리는 니키아로 첫 선을 보였다. 발레의 산실로 불리는 선화예술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도 2006년 2007년 연이어 입상하며 한국 발레의 차세대 스타로 일찍이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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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라바야데르' 주역, 무용수 김채리

 

 

 

 

김채리와 짝을 이룬 파트너는 올 10월 솔리스트로 승급한 김태석으로, 2013년 프랑스 그라스 국제발레콩쿠르 대상으로 두각을 나타낸 무용수이다. 두 젊은 무용수는 시원한 점프와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이며 객석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솔로르를 사이에 두고 니키아와 불꽃 튀기는 신경전을 벌이는 간교한 왕국의 공주 감자티는 국내 최장신 발레리나인 솔리스트 최지원이 맡았다. 국립발레단 단원 이영도와 결혼한 최지원은 한층 깊어진 연기력과 테크닉으로 요염하고 악독한 감자티 공주의 모습을 그려냈다. 김태석과 김채리, 최지원은 예술의전당 공연영상화사업(SAC on Screen)의 타이틀 롤을 맡기도 했다.

 

솔로르 역과 황금 신상으로 처음 데뷔한 강민우는 2010년 초연보다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월, 세계 초연한 <그램 머피의 지젤>에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사랑을 열연했던 수석무용수 김나은과 솔리스트 강민우가 <라 바야데르>에서 재회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알브레히트’ 역을 맡았던 강민우는 풍부한 감성이 엿보이는 무대로 감동을 선사하며 숨은 보석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이 2010년 공연 이후 5년 만에 클래식 발레 중 가장 드라마틱한 발레로 손꼽히는 대작 <라 바야데르>를 선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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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라바야데르' 공연장면  

 

<라 바야데르>(La Bayadère)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며 신비롭고 이국적인 인도 황금 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 권력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 전사 솔로르, 무희에게서 전사를 빼앗으려는 공주 감자티, 무희에게 욕망을 품은 최고 승려 브라만까지. <라 바야데르>에서는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배신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지고 있다.

 

전체 3막 5장동안 무용수들은 숨쉴 틈 없는 춤의 향연을 펼친다. 주인공 니키아의 죽음 뒤 흰 튀튀를 입은 무용수 32명이 등장하는 '망령의 왕국' 장면에서 경험한 발레 블랑(백색 발레)의 환상적인 군무, 인도 궁중 무희들의 부채춤과 물동이춤, 앵무새춤, 전사들의 흥겨운 북춤, 남성 솔로 춤인 황금신상의 춤 장면은 다시 봐도 놀랍다.

 

<라 바야데르>는 대규모 무대 세트, 150여명의 출연진, 400여벌의 의상으로 수 많은 발레 작품 가운데 단연 ‘초대형 블록버스터 발레’로 손꼽힌다. 대형 코끼리가 등장하고 숨쉴 틈 없는 춤의 향연이 펼쳐지는 메머드급 화려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문훈숙 단장이 2008년부터 유니버설발레단이 한국 발레 최초로 실시한 ‘공연전 발레 감상법 해설’ 및 ‘공연 중 실시간 자막 제공’은 일반 관객들이 발레에 한발 짝 다가갈 수 있는 데 단단한 씨앗이 되고 있다.

 

정다훈 객원기자 otrcoolp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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