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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어른 사이를 헤매는 둘리· 희동· 길동의 숨겨진 이야기, 연극 '나쁜 뜻으로 그런 게 아냐'

불완전한 인물들을 따라가는 아슬아슬한 추억 여행

입력 2015-12-2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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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극단 떼아뜨르 봄날 , K아트플래닛)
우스갯 소리로 하는 말 중, 길동의 마음이 이해되고 불쌍해지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어른이 된 거다, 라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 우리가 보던 길동은 그저 귀여운 아기 공룡 둘리는 구박하는 어른에 불과했다. 하지만 커서 돌이켜보니, 남의 집에 무단침입해서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무전취식하던 둘리와 일당들을 받아주던 고길동이 새삼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영원한 어린아이 떼쟁이로 살고 싶은 희동이와 시간이 갈수록 엄마가 그리워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둘리. 그들과 자기를 동일시하던 아이들은 이제  불완전한 ‘어른’이 되어, 익숙하나 늘 낯선 도시를 떠돌지도 모를 일이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 2015 겨울 짧은 공연 <나쁜 뜻으로 그런 게 아냐> - 희동이의 추억(작,연출 : 신해연) 이 오는 29일 대학로 혜화동 1번지에서 개막한다.

 

<나쁜 뜻으로 그런 게 아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둘리와 희동, 길동을 중심으로 한 짧은 극이다. 당신의 기억 속 둘리는 어떤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연극이다.

 

신해인 작가 겸 연출은 "90년대 오후 1시면 아이들은 티브이 앞으로 모였다. 나의 유년시절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후 1시, 전국 노래자랑이 끝나고 할머니는 티브이 앞에 자리를 펴고 누워 단잠에 빠진다. 할머니와 나만 남은 방에는 선풍기 한 대만이 터덜거리며 돌아간다. 커튼이 가볍게 살랑인다. 말갛게 오후의 나른함이 고여 있다. 나는 가만히 할머니의 코에 손가락을 가져다대고서야 안심한다. 그리고 잠든 할머니 곁에서 티브이를 본다. 그렇게 <영심이>와 <2020 원더키드>, <달려라 하니>, 그리고 둘리를 만났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그러나 그래서 더 쓸쓸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연극은 모두에게 친숙한 둘리와 희동, 그리고 길동을 중심으로 한 이 드라마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소소한 시도이다. 내년 1월 3일까지 공연된다. 이수인 연출이 이번 작품에서는 배우로 출연한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배우 이수인, 이춘희, 이 길, 황은후, 김누리, 윤대홍이 출연한다.

 

정다훈 객원기자 otrcoolp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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