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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송셰프라 쓰고 애널리스트라 부른다" 음식료 전문가 송치호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입력 2016-03-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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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독특한 이력으로 유명한 애널리스트가 있다. 그는 요리사에서 음식료 전문 애널리스트로 복귀한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다. 특이한 이력만큼 그가 내놓는 리포트 또한 신선하다. 자신이 맡은 음식료 산업에 대해 진심이 담긴 우려의 메시지를 전할 만큼 애널리스트로 사명감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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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에서 애널리스트로 복귀

송치호 애널리스트는 지난해까지 요리사였다. 애널리스트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요리사로, 그리고 지난해 음식료 전문 애널리스트로 복귀했다.

“사실 요리를 하러 떠난 이유는 제 이름으로 된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서였어요. 서래마을, 이태원, 가로수길 3군데에서 1년간 쭉 요리사로 일했죠.”

그는 이 같은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든든하게 응원해 준 가족 덕분이라고 했다.

“애널리스트를 그만두고 요리사를 한다고 했을 당시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하면 가족들이 어떻게 허락해줬느냐 질문을 많이 했었죠. 가족 입장에서 어려운 도전이라고 걱정도 했지만 결국 제 의견을 존중해주고 이해해줬어요.”

그는 약 8개월 간 이탈리아 요리과정을 이수하며 요리사로 1년 간 현장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다시 애널리스트로 복귀했지만, 그는 요리사로서 현장 경험을 보유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음식료 전문 애널리스트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에 새롭게 몸을 담으면서 창의적인 형태의 리포트, 도전적인 리포트를 쏟아내면서 업계 관심을 끌었다.


◇돌직구 리포트로 주목 “할 말은 합니다”

송 연구원은 애널리스트로 복귀한 이후 자신의 경험을 살린 리포트 두 개를 내놓았다. 쿡방 열풍도 한창이고 음식료 주가도 흐름이 긍정적이었을 때라 리포트 반응이 매우 좋았다.

“작년에 애널리스트로 복귀하자마자 ‘외식이야기’와 ‘일본이야기’ 두 가지 리포트를 연이어 냈어요. 반응이 아주 좋았죠. 당시 쿡방 열풍이 거셌고 음식료 소비재 주가도 좋았어요. 시대적으로 원하는 리포트였던 것 같아요.”

특히 올해 1월에는 ‘오뚜기 경영진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리포트를 통해 라면 라인 증설과 진라면 가격 유지, 진짬뽕 브랜드의 행사 지속을 당부하는 내용을 공개했다. 통상적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쓰지 않는 독특한 형태였다.

“실제로 공부를 많이 해서 쓴 리포트예요. 원가 상황이나 소비자 트렌드 등을 다 녹여서 분석한 내용이고요. 요리사로 활동하면서 공부했던 내용들이 다 녹아 들어가 있어서 기업 입장에서 일부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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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셰프 “가족들을 위한 요리 만들어요”

일터를 벗어나 집에 돌아가면 그는 자상한 남편이자 듬직한 아버지로 돌아간다. 특히 바쁘게 평일을 보내고 주말이 돌아오면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방송에서 종횡무진하며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고 있는 요리전문가 겸 방송인 백종원 씨처럼 말이다.

“요즘 남성분들이 요리에 관심 많더라구요. 저도 2008년 당시 결혼을 했는데 아내에게 직접 요리를 만들어 주다 보니 재미가 붙었어요. 적성도 발견하게 됐고요. 이탈리안 음식이나 브런치를 좋아해서 많이 해주는 편이예요.”

가족들을 떠올리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모습에서 자상함이 한껏 묻어난다.

요리사로 1년 간 경험하면서 자신이 직접 연구 개발한 레시피가 약 30가지 정도 있다고 한다. 파스타, 피자, 브런치 메뉴 각각 10가지씩. 집에 놀러 오시는 분들에게 특별히 공개하는데 반응이 좋다고 한다.

그는 명절을 맞아 친척들을 모두 불러 한상 차림을 선보이기도 했다. 명절 때 먹는 음식이라 하면 잡채, 전 등을 떠올리기 쉬운데 송 셰프가 준비했던 요리는 바로 이탈리안 요리였다.

“제가 사람들 만나고 모이는 자리를 참 좋아해요. 그래서 명절 때 저희 집에 친척들을 모두 불러 아메리칸 이탈리안 요리로 한 상을 차려주기도 했어요.”

명절날 이탈리안 요리라니 독특했다. 그리고 친척들에게 직접 한상 차림을 선보일 정도로 요리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일가친척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따뜻해보였다.

그가 만든 요리는 단순히 이탈리안 요리가 아니다. 먹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힐링푸드’다.


◇“본질적인 부분에 접근하게 됐어요”

“요리사가 되기 전에는 ‘좋은 애널이 되자’는 목표가 있었어요. 지금은 관점이 많이 바뀌었죠. 직업으로서 ‘좋은 애널’이 되는 게 아니라 투자 전문가로서 많은 분들이 투자를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는 혜안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그는 음식을 대할 때도 소비자 관점, 투자를 할 때도 투자자의 관점에 서서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고 했다. 보다 본질적인 부분에 접근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애널리스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강조했다. 자신이 산업에서 직접 경험한 것들을 활용해 음식료 분야에 더 깊이 있게 투자 대상을 짚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란 포부도 밝혔다.

“투자대상을 찾는 게 어렵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이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투자자들에게 더 와 닿는 얘기를 해야 하는 거죠. 올해는 더 리포트를 자주 쓰고 있어요. 투자자분들에게 리포트를 자주 써서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요.”

최은화 기자 acaci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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