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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스타트업, "카카오드라이버 때문에 투자지연·자금난" 호소

입력 2016-06-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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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 ‘카카오드라이버’ 출시 이후 기존 대리운전 모바일 호출 앱 사업을 운영 중인 스타트업 사업자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다.(사진제공=카카오)

출시 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카카오드라이버’ 서비스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째 접어들지만, 갈등이 봉합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되는 모양새다. 특히 기존에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해있던 스타트업은 카카오의 진출 소식 이후 예정돼있던 투자가 끊겨 ‘자금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카카오드라이버가 출시된 이후 기존 대리운전 모바일 호출 앱 사업을 운영하던 파파부, 키트, 버튼 등 스타트업 사업자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 지원 문제’다. 스타트업의 경우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이 같은 분야에 진출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다. 대기업과 경쟁하는 스타트업에 선뜻 투자를 결정할 투자사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 이후, 벤처캐피털(VC)들과 투자심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투자가 철회되거나 투자 유치 기회가 감소하는 불이익을 경험했다.

구자룡 버튼대리 대표는 “지난해부터 (투자 논의를) 긍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던 와중에 카카오의 진출 소식이 터졌고, 그 뒤로 논의 사안 중 상당부분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한성 키트 대표도 “단순히 카카오에서 대리운전 시장을 진출한다는 이유로 투자 유치 기회가 기존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대리운전 앱 ‘파파부’를 개발한 신동화 트리플렛 대표 역시 “2015년 투자를 위해 VC들과 투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카카오 드라이버로 인한 리스크가 측정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고, 철회된 곳도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의 O2O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진출 이후 경쟁 스타트업 리모택시도 자금 문제에 부딪혀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올 하반기에 예정된 미용실, 가사도우미, 주차장 O2O 또한 이 같은 우려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카카오가 가사도우미 서비스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던 ‘홈클’은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O2O 사업은 고도의 기술력보다는 아이디어와 오프라인 서비스 품질을 통해 사업 성공 유무가 결정된다”며 “투자사 역시 아이템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유무를 결정짓는데,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이 후발주자로 뛰어들 경우 아이템의 의미는 퇴색되고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들 업체는 카카오드라이버 출시 후 ‘한달 1만원 할인 이벤트’로 기존 이용자들도 뺏겼다고 호소했다. 이 역시 카카오가 단순히 자본적인 우위를 앞세워 시장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키트 관계자는 “카카오 드라이버의 또다른 아쉬운 점은 단순한 요금 할인을 통해 소비자를 유치한다는 것”이라며 “기업 가치에 걸맞는 기술력이나 서비스 품질이 아닌 단순 요금 할인을 통해 시장 영향력을 넓혀가는 것은 기존 대리운전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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