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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비키니데이’를 아십니까?

입력 2016-09-2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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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3월1일을 ‘비키니데이(Bikini Day)’라고 부른다. 그 이름만으론 꼭 축제의 날 같다. 하지만 축제와는 거리가 멀다. 이날은 반핵(反核) 행사를 하는 날이다.

1954년 3월1일 미국이 태평양 비키니환초에서 핵폭탄실험을 했는데, 이때 인근 해역에서 조업을 하던 일본 제5후쿠류마루호의 선원 24명이 방사능에 노출되었다.

일본으로 돌아온 선원들은 구토와 두통을 호소했고, 몇 달 뒤 39세의 무선기장 구보야마 아이키치가 사망했다.



그러자 일본에서 반핵 운동이 일어났다.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반발이기도 했다. 미국은 이 사건이 반미 운동으로 번질 걸 우려해 피해자에게 20만 달러를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 제5후쿠류마루에서 조업하던 어부들은 모두 불치병으로 죽었다. 8명이 간암, 1명이 대장암 등이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히로세 다카시가 쓴 ‘누가 존웨인을 죽였는가’ 라는 책을 보면, 미국 네바다사막에서 촬영한 서부영화에 출연한 배우 220명이 암으로 죽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때문. 네바다사막에서는 1951년부터 7년간 97회나 핵실험을 한데 따른 것이다.

네바다에서 영화 ‘정복자’를 촬영했던 존 웨인은 폐암을 앓다가, 위암이 겹치더니 결국 장암으로 사망했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었던 수잔 헤이워드도 피부암, 자궁암, 유방암을 앓다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떴다. 영화 ‘정복자’에 엑스트라로 참여했던 인디언 시브위트족은 암과 백혈병으로 부족전체가 멸족하고 말았다.

1945년 히로시마 원폭투하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20만 명을 넘는다. 일본의 통계에 따르면 이후 이 지역에서 살아남은 사람가운데 암과 백혈병으로 인해 죽은 사람은 14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지난 8월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했다. 미국이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떨어트려 엄청난 희생자를 낸데 대해 위로하는 차원에서였다. 그런데 오바마가 방문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가면 5m높이의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원폭피해자협회에 따르면 히로시마에서 핵에 피폭된 한국인은 총 7만 명이며 이중 4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살아남은 3만명 가운데 2만3000명이 귀국했다. 히로시마는 한국에서 끌려온 군수공장 노동자들이 밀집되어 있던 곳이어서 피해가 더 컸다.

핵폭탄이 너무나 잔인하다.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은 자손들까지 고통을 겪는다.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방사능에 노출되었던 사람의 2세들이 유전성 질환 또는 선천성 기형을 앓고 있다.

지난 5월 국회가 ‘한국인 원폭피해자 지원법’을 제정했다. 원폭피해자들이 대부분 사망한 뒤에야 겨우 이뤄졌다. 근데 일찍이 ‘피폭자원호법’을 제정해 시행중인 일본은 피폭자 2세들까지 지원을 해준다. 티베트 신장 알제리 등 지역에서 피폭된 일본인들까지 혜택을 준다. 우리도 피복 2세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원폭피해자법을 빨리 개정해야 한다.

핵은 정말 위험하다. 김정은의 핵실험은 북한주민뿐 아니라 그 자손들까지 망친다. 이미 한국 사람도 4만 명이나 핵폭탄에 죽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김정은의 불장난 앞에 ‘비키니’만 입고 그저 망연히 서있을 뿐이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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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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