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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동거? 보다 적극적으로 '따로 또 같이'!

[싱글라이프] 1인가구 주거형태의 진화… 타인과 함께 사는 '新동거족'

입력 2016-09-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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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미디어와 사회적 현상으로 1인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따로 또 같이'사는 '新동거족'들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508만인 1인 가구수가 2020년에는 588만 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인 가구의 18.3%가 30대 청년층, 20대가 17.0%를 차지했으며 남성은 30대, 여성은 70세 이상 연령대에서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1인 가구는  2000년에 42.5%에서 2010년 46.5%, 2015년 49.8%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40∼50대 중년층 비중이 35.4%(2010년)에서 44.4%(2015년)로 10년 사이에 10%포인트나 증가했다.  

 

1인 가구 여성들은 주거비와 치안에 대한 불안도가 높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지난 6월 한달 동안 서울시 1인 여성가구 18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대면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생활실태 조사 결과 서울에서 혼자 사는 2030세대 청년 여성 10명 가운데 7명이 주거비 부담을, 4명 가량은 주거지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연인끼리 '결혼보다 동거'를 택하던 시대와 달리 각자의 생활을 보장하면서도 같이 사는 동거족들이 늘고 있는 이유다.  


 

◇연인과 동거 대신 사생활 지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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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대 여성들의 쉐어하우스 일상을 그리며 인기리에 종영된 jtbc ‘청춘시대’의 한장면. 각자의 방에서 주방과 거실을 공유한다.(사진제공=jtbc)

 

직장이 세종시인 A씨(32)는 아침마다 강남역에서 출근 버스를 기다린다. 입사 3년차에 세종시로 이전한 직장을 따라 자연히 이사를 갈 것이라는 주변 기대와 달리 그는 새벽잠을 줄이더라도 서울생활을 고집하고 있다. 제주도가 고향인 A씨는 대학 때부터 하숙과 자취를 해 온 터라 혼자사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굳이 생활터전을 옮기면서까지 직장에 올인하지는 않는다.

“만약 가정이 생기면 생각이 달라질 것 같아요. 집값이나 주거비 등이 수도권보다 저렴하고 학군이나 여러 편의시설도 초반에 비해 훨씬 늘어나서 신혼은 아마도 세종시에서 하겠죠. 하지만 야근이 잦은 편도 아니고 무엇보다 교통편도 나쁘지 않아서 도리어 출근 시간에 자기계발에 힘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A씨는 선릉역 주변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거주 중이다. 한달 80만원의 월세는 집에서 잠만 자는 룸메이트와 반씩 부담한다. 지은 지 14년된 곳에다 노후돼 관리비도 많이 들지만 각자의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는 곳이라 당분간 이 생활을 유지할 생각이다. A씨는 사귄 지 6개월 된 여자친구와의 동거에도 단호함을 보인다.

그는 “직장은 다르지만 같은 세종시에서 근무한다. 가끔 평일 회식이 있거나 야근이 길어지면 그곳에서 출근할 때도 있다”면서도 “연인사이여도 각자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친구도 혼자 산 지 오래돼서인지 데이트는 같이 해도 생활은 따로 하자는 데 전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이틀 이상 그녀의 집에서 외박하는 경우 신세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고백했다.


◇셰어하우스…동거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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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출범한 함께주택협동조합의 1호 집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 마을에 있다.(사진제공=함께주택협동조합)

 

2040년 서울은 저출산·‘탈(脫) 서울’ 가속화로 900만명대 도시로 축소되고 ‘1인 가구’나 부부만 사는 가구가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글로벌미래연구센터장은 27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의 미래·서울의 선택’을 주제로 열리는 세미나 발제문에서 통계청과 서울시 자료 등을 분석해 이같이 언급했다. 


특히 배우자와의 이혼이나 별거, 사별로 인한 1인 가구와 개인 편의·자유를 위한 싱글들의 주거 환경은 부동산 시장의 판도도 바꾸고 있다. 앞서 여가부의 조사 결과를 보면 혼자 사는 이유로 2030세대 여성은 ‘직장 또는 학교와의 거리’(61.5%), ‘경제적 독립’(26.3%) 등으로 꼽아 10명 중 9명이 자발적으로 1인 가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50세대 여성은 42.5%가, 6080세대 여성은 75.3%가 ‘배우자와의 결별’이라고 답했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20대는 셰어하우스를 선호하고 있다. 셰어하우스는 원룸, 고시원, 오피스텔 등 기존의 1인 주거시설과는 달리 입주자들이 주방, 욕실 등 공용시설을 함께 사용하며 1인실, 2인실 등 원하는 방에 입주해 여럿이 함께 거주하는 형태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셰어하우스에서 1년째 생활 중인 B(23)씨는 남녀가 함께 사는 다세대 주택에서 처음으로 독립생활을 시작했다. 분당에서 학교까지 등하교 시간만 3시간씩 걸리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마을버스로 15분이면 된다. 취업준비생인 B씨는 이곳의 막내지만 사회생활의 전반적인 예비경험을 두루 했다. 입주 한달만에 법적인 부부로 세대합가한 커플도 봤고 2층의 싱글남을 두고 난투극을 벌인 옆방 언니 두명이 동시에 짐을 싸 나가기도 했다.

3층의 원룸에서 30만원의 월세를 내고 생활하는 B씨는 “의외로 여자만 있는 곳이었다면 치안이나 여러 가지 문제로 불안했을지도 모른다. 근처에 사는 집주인 할머니는 지은 지 30년이 넘은 다세대 주택을 개조해 꼬박꼬박 250만원의 월세를 받아간다. 자질구레한 고장은 대부분 같이 사는 남자 이웃들에게 부탁하며 해결하니 1석 2조 아닌가”라며 “우리끼리 모이면 집주인 할머니같은 노년을 보내고 싶다고 감탄할 정도”라고 말했다.

 

 

◇여유있는 방…연인보다 손님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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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의 메인화면(사진제공=화면캡쳐)

 

부산에 사는 C(40)씨는 위자료로 받은 50평대 아파트를 에어비앤비로 적극 활용 중이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오륙도에 위치한 고급아파트를 외국인에게 임대해 친구도 만들고 쏠쏠한 부가 수입을 얻고있는 것. 평균 2만원대의 게스트하우스보다 가족단위의 외국인과 호텔보다는 저렴하고 독립적인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로 한달 평균 20일 이상 예약이 꽉찬다.

C씨는 “아이가 없어서 인지 도리어 결정이 편했다. 전세를 주고 다른 곳을 얻자니 내 생활이 좁아지고 월세는 집이 망가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신원감별이 가능한 이용객들에게 기본적인 에티켓을 인지해 두니 도리어 내 생활은 누리면서 외롭지도 않아 좋다”고 말했다.

원룸이나 아파트를 호텔이나 콘도처럼 유료로 빌려주고 수익을 올리는 사업인 주택공유사업은 ‘남는 방’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C씨는 화장실이 딸린 작은 방을 자신의 방으로 두고 나머지 안방과 작은 방 두개를 평일기준 8만원에 내놓고 있다.

서울 공덕에 위치한 오피스텔에서 생활중인 D(50)씨는 아들과 함께 지방에서 올라 왔다. 집주인은 잡지사에 근무하는 20대 중반의 아가씨로 옷방으로 쓰던 투룸 오피스텔에 새 식구를 들였다.

D씨는 “나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다. 까다로운 20대보다 차라리 엄마같은 룸메이트를 원했다고 들었다. 야근이 많은 직업적 특성상 집에 거의 없는데 월세를 꼬박 낸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하더라. 나 역시 이제는 한명의 딸이 생긴 느낌”이라고 미소지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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