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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음식은 단맛도 더 잘 느껴져

문석준 연세대 교수 연구 … 같은 당 함량이면 부드러운 쪽에 초파리 몰려

입력 2016-11-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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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준 연세대 치대 구강생물학교실 교수

같은 맛의 음식이라도 굳기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문석준 연세대 치대 구강생물학교실 교수팀은 최근 ‘음식 굳기와 맛인지 상호관계 규명(Mechanosensory neurons control sweet sensing in Drosophila)’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IF = 11.329)’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문 교수팀은 음식 맛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감각 중 음식 굳기 정도와 맛 인지의 상호관계를 초파리 실험을 통해 분석했다. 초파리는 굳기를 인식하는 기계적 감각과 맛감각에 대한 신호전달 연구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연구팀은 회당 약 40여 마리의 초파리를 사용해 수차례에 걸쳐 선호행동 양태를 반복 측정했다. 먼저 초파리가 딱딱한 음식과 부드러운 음식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 행동을 분석했다. 평평한 실험접시의 공간을 2등분해 우무 형태의 배지 위에 당성분 용액 농도를 달리하여 떨어뜨린 후 한쪽 우무 형태 배지의 경도를 점차 부드러운 상태에서 딱딱한 상태로 변화시켰다. 실험 초기에 같은 굳기의 우무 형태 배지 상태에서는 초파리들이 조금 더 당 성분이 강한 배지 쪽으로 몰렸지만 점점 배지 경도를 높일수록 조금 덜 달더라도 부드러운 반대편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보였다.


반대로 실험 시작 시기에 같은 경도의 배지였을 때 당성분이 강한 배지에 몰려있던 초파리들은 반대편 배지가 점차 부드러워짐에 따라 당 성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부드러워진 배지 쪽으로 이동했다.

연구팀은 경도가 차이나더라도 당성분의 함유량에 차이가 크다면 초파리의 선호도가 변화한다는 점도 실험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배지의 경도를 10배 차이로 조성하고 더 딱딱한 배지 쪽에 반대편 보다 10배 더 달콤한 당성분을 제공했다. 그 결과 같은 당 성분이었던 실험 초기에 부드러운 배지 쪽을 선호하던 초파리들이 경도의 차이를 극복하고 더욱 당 성분이 높은 배지 쪽으로 옮겨가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초파리가 물성을 인식하는 촉각신경이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 같은 농도의 당 성분을 제공하더라도 단맛을 느끼는 정도가 저하된다는 점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초파리의 촉각신경 활성화 정도를 ‘온도’를 매개로 삼아 조절했다. 그 결과 21도의 상태에서는 당성분에 대한 인지도가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증가했다. 하지만 31도로 환경 변화를 주어 초파리의 촉각 신경을 활성화시켰을 땐 같은 농도의 당 성분에 대한 인지도가 급격히 저하됐다.


문석준 교수는 “초파리 행동 분석을 통해 음식 굳기가 단순한 기계적 자극 인지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함을 알게 됐다”며 “같은 단맛을 지닌 음식이라도 딱딱한 상태일 경우 미각기관의 기계적 자극인지 신경세포가 음식 굳기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단맛을 느끼게 하는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기능이 억제돼 선호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음식의 물성(굳기)와 맛 인지의 상관관계를 행동학 및 유전학적 관점에서 최신 이미징 기법으로 증명해 낸 이번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던 ‘서로 다른 감각의 상호작용에 의한 풍미 형성’을 처음으로 실험적 방법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감각의 상호작용 연구를 수행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며 “향후 기호식품 개발에 적용함으로써 식품 및 의료 산업 개발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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