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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거리'마저… 2030 '소비절벽' 어쩌나

입력 2016-12-26 07:00 | 신문게재 2016-12-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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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모양 부스로 꾸민 책거리<YONHAP NO-2648>
지난달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앞 상권의 모습. (연합)

“연말 특수요? 올해 특수는 꿈도 못 꾸죠. 대학생 상대로 장사를 하니 음식값도 높여 받지 못하는데 손님마저 떨어지니 죽을 맛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12월엔 돈 버는 재미에 쏠쏠했는데 경기 탓인지 매출이 오르지를 않네요.” (서울 마포구 상수동 분식집 운영 박모(38)씨)


“술집에 가본 지 오래된 것 같아요. 자취방에서 TV를 보며 맥주 한 캔 마시는 게 낙이죠. 대학원에 다니느라 취업도 늦어지고 있는데 집 밖에 나가면 돈을 쓰게 돼서 학교와 집, 편의점이 생활의 전부입니다. 부모님께 받는 용돈은 월세로 모두 나가고 조교 생활하면서 받는 월급으로는 생활비 밖에 충당이 안됩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생 이모(31)씨)

‘젊음의 거리’에서 ‘젊은이’가 사라지고 있다. 사라진 젊은이들 탓에 비싼 임대료를 내며 장사를 하는 상인들도 덩달아 울상이다. 급속히 자리 잡은 ‘혼족’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상인들은 떨어지는 매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줄폐업’하는 실정이다. 떠난 상인들의 자리를 메워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상가 주인들도 저조한 수익률에 월세를 내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포구 서교동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 중인 강모(32)씨는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연말에는 감당이 되지 않을 지경”이라면서 “매년 누려 왔던 연말 특수도 이제는 미미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4년 전에 권리금 1억원을 주고 들어온 자리인데 지금은 8000만원도 못 받는다”며 “장사는 안되는데 임대료는 높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점포라인에 따르면 올해 8월 매물로 나온 홍대입구 상권(서교·상수·합정동) 점포들의 평균 권리금은 8571만원이었지만 11월에는 6765만원으로 줄었다. 무려 21%나 감소한 수준이다. 강남역 상권(역삼동) 점포 권리금 역시 같은 기간 평균 1억419만원에서 9635만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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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와 건대입구, 강남역 등 ‘젊은 상권’들의 부침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영향으로 급속히 냉각된 오피스 상권과 함께 수도권의 소비 침체 현상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중대형 상가(지상 3층 이상 상업시설)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4분기 1.71%로 고점을 찍은 후 △2016년 1분기 1.62% △2분기 1.65% △3분기 1.38% 순으로 떨어지고 있다. 2층 이하 상업시설인 소규모 상가 역시 △2015년 4분기 1.66% △2016년 1·2분기 1.52% △3분기 1.29%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100억원이 넘는 고가 소형빌딩 외에 50억~100억원 수준의 빌딩은 개인소유인 경우가 많아 김영란법으로 인한 임대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향후 임대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경기침체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 여전히 높은 임대료 등 상권에 악재들이 겹쳐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트렌드가 반영된 확실한 정체성을 가진 점포들이 악재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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