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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생존은 기술과 경영을 이해하는 인재 양성으로 부터"

이종원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인터뷰

입력 2017-02-22 15:45 | 신문게재 2017-02-2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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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원장
이종원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4차 산업혁명시대에 생산현장과 사물인터넷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공장이 주목받고 있다. 대선 후보들도 너나없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제조업 혁신에 방편으로 스마트 공장을 역설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정부 부처도 이를 위한 각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이를 구현해 낼 인재 육성 없이는 언감생심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스마트 공장 구축은 기술과 경영을 이해하는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런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교육기관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 사립대학 최초로 재직자 중심으로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원 호서대 기술경영정문대학원장을 만나 보았다.

- 기술과 경영 전체를 이해하는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경쟁적으로 산업체 경력자를 교원으로 초빙하고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은 어떤가?

“대학의 교육이 실무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체 경력의 교원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제가 몸담고 있는 기술경영전문대학원(MOT)만 해도 기술경영학과에서 기업의 실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교과목을 8개 개설하고 있는데 수업을 위해 8명의 산업체 경력교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2~3명이 부족하다. 호서대는 올해부터 이런 교육 방식을 학부에서도 채택할 예정이다. 호서대만 해도 산업체 경력을 가진 교원 수요가 수 십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지방 사립대학으로서는 최초로 산업부지원을 통해 호서대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개설했다. 어떤 곳인가?

“우리 중소중견 기업은 대부분 하청기업이라 기업의 역량이 제조에 편중돼 있어 기업이라기 보다는 생산 공장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래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살아남기가 어렵다. 중소중견기업이 스스로 생존·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략, 마케팅, 인사, 재무 등 종합적인 경영능력을 가진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충청권 중소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부터 독립시키고 성장시킬 인재를 키우는 곳이다.

우리의 교육방식은 독특하다. 강의위주의 수업이 아니라 실제 회사의 과업을 교수와 같이 푸는 것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를 ABL 교육 즉 실제업무기반학습(Actual-task Based Learning)이라고 부른다. 교수 3명이 학생 1명을 상대로 기업을 컨설팅 하듯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교육하고 있다. 이 결과를 사장에게 보고해 기업이 실질적으로 매출을 증대하거나 고용을 창출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지난해 대표적인 성과로 반도체 장비회사의 연구개발 기획을 교수와 학생이 공동으로 수행해서 정부 자금 5억원을 지원받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본 장비가 개발될 경우 대기업에 150억 원에 납품할 수 있게 연계시켰다.

세상은 급속하게 변하는데 강의 위주의 교육방법은 150년 동안 변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교육 방법을 도입한다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지만 교수와 학생 모두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도전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를 ABLer라고 부른다.”

- MOT를 운영하며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 중소기업 사장들은 직원을 교육시키는 것에 매우 소극적이다. 우리 중소기업이 처해 있는 열악한 현실 때문이다. 직원 교육에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인재가 교육에 시간을 뺏길 경우 업무에 지장이 생길 것을 걱정하기도 하고, 교육 후에 대기업으로 이직 할 것을 걱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중소기업이 성장하려면 인재 양성이 필수다. 중소기업이 인재양성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 향후 MOT는 어떻게 발전해 가야 하나?

“MOT가 도입된 지 올해가 10년째다. 수도권에서는 기술경영전문인재 양성이 학문적으로 정착되어가는 것 같지만, 지방의 실무인재양성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방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지방에서 MOT가 자리 잡으려면 실무위주의 인재양성,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산학협력을 해야만 한다. 보다 현장으로 가야 한다. 교수는 현장으로 더 찾아가야 하며, 기업의 실제 문제를 가지고 연구하고 강의해야 한다. 교실 강의와 논문이 아니라 기업의 매출과 고용창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연구와 실무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중소중견기업의 인력양성에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대부분 대학 졸업생은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한다. 중소중견기업이 키운 인재들을 대기업이 스카웃 해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어떤 중소기업 사장님이 ‘우리는 우리 주제에 맞는 사람들만으로 일한다’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진정한 역량은 인재에 있다. 우수 인재야말로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다. 우리나라 산업은 대기업 위주로 발전해 왔다. 이런 산업구조는 하청, 재하청에 이르는 불공정한 산업구조를 재생산해 왔고 이는 산업생태계를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산업생태계 이론에 ‘공진화’라는 개념이 있다. 산업생태계가 상호 건전한 경쟁과 협력이 되어야 보다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도 중소중견기업의 인재양성을 통해 보다 역동적인 산업구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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