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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만능’ 마사지 A to Z … 지방 없애진 못해도 ‘부기관리’는 OK

슬리밍마사지, 살빼려다 자칫 실핏줄 터지며 멍들어 … 부종‧통증에는 유효

입력 2017-04-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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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자체만으로 드라마틱한 체중감량, 부위별 사이즈 감소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부기와 통증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에스테틱 또는 마시지숍은 예나 지금이나 ‘관리 좀 한다’는 여성들이 모이는 장소다. ‘아무개 아이돌이 다니면서 다리가 가늘어졌다’, ‘살을 쫙 빼준다’, ‘얼굴을 조막만하게 만들어준다’는 등의 소문이 여성의 환상을 자극한다. 마사지숍·에스테틱 회원권은 성형수술 비용 못잖게 비싸 ‘변신’을 꿈꾸는 여성은 적금을 털어서라도 티켓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사지의 효능은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마사지(massage)는 아랍어로 압박을 뜻하는 ‘Mass’와 라틴어로 손을 의미하는 ‘manus’, 주무르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masso’ 등에서 유래된 단어다.
 
이는 피부‧근육에 적당한 자극을 줘서 치료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혈액‧임파액‧조직액 등 체액의 흐름을 촉진해 국소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만능 뷰티아이템’으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무조건 아프게? 고민 부위의 지방을 없애지는 못한다
 
2000년대 초중반, 한국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던 체중감량 요법은 ‘경락 다이어트’였다. 손가락뿐만 아니라 괄사(중국 도자기의 일종), 접시, 대나무 등 물리적 자극을 가할 수 있는 기구가 마사지에 총동원됐다.
 
일부 비전문적인 업체는 경혈을 콕 짚어준다기보다 무작정 아프게 밀어대고, 이를 살이 빠지는 과정이라고 우겨대기도 했다. 실제로 마사지를 받은 뒤 온 몸이 울긋불긋 멍이 들어버리는 여성 고객이 적잖았다.
 
직장인 김모 씨(30‧여)는 “10년 전 대학에 입학한 뒤 다이어트를 위해 서울 강남역에서 아르바이트비를 털어 전신 경락다이어트 코스에 등록한 적이 있다”며 “관리사 2명이 붙어 전신을 마구 문지르고 꼬집는 통에 무척 괴로웠지만 돈이 아까워 참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체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10회를 꾹 참았지만 움직일 때마다 뻐근하고 몸살이 나기도 했다”며 “솔직히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요즘에도 ‘다이어트 코스’를 위한 ‘강한’ 슬리밍 마사지를 홍보하는 숍이 적잖다. 마사지 강도가 세도 ‘참아야 살이 빠진다’는 에스테티션의 말에 버티고 버티다 몸살이 나는 고객도 적잖다. 또 에스테티션은 시커멓게 든 멍은 ‘몸의 독소가 빠진 현상’이라고 다독인다. 하지만 이는 사실 독소 배출의 흔적이라기보다 실핏줄이 터진 흔적이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마사지로 피부가 자극받아 멍이 든 경우를 보면 모세혈관이 확장돼 있고, 혈관이 터져 밖으로 밀려져 있는 모습”이라며 “‘좋은 멍’이란 존재하지 않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목적을 떠나 지나치게 마사지하면 혈관이 터지며 멍들어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마사지 자체만으로 드라마틱한 체중감량, 부위별 사이즈 감소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혈액순환에 도움을 줄 뿐, 지방세포를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직접 지방세포를 제거하는 지방흡입수술을 받더라도 기대한 것보다 사이즈가 덜 줄어 불만인 의료소비자도 있는데, 마사지라면 오죽하겠느냐는 입장이다.
 
림프순환 문제 등 ‘부종형’이라면 주기적 마사지 유효
 
마사지는 지방세포를 직접 제거하지는 못하지만 잘 붓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관리를 받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침에 얼굴이 달덩이처럼 커져 있거나, 퇴근길에 늘 종아리가 묵직하다면 마사지테라피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부기는 근육이나 지방세포 안쪽에 있어야 할 림프액 등이 여러 원인에 의해 세포 밖으로 나와 있는 상태다. 대개 만성피로‧스트레스로 신진대사가 떨어져 있거나, 짠 음식 등을 먹고 일시적으로 부기가 생기거나, 간‧신장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 나타난다. 간‧신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부기 자체가 병리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고여 있는 질 나쁜 림프액을 주변의 지방조직이 머금으면서 시작된다. 지방세포가 커지고, 딱딱해지며, 주변조직을 압박해 순환을 방해하며 또 다른 부종을 일으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생기는 결과물이 ‘셀룰라이트’다. 결국 부종이 반복되면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체질로 바뀐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은 “붓다가 살이 되는 대표적인 게 ‘지방부종형 셀룰라이트’”라며 “부기가 지방 증가와 동반되면 피하지방층의 지방조직 및 수분이 모두 늘어나 살이 단단해지고 종아리, 무릎, 허벅지, 엉덩이에 이르는 등 하체 전반에 셀룰라이트가 자리잡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부종형 셀룰라이트는 초경을 시작한 사춘기 여자아이,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에서 흔하다”며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35세 미만 여성의 절반 이상이 이를 겪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남성에서는 드문 편”이라고 덧붙였다.
 
부기를 빼는 방법은 마사지와 운동이다. 전문가로부터 받기 어렵다면 스스로 ‘셀프마사지’를 하는 것도 좋다. 가장 효과적인 마사지법은 마른 솔이나 손으로 림프절을 가볍게 쓸어주는 ‘림프 드레니지(Lymph drainage)’다. 마사지 자체만으로 순환을 돕게 된다. 겨드랑이‧목‧무릎뒤‧서혜부 등을 둥글리며 마사지하거나, 브러시로 살살 쓸어준다. 우악스럽게 짓이기면 속의 림프가 떡이 되듯 뭉칠 우려가 있어 500원짜리 동전 정도을 올려놓은 정도의 압력이면 충분하다. 이와 함께 혈관의 삼투압을 상승시켜 조직액을 많이 내보내지 못하도록 짠 음식을 줄이고, 산책 등 활동량을 늘리면 부기가 수월하게 빠진다.
 
운동 즐긴다면 전후 마사지 … 통증 줄이고 신체 컨디션 향상
 
운동과 적절한 마사지를 병행하면 신체 컨디션이 향상되고, 유연성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체는 근육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근막으로 이뤄져 있다. 운동 전 근육·근막을 이완시켜주면 혈류 속도가 증가하고, 근육의 유연성 증가,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혀 운동하기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준다. 운동 후에는 피로물질을 배출해 근육통을 줄여준다. 운동하고 생긴 근육통을 제때 풀어주기만 해도 신체 리듬을 회복하고 컨디션을 높일 수 있다.
 
운동 전후 마사지는 굳이 전문가가 아니어도 스스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만으로도 근육의 유연성을 회복하고, 근수축 및 이완을 통한 펌프순환의 원활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근육에 적당한 압력이 가해지면 해당 부위에 국소적인 스트레칭 효과가 발생한다. 굳어버린 근육의 긴장이 풀려 신체를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준다.
 
마사지는 또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량을 늘려준다. 미국의 한 실험에서 운동으로 녹초가 된 11명의 남성에게 10분간 가벼운 마사지를 실시한 결과,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소기관으로 기능이 저하되면 만성피로 상태에 놓일 수 있다. 마사지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향상되고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만들어지면 결과적으로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 스스로 뭉친 근육을 관리, 통증 관리도 가능하다. 손상 입은 근육을 풀어주지 않고 방치하면 작은 응어리가 져 ‘통증유발점’(Trigger Point, 트리거 포인트)이 형성된다. 트리거포인트는 한번 생기면 없애기 어려워 그때그때 통증을 풀어주는 게 유리하다.
 
‘도구’의 도움을 받으면 효과가 한결 나아진다. 대표적인 게 ‘폼롤러’(foam roller)와 ‘테니스공’이다. 폼롤러는 원통 형태의 소도구로 체중을 실어 면적이 넓은 부위의 근육에 대고 굴리면 셀프 마사지하는 것에 비견할 만하다. 돌기가 달려 트리거포인트를 집중 공략할 수 있는 폼롤러도 나와 있다. 폼롤러로 풀기 어려운 좁은 부위의 통증은 테니스공으로 집중마사지할 수 있다. 통점에 공을 위치시키고 체중등을 이용해 굴려준다.
 
김용연 동남보건대 물리치료과 교수는 “일반인이 셀프마사지를 할 때 폼롤러나 테니스공 등 간단한 도구를 이용하면 효과가 더욱 커진다”며 “프로 운동선수도 전문적인 물리치료 마사지 외에 스트레칭, 폼롤러, 볼마사지 이용한 셀프 마사지를 틈틈이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증이 없더라도 평소 자주 마사지하면 혈액순환, 근육통 완화, 자세 교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척추디스크, 척추관협착증이 있는 사람은 마사지를 삼가야 한다. 이들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는 뼈가 약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지압받거나 마사지하면 2차 부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의사와 상담한 뒤 결정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yolo031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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