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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일본 건강산업을 보면 '건강 100세'가 보인다

입력 2017-05-04 07:00 | 신문게재 2017-05-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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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게티

 

‘100세 시대’를 맞았지만, ‘건강하게 100세 나기’의 꿈은 요원하기만 하다. ‘가난하고 병든 노후’를 맞아선 안되기에 개개인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고령화 사회를 맞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건강 연장’의 첨단 기술과 시스템 도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우리보다 고령화 속도가 10여 년 빠른 일본을 들여다 보면 우리 뉴 시니어들의 ‘건강 100세’에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 ‘건강 100세’를 약속할 새로운 기술

일본경제신문의 계열사인 닛케이 비즈니스는 연초에 2017년 이후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100가지 기술을 선정,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에 ‘세상을 바꿀 테크놀로지 100’이라는 책으로 출간된 바 있다. 이 가운데 뉴 시니어와 고령자들을 위한 테크놀로지들을 추려 소개한다. 

 


▲ 손 떨림 방지 스푼

구글은 센서로 손의 떨림을 감지해 흔들림을 억제하는 스푼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손잡이 부위에 내장된 센서가 손의 떨림을 감지하면 흔들림을 억제하는 자동안전장치 기능이 작동해 손 떨림이 안정되면서 음식물을 흘리지 않고 식사할 수 있다.
 

옵디보
항암제 옵디보. 사진=오노약품공업

 


▲ 자기세포로 치료하는 항암제 옵디보

일본 오노(小野)약품공업의 항암제로, 항체를 이용한 바이오 의약품이다. 옵디보를 사용했을 때 암이 줄어드는 결과를 보인 환자가 20% 정도라고 한다. 면역 등 자신의 생체반응을 활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암세포로 인해 면역반응을 제대로 못하는 면역세포들을 활성화시킨다. 위장과 식도 신장 뇌 간장 난소 등 다른 기관에 발생하는 암을 대상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비용이 얼마가 되든 수년 내 희소식이 전해질 것이란 기대다.

 

마이크로니들
마이크로 니들.

 


▲ 주사기 대신 ‘마이크로니들’

피부에 붙이는 것만으로 약제를 체내에 침투시킨다. 닛토덴코(日東電工)와 이아치산쿄(第一三共)가 개발한 새 경피(經皮) 투여 시스템인 페스포트 시스템 덕분이다. 치부 표면에 통증 없이 안전하게 미세한 구멍을 여는 마이크로포레이션 기술과 점착 테이프에 약물을 첨가해 피부에 붙이는 기술을 조합시켰다. 환자 자신이 직접 투여할 수 있어 편리하다.


▲ 고령자 간병·감시 시스템

소형 센서로 자택의 고령자 안전을 감시하는 시스템으로, 지웍스(Z-Works)가 개발했다. 복수의 소형 센서를 거실에 설치해 고령자나 간병이 필요한 사람의 생활 정보를 24시간 365일 자동으로 수집해 조기 대응케 해 준다. 지난해 7월에 재택 간병 서비스 기업인 야사시이테가 활용 중이다. 초기 비용은 약 8000엔이며 월정액 요금이 1800엔이다. 센서를 추가할 때마다 400엔씩 높아진다. 월정액 1500엔으로 통신기기 임대도 가능하다. 우선 자사의 재택 간병 서비스 이용자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노리츠 철강그룹의 노리츠 프레시전이 2015년 10월에 발매한 네오스 케어도 있다. 거실 내 고령자 행동을 파악하고 넘어지는 동작이 있을 때 직원에게 알리는 행동 예측형 감시 시스템이다.


▲ 치매 노모 찾아주기 태그-앱

일본 경비업체 알속(ALSOK)은 센서를 이용한 치매 노인 감시 시스템을 개발했다. 고령자에게 소형 발신기인 미마모리 태그를 부착케 한다. 지역에서 봉사자를 모집해 스마트폰 등에 이 태그를 부착한 사람과 스치기만 해도 익명으로 위치 정보를 송신할 수 있는 앱을 깐다. 치매 노인이 배회하는 경우, 다이이치 교통산업의 택시 기사와 스치면 태그와 운전기사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의 앱에서 위치 정보가 자동으로 송신되어, 노인의 위치 정보가 인터넷 상의 서버에 기록된다. 가족들은 이렇게 얻은 위치정보로 노인을 찾을 수 있다.

야사시이테
미국의 대표적 은퇴자 주거공간인 CCRC을 차용해 일본 지자체 지원으로 만들어진 ‘평생활약의 동네’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시니어 시대에 기대되는 사업들

일본 전문가인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9월에 낸 ‘피파세대-소비자심리를 읽는 힘’이라는 책에서 고령사회인 일본에서 주목을 끄는 시니어마켓에 관해 소개했다.

일본의 대규모 건강식품 통판업체 아즈아가 주목을 끈다. 창업 50년이 넘은 장수 기업인데 최근에는 뉴 시니어 시대의 새로운 사업모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1400만명의 고객 가운데 60%가 50대 이상이다. 월 평균 100호 가량 고객가정을 방문해 얻은 시니어 인구의 불만과 기대사항 정보가 자산이다. 이 회사가 50~60대 여성 혹은 부부를 대상으로 만든 잡지는 20만부나 팔려 나간다.

뉴 시니어를 겨냥한 편의점의 진화도 눈길을 끈다. 일본에는 편의점이 6만개로, 인구 2000명당 1명 꼴이다. 포화상태지만 노인을 단골로 만드는 전략으로 새 활로를 찾았다. 노인이 선호하는 주먹밥과 도시락, 반찬을 만들어 판다. 아예 편의점을 노인점포로 개편하는 경우도 있다. ‘로손’은 노인친화적 점포를 장기적으로 전체의 20%까지 늘릴 계획이다. 틀니세정제 염색약까지 이곳에서 살 수 있다. 혈압계, 안마 의자까지 갖춘 곳도 있다. 중고령 직원의 채용도 덤으로 얻는 혜택이다.

시니어를 위한 맞춤형 공간 ‘서비스부가고령자주택’도 주목을 끈다. 고령자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부가된 임대주택으로, 최소 서비스인 안부확인과 생활상담을 위해 간병복지사와 도우미 등 케어 전문가들이 상주한다. 높은 시장성 덕분에 많은 일본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웰 다잉을 위한 ‘종활(終活,슈카츠)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슈카츠에서는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하기, 물건과 재산 물려주기, 생각과 추억 남겨두기 등에 주력한다. 유언장 엔딩노트 작성, 장례식 준비, 기억 노트 프로그램도 있다.

미국의 대표적 은퇴자 주거공간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ies)이 일본에서는 ‘평생활약의 동네’로 명명되며 정부 지원 하에 사업화되고 있다. 처음에는 도시화에 치인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이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맞물려 지방창생특구로 지정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규석·신태현 기자 seo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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