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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4종 ‘벨빅’ vs ‘콘트라브’ vs ‘디에타민’ vs ‘제니칼’

벨빅, 심장판막증 관련 2년간 안전성 입증 … 복용 간편, 혈당조절

입력 2017-07-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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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인 일동제약의 ‘벨빅’(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vs 광동제약의 ‘콘트라브’ vs 대웅제약의 ‘디에타민’ vs 한국로슈의 ‘제니칼’

콘트라브, MACE 감소효과 불완전 입증 … 당뇨병없는 환자서 체중감량 뚜렷
디에타민 등 펜터민 제제, 올 1분기 매출 성장 … 단기간 감량효과 뛰어나
제니칼, 지방질 흡수억제 … 안전성 강점, 내당능장애 환자서 당뇨병 예방

비만치료는 식사·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이지만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거나, 23㎏/㎡ 이상이면서 심혈관계 합병증(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또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 경우에는 약물요법이 고려된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안전성과 유효성이 모두 뛰어난 이상적인 약제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최근 출시된 식욕억제제인 일동제약의 ‘벨빅(성분명 로카세린, lorcaserin)’과 광동제약의 ‘콘트라브’(성분명 부프르피온·날트렉손, bupropion·naltrexone)는 기존 약제보다 안전성이 개선돼, 장기복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관심이 높다.

이들 약은 기존 식욕억제제인 펜터민(phentermine) 제제보다 단기간 체중감소 효과가 약하다. 이에 벨빅은 펜터민을 12주 이하로 복용한 후 유지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벨빅은 국내 출시 첫 해에 연매출 136억원으로 단숨에 비만치료제 시장 1위를 꿰찬 후 최근까지 이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더디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 발매된 콘트라브는 시장에 안착했으나 벨빅만큼 데뷔가 강렬하지는 않았다.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벨빅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약 28억8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 줄었지만 1위는 지켰다.
대웅제약의 ‘디에타민’(성분명 펜터민, phentermine)이 12.5% 증가한 약 22억7500만원, 휴온스의 ‘휴터민’(성분명 펜터민)이 32.9% 늘어난 12억9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기존 단기간 복용하는 식욕억제제인 펜터민 제제가 약진했다.
콘트라브는 약 11억800만원으로 제니칼의 제네릭인 안국약품의 ‘제로엑스’(성분명 올리스타트, orlistat)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제로엑스는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약 11억600만원어치가 판매된 반면 동일 성분의 오리지널 품목인 한국로슈의 ‘제니칼’(성분명 올리스타트)은 9.2% 감소한 약 10억6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종근당이 제니칼의 판권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벨빅은 미국 바이오기업 아레나파마슈티컬즈가 개발했으며, 2012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기존 리딩품목인 시부트라민(sibutramin, 대표약품명 한국애보트의 ‘리덕틸’) 제제가 2010년 10월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국내를 비롯해 세계시장에서 철수된 이후 별다른 신제품이 나오지 않던 상황에서 2015년 2월 신성처럼 등장했다.

이 약은 선택적 세로토닌2C수용체작용제(5HT2C receptor agonist)로 1일 2회, 1회 10mg씩 복용한다. 뇌내 시상하부의 식욕억제중추(pro-opiomelanocortin, POMC)를 활성화해 음식을 적게 섭취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시부트라민 등과 달리 세로토닌2B수용체(5HT2B receptor)를 자극하지 않아 단기간 사용하는 식욕억제제보다 심혈관계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벨빅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가 참여한 ‘BLOOM’과 ‘BLOSSOM’ 3상 임상 두 건을 통합분석한 결과 복용 1년째에 체중이 평균 5.8% 줄어 위약의 2.5% 대비 효과가 입증됐다. BLOOM 연구는 2년간, BLOSSOM은 1년간 진행됐다.
벨빅 투여군 대 위약 대조군의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 47.1% 대 22.6%, 10% 이상 감소율은 22.4% 대 8.7%로 각각 확인됐다. 벨빅 투여군 중 심장판막증을 동반하지 않은 그룹은 평균 4.7㎏, 심장판막증을 동반한 그룹은 평균 6.3㎏ 각각 감소했다.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1년간 진행된 ‘BLOOM-DM’ 3상 임상연구에서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낮췄다. 

벨빅의 흔한 부작용은 두통(벨빅 대 위약, 18% 대 11%)이다. 인후염(14.8% 대 11.9%)과 비인두염(13.4% 대 12%) 등은 위약군보다 발생률이 다소 높았다. BLOOM 임상연구 결과 치료 2년간 심장판막증이 발생한 비율은 2.4%로 위약 대조군의 2%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콘트라브는 오렉시젠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약으로 2014년 9월 FDA와 2015년 3월 유럽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복용법이 까다로워 치료 첫 주에는 1일 1회 1정을, 2주에는 2정, 3주에는 3정, 4주부터는 4정을 투여한다.

부프로피온은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를 억제, 시상하부 POMC를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한다. 날트렉손은 체중감소를 억제하는 오피오이드(opioid)수용체 길항제로 부프로피온에 의한 POMC 활성화를 촉진해 체중감량 효과를 높인다.

콘트라브는 56주간의 3상 임상 프로그램인 ‘COR(Contrave Obesity Research)’ 연구결과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그룹의 평균 체중감소율이 5.4~8.1%로 위약군의 1.2~4.9%보다 높았다. 당뇨병을 동반한 그룹은 체중이 평균 3.7% 줄어 효과가 떨어졌으나 위약군의 1.7% 대비 유효성은 입증됐다. 콘트라브의 흔한 부작용은 구역(콘트라브 대 위약, 32.5% 대 6.7%), 변비(19.2% 대 7.2%), 두통(17.6% 대 10.4%), 구토(10.7% 대 2.9%), 졸림(9.2% 대 5.9%), 입마름(8.1% 대 2.3%) 등이었다.

이 약은 혈압과 맥박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환자, 경련 환자, 우울증치료제인 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MAOI) 복용자에는 투여하지 않는다.

콘트라브는 기존 식욕억제제와 달리 비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환자 입장에서 복용 거부감이 적은 게 장점이다. 심혈관계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게 매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2015년 5월 오렉시젠은 이와 관련 ‘The Light’ 임상을 진행했으나 FDA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중간결과를 성급하게 공개해 임상을 중단해야 했다.

오렉시젠은 “The Light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25%를 중간분석한 결과 주요심혈관계사건(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 발생위험을 위약 대비 41% 낮췄다”고 밝혔다. MACE에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뇌졸중 발생률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는 일부 환자의 데이터만 분석한 결과로 콘트라브가 심혈관계 혜택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2015년 12월 오렉시젠은 이 약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4상 임상 ‘CONVENE’을 재개했지만 지난해 3월 연구종료를 약 3개월 앞두고 북미 지역에서 이 약을 공동마케팅하고 있는 다케다제약이 연구비 지원을 중단해 임상이 지연되고 있다.

12주간 짧게 처방하는 식욕억제제의 대표적인 성분인 펜터민은 중추신경의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촉진한다. 비교적 약값이 저렴하고 체중감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강진구 한림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팀이 12주간 수행한 국내 소규모 임상연구 결과 펜터민 서방정(diffuse controlled release, DCR)을 1일 1회 30㎎ 투여한 환자군(37명)은 평균 8.1㎏ 줄어 위약 대조군(37명)의 1.7㎏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현저했다. 펜터민DCR 투여군 대 위약군의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 95.8% 대 20.8%, 10% 이상 감소율은 62.5% 대 4.7%로 각각 확인됐다.

펜터민 투여군은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됐으나, 혈압은 변함이 없었다. 이 성분의 흔한 부작용은 입마름(55%), 불면증(35%) 등이다. 혈압상승 부작용도 보고됐다. 남용 위험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치료 초기(2주 이내)에는 최소량을 처방하며,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아침에 1일 1정(일반 정제 37.5㎎)을 복용한다. 폐동맥고혈압·동맥경화증·고혈압 등 심혈관계질환자, 심갑상선기능항진증, 중증 췌장·신장·간장애 환자, 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 복용자 등에 투여하지 않는다.

지방흡수억제제인 올리스타트는 비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음식물의 지방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췌장의 리파아제(lipase)를 억제, 중성지방을 지방산으로 쪼개 장관 내로 흡수되는 것을 30% 정도 낮춘다. 지방섭취를 제한한 식이요법보다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다. 올리스타트는 체내로 흡수되지 않아 전신 부작용이 없어 1년 이상 장기복용이 가능하다.

올리스타트 제제는 1년간 진행된 여러 건의 임상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복용한 환자 체중이 평균 2.89㎏ 감소해 다른 약제의 메타분석 데이터에 비해 체중감량 효과가 크지 않았다. 시부트라민은 1년간 평균 4.45㎏를, 펜터민은 6개월간 3.6㎏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성분의 오리지널 품목인 한국로슈의 ‘제니칼’(종근당 판매)은 4년간 추적관찰한 연구결과 내당능장애 환자에서 제2형 당뇨병 발생위험을 낮췄다. 120㎎ 1정을 1일 3회 복용한다.
 
올리스타트 제제는 지용성 비타민 흡수를 억제하므로 장기간 복용할 때엔 비타민A·D·E·K를 충분히 공급해줘야 한다. 이상반응으로 찔금지방변(oily spotting), 지방배출, 대변실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흡수장애증후군, 담즙정체 환자에는 투여하지 않는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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