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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독초 중독사고 빈번 … 삶아서 노란색 되면 위험

만병초 저혈압·구토 원인, 심하면 심장이상 … 팔팔 끓여도 독성 남아

입력 2017-07-0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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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독초가 뿌리에 독이 몰려 있는 것과 달리 삿갓나물은 잎 부분에 독성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산과 들로 여행을 갔다가 독초를 식용식물로 착각해 뜯어먹어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게 6~7월 초여름에 산간에서 자라는 만병초다.  민간에서 ‘1만가지 병을 치유하는 풀’로 알려진 이 식물은 지리산, 울릉도, 경기도·강원도 산간 지역에서 자라는 진달래목 식물로 식용보다는 관상용 화초로 인기다. 과거엔 꽃으로 향수를 만들었고, 제사를 지낼 때 말린 꽃과 잎을 태워 향나무 대용으로 썼다. 또 잎을 끓여낸 물로 가축의 피부에 기생하는 벌레나 농작물 주변 해충을 퇴치하기도 했다.


소량만 먹으면 혈압을 낮춰주며, 한방에선 다른 약재에 신경통·생리통·월경불순·관절통·요배산통·류마티스관절염 개선 용도로 처방된다. 가정에서는 잎과 뿌리를 달여 차(茶)로 마시거나, 뿌리를 캐 적당한 크기로 잘라 용기에 넣고 술을 부은 뒤 3개월 후에 먹기도 한다.


하지만 독성이 강해 무턱대고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만병초는 독성 성분인 그레이아노톡신(grayanotoxin)이 들어 있어 저혈압, 호흡곤란, 구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만병초로 담근 술을 3∼5잔 마셨을 때, 혹은 만병초를 끓인 물을 1.5ℓ씩 20일간 섭취했을 때 마비 증상, 심장이상 등 중증 중독 현상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다.


만병초 외에 착각하기 쉬운 게 식용식물인 곰취와 독초인 동의나물이다. 대표적인 산나물인 곰취는 잎 가장자리가 뾰족한 톱니 형태를 띠고, 잎자루에는 두 줄의 적갈색 세로줄 무늬가 있으며, 특유의 냄새가 난다.
하지만 동의나물은 곰취보다 잎이 두껍고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뾰족하지 않고 뭉툭하다. 잎자루엔 적갈색 세로줄 무늬가 없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뿌리를 약용으로 쓰기도 하지만 독성이 강해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생김새가 비슷한 참당귀와 개구릿대, 산마늘과 은방울꽃도 자주 헷갈린다. 식용식물인 참당귀는 8~9월에 자주색 공 모양의 꽃을 피우고 잎이 여러 개로 갈라지고 짙은 향이 난다.
개구릿대는 7∼8월에 흰색 꽃을 피운다. 두통·편두통·치통·안구통·신경통·복통 개선에 도움될 수 있지만 독성이 강해 독초로 분류된다.


또 산마늘은 부추 또는 마늘향이 나고 부드러운 입이 두 장씩 나온다. 반면 독초인 은방울꽃은 잎이 산마늘과 유사하나 두껍고 뻣뻣하며 냄새가 나지 않는다. 뿌리에 독성이 몰려 있어 잘못 먹으면 혈변, 구토, 설사, 두통 등을 초래한다.


독성이 강한 삿갓나물은 식용인 우산나물과 외관이 비슷해 자주 식중독 사고를 일으킨다. 우산나물 잎은 한 줄기에 2~3개씩 달리고 잎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자란다. 삿갓나물은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은 잎이 6~8장 동그랗게 모여 나오는 형태를 띤다. 대부분의 독초가 뿌리에 독이 있는 것과 달리 잎 부분에 독 함량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투구꽃의 뿌리 부분인 초오는 민간에서 두통, 복통, 관절통약으로 쓰였지만 조선시대 사약의 원료로 사용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만큼 오남용에 따른 사고도 끊이질 않는다. 아코니틴(aconitine)이라는 독성 성분이 강해 과섭취하면 현기증, 마비, 두통 등을 초래하고 심하면 심장 호흡근육이 마비되기도 한다. 투구꽃은 여름철인 8~9월에 자주색 또는 파란색 꽃을 피우므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이밖에 식욕을 억제해 다이어트에 도움된다고 알려진 마황은 환각, 심장마비, 혈압저하 등의 원인이 된다.


백선피, 초오, 마황 등 한약재도 무조건 몸에 좋다고 먹었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백선피는 백선이라는 야생화의 뿌리껍질로 풍 증상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다. 박상원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봉황산삼이라는 별칭 탓에 산삼 같은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독성이 강해 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요법에선 독초를 뜨거운 물에 끓이면 독기가 빠져나간다고 알려졌지만 대부분 끓인 뒤에도 미량의 독 성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식용식물이라도 독성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커 조리 전 물에 담근 뒤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는 게 좋다. 여름철 식물인 원추리는 성장할수록 콜히친(colchicine)이라는 독 성분이 강해지므로 꽃이 만개하는 7~8월이 되기 전 어린 순만 섭취해야 한다.


줄기나 잎을 딴 뒤 냄새를 맡았을 때 역겹고 좋지 않은 냄새가 나거나, 물에 삶았을 때 노랗거나 검은 색깔로 변하면 독초일 가능성이 높다. 식물 잎에 벌레 먹은 흔적이 있으면 식용식물로 볼 수 있다.
독초를 섭취해 구토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면 재빨리 입 안에 손가락을 넣어 내용물을 토하고, 따뜻한 물이나 녹차 등을 먹은 뒤 병원에 가 진찰받는 게 좋다.


도시 하천변이나 도로 주변에서 캔 식물은 깨끗이 씻어도 중금속이 남아 있으므로 먹지 않는 게 좋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도로·하천변, 공단 주변, 공원과 유원지 등에서 자라는 야생 나물을 채취해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납과 카드뮴이 다량 검출됐다.
또 산림 내 나물과 약초 등 임산물을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 불법으로 뽑거나 채취하면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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