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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온라인 웨딩플래너 '하우투메리'…결혼준비 ‘웨딩북’ 하나면 OK!

입력 2017-07-24 07:00 | 신문게재 2017-07-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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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성인 남녀의 결혼 주기는 점점 더 느려지고 있습니다. 30세 이전에 결혼하는 커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죠. 여성은 32세부터, 남성은 35세부터 결혼에 대해 고민을 한다고 하니 직장과 대출, 집 걱정에 결혼 자체를 포기하는 젊은 커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일륜지대사인 결혼을 약속했다 해도 진짜 고민은 이제부터입니다. 어디서 식을 올리고, 첫날밤을 보내야 할지 고민을 거듭하다 다투는 예비 부부들이 허다하죠. 특히 일생의 단 한번 뿐인 허니문을 남부럽지 않게 다녀오는 것도 신혼 부부가 헤쳐가야 할 관문입니다.”

 

최근 유명 가수인 이효리와 기타리스트 이상순 부부의 스몰웨딩 스토리가 회자되고 있다. ‘말이 좋아 스몰웨딩이지, 일반 결혼식의 몇 배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는 이효리의 한마디가 스몰웨딩을 꿈꾸는 신부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든다.

 

스타트업 하우투메리가 운영하는 결혼 준비 애플리케이션 ‘웨딩북’은 이 같은 고민에 빠진 예비 신랑 신부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다. 남과 똑같지 않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인상 깊은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똑똑한 예비 부부에게 웨딩북은 스마트한 ‘웨딩 플래너’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웨딩북’ 하나만을 보고 달려온 사람이 있다. 아직 34살의 젊은 청춘이지만 웨딩사업에 대한 열정 만큼은 1등이라는 주상돈 하우투메리 대표다. 그를 만나 ‘웨딩북’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25만쌍 중 8만쌍이 찾는 ‘웨딩북’ 

 

주상돈 하우투메리 대표
주상돈 하우투메리 대표(하우투메리 제공)

“웨딩북은 손쉽게 다가갈 수 있어 예비 부부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웨딩북’을 검색해 들어가면 웨딩홀부터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까지 결혼 준비에 필요한 15개 분야 업체가 쏟아지죠. 3만개에 달하는 실제 후기가 있다면 ‘웨딩북’을 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주 대표는 직접 웨딩북을 체험한 신랑 신부가 남기는 솔직한 후기가 웨딩북의 알찬 속을 낱낱이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웨딩북을 찾는 이용자들은 앞서 결혼한 선배 부부들의 선택을 보고 자신의 계획과 비교해 혹시 모를 실패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웨딩북은 특히 ‘솔직 후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아예 광고를 싣지 않기로 유명하다.

하우투메리는 앱에 실린 후기를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 특정 업체 관련 소개글이 늘어나면 자체 점검에 들어간다. 심지어 비밀 댓글의 링크까지 모두 확인, 광고성 허위글이 아닌지 가려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게 솔직 후기에 공을 들인 덕분에 매달 수도권에서만 1400개의 후기가 실리고 있다. 이용자들의 사용소감을 통해 또 다른 이용자를 창출하는 셈이다.

하우투메리는 이와함께 업체로부터 받은 수수료의 50%를 예비신혼부부에게 나눠준다. 덕분에 일반 웨딩플래너를 통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업체를 이용할 수 있다.

 


◇“결혼준비 일사천리”… 웨딩사업 성공기

웨딩북을 만든 주 대표는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나왔다. 25살 대학생 시절인 2007년 첫 창업을 했는데, 당시 만든 사이트는 서울 주요 7개 대학교에 웹으로 시간표 서비스를 제공했던 ‘루키(Rukie)’였다. “시간표를 짜고 들어오면 학생들의 학교와 전공, 학년이 소개돼요. 같은 강의실에서 학기 내내 지내게 되는 사람들을 연결시키자는 취지였죠. 이를 통해 대학 커뮤니티 구축을 시도했어요.”

초기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학기 만에 10만명이 가입했고,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3개 대학의 경우 사용률이 50%를 넘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이 활성화되지 않아 낮 시간에 학생들을 그룹핑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2년을 공 들이다 사업을 접게 됐다.

2010년 졸업한 주 대표는 전공을 살려 대우조선에 입사한다. 하지만 창업의 꿈을 포기하지 못해 입사 1년차부터 웨딩 아이템을 고민하기 시작했다.“사업 초반에는 드레스숍 교류 솔루션인 ‘웨딩마루’를 출시했는데, 현재 서울에 있는 드레스숍 80%가 가입해 있습니다. 이후 2015년 6월 소비자용 전용앱인 ‘웨딩북’을 출시했고, 현재 월가입자 7000명, 주당 신규 글이 2000개 이상 쌓이고 있어요.” 웨딩북 성공 사례를 소개하던 주 대표는 “현재 웨딩북 게시글에 달리는 댓글만 7만개에 달하고, 누적 후기만 3만개가 넘는다”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지난해 웨딩홀 전용 솔루션인 ‘웨딩북 비즈’를 출시해 현재 수도권 웨딩홀 30%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소비자가 직접 업체에 예약을 할 수 있는 방문예약 서비스까지 출시해 현재 급속도로 사용률이 늘고 있고요.”

하우투메리의 사업이 활성화된 만큼 투자유치도 상당했다. 더벤처스와 매쉬업엔젤스, 소프트뱅크 등 다수의 스타트업 지원기관에서 누적 48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하우투메리 직원들
하우투메리 직원들(하우투메리 제공)

 

◇“존경하는 팀원 믿고, 한 우물만 파겠다”

주 대표는 창업 당시 웨딩시장에 대한 관련 지식이 전혀 없었다. 다만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웨딩사업이 2000년 이후로 정체돼 있는 모습에서 기회를 엿봤다. “비전이 있으니 일단 시작하자.” 이 한마디가 주 대표를 웨딩사업으로 이끌게 했다.

“실제 시장을 들여다보니 수기 장부, 전화, 팩스 등으로 정보가 오고 가는 모습에 눈이 번쩍 뜨였어요. 그때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소비자가 업체에 대한 정보를 알기 어렵고, 플래너 없이는 결혼 준비가 힘든 것을 보고 ‘해볼 만한 시장’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하우투메리는 최근 방문예약 시스템 도입으로 수익이 나고 있지만 그 전에는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초반 1~2명에 불과하던 직원은 현재 18명까지 늘었지만 주 대표는 위기가 올 때마다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다. “저를 믿고 웨딩사업 한 곳만 바라보며 함께 해준 동료들이 있어 고맙지만 여전히 어깨가 무겁습니다.”

주 대표는 무리하게 외연을 확장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동안 다양한 기회를 동시에 잡으려고 했지만 스타트업의 한정된 자원을 고려할 때 섣부른 행동이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주 대표는 웨딩 사업의 핵심인 5대 품목(웨딩홀·예물·예복·신혼여행·한복) 방문예약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여기에 수도권은 물론 서비스 범위를 부산과 대구, 광주 등 전국으로 넓힐 예정이다. “웨딩북 하나만 있으면 아무 걱정없이 원하는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게 하우투메리의 목표입니다. 고객들의 믿음 만큼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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