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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美 전자약 바이오벤처 셋포인트, 크론병·류마티스관절염서 효과 확인

체내 전기신호 조절 ‘전자약’으로 난치병 치료하는 시대 온다

입력 2017-08-10 07:00 | 신문게재 2017-08-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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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약
미래의 전자약은 뇌와 각 신체기관 사이의 망가진 전기언어를 정상화시킴으로써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고혈압 등의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출처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홈페이지)

 

 

체내 신경을 따라 흐르는 전기신호를 읽고 변경하는 전자약으로 크론병(염증성장질환)·류마티스관절염 등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시대가 다가왔다. 

 

미국 바이오벤처 셋포인트메디칼(SetPoint Medical)은 최근 중증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17명과 중증 크론병 환자 8명을 대상으로 한 2건의 초기 임상연구에서 개발 중인 전자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4일 세계 과학학술저널 ‘네이처’뉴스에는 5년 전 이 회사의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에 참여해 목 뒤에 전자약을 이식한 네덜란드 여성 A씨(70)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요법을 중단하고, 운동지도사로 복귀했다는 소식이 실렸다. 다만 여전히 매주 메토트렉세이트 주사제를 투여하고, 매일 디클로페낙 성분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복용하고 있다. 

 

전자약은 생체전자의약품의 줄임말로 뇌와 각 신체기관 간 전기신호를 정상화해 완치가 어려운 파킨슨병·천식·고혈압·당뇨병 등 다양한 만성질환을 치료한다. 

 

전자약을 몸에 이식하면 신경을 경유해 질병으로 표출되는 비정상적인 전기신호를 수정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특정 신경세포(뉴런)를 표적하므로 전기자극을 이용한 기존 치료법인 심박조율기(1950년대 개발된 부정맥치료기)·뇌심부자극술(1990년대 등장한 뇌전증 치료법) 등 신체조직의 넓은 부분에 작용하는 것보다 정밀하다.  

 

셋포인트는 2013년부터 글로벌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의료기기 제조사인 코비디엔(Covidien) 등으로부터 총 2억700만달러(약 23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전자약을 개발하고 있다. 

 

폴 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의학연구센터 류마티스학 교수를 주축으로 한 공동연구팀은 활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총 17명에 셋포인트의 소형 전자약을 목 뒤에 이식하고 84일간 경과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17명) 중 12명에서 전자약의 치료효과가 나타났으며, 나머지 5명은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다. 전자약을 목 뒤에 이식하면 발작·우울증·심박동수감소·위산분비증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이 임상에선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 연구는 ‘전자약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미주신경을 자극하면 병인이 되는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멈추고 증상을 완화한다’는 논문으로 미국국립과학원의 국제학술지(PNAS) 지난해 6월호에 실렸다.  

 

유럽 중등도 및 중증 활성 크론병 환자 8명에 셋포인트의 전자약을 시술한 또다른 연구에선 TNF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포함해 6명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치료반응을 보인 6명은 이식 16주 후에 크론병활성도지수(CDAI)가 평균 70점가량 감소했다. 연구결과는 2016년 10월 ‘유럽소화기학회 학술대회(UEGW 2016)’에서 발표됐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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