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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자구안, 이번주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서 ‘운명’ 갈린다

입력 2017-09-17 11:07 | 신문게재 2017-09-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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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연합)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연합)

 

박삼구 회장이 제출한 ‘금호타이어 자구계획안’이 이르면 이번 주 중순께 채권단의 평가를 받게 된다.

일부 채권자들은 자구안이 부실한 만큼 반려를 한 뒤 기한을 두고 다시 제출받는 것을 검토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채권단 내부 검토 결과 자체 검열을 거친 뒤 승인 여부만 주주협의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재 채권단 실무단은 박 회장이 제시한 유상증자안과 중국 지분매각 등 다양한 대책의 우선순위를 가리는 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 측은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서 올해 말까지 유상증자를 해 자본을 보충하고 내년 3월 말까지 중국법인의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하지만 20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 방안에 대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이 없는 박 회장이 유상증자로 약 20%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견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상증자만 해줬다가 자칫 자구안이 무산될 경우 채권단은 주주총회를 열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로 박 회장 등 경영진을 해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문제는 유상증자를 먼저 거칠 경우 지분 20%가 있는 박 회장을 해임하기 위해 최소한 40%의 지분이 있어야 하는데, 유상증자 과정에서 채권단 지분이 기존 42%에서 33%로 떨어져 해임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결국 채권단이 박 회장의 유상증자를 허용할 경우 경영진 해임이라는 확실한 견제수단을 포기해야 한다.

약 5~6개월 걸리는 중국 사업장 매각도 만만찮다. 중국 사업장이 진 빚은 현지 외국계 은행에 3160억원, 채권단에 4000억원 등 약 7000억원 상당이다.

박 회장은 중국 공장 3곳과 상하이 판매법인, 베트남 공장 등을 보유한 홍콩법인을 중국과 베트남으로 인적분할한 뒤 중국법인 지분 일부를 3000억원에 매각할 방침이다. 이후 박 회장은 3000억원으로 지분을 매수한 사업자가 1000억원을 유상증자해 그 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추가 계획도 내놨다.

채권단은 이 과정이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어떤 업체가 빚이 7000억원이나 되는 기업 지분을 3000억원을 주고 산 뒤 추가로 1000억원을 더 유상증자할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일단 박 회장은 채권단이 자구안을 승인해주면 지분 매각을 위한 중국 등 현지 투자자들을 공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채권단 스스로 박 회장의 말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제반적 사안에 대해 채권단이 내부 검토를 마치고 주주협의회에 상정한 뒤 주주 지분 75% 이상 동의를 얻어야 승인된다.

채권단 지분 구성상 우리은행이 33.7%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이 32.2%여서 둘 중 어느 한 곳이 반대하면 자구안은 무용지물이 된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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