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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초연결의 시작 코딩] <6> 코딩 열풍 속 영국과 인도의 교육

입력 2017-09-28 07:00 | 신문게재 2017-09-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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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바람이 안팎으로 거세다.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이른바 ‘초연결사회’를 더욱 앞당길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국가는 물론 개인 모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혁명’을 고려할 때 더더욱 그렇다. 이에 한국ICT융합협회(회장 백양순) 코딩센터의 도움을 받아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특별기획을 10회에 걸쳐 시리즈로 엮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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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방적기에서 시작한 증기기관과 기계혁명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은 섬나라 영국을 전 세계 영토의 4분의 1을 지배하며 패권을 거머쥘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결과 세계인은 공용어로 영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영국의 복식인 양복을 입게 되었으며 그들이 발견한 전자기학을 토대로 현대 전기전자 기기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해가 지지 않던 대영제국도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미국의 디지털 공룡들이 주도하는 성공을 지켜봐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었다. 영국은 산업혁명을 통해 인류의 삶을 바꿔 놓았던 경험을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재현하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역량 배양을 통한 국가 개조 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라는 믿음 아래, 세계에서 2번째로 2014년 9월부터 코딩 교육을 전 학년에 의무화 시켰다.  

 

서요크셔
서요크셔의 Rishworth School 학생들이 손바닥 크기의 마이크로비트를 활용한 헬륨 가스를 활용한 저렴한 탐사선을 개발 성층권까지 올려 보냈다. (영국 BBC 제공)

 

5세부터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고 11세부터는 프로그래밍언어를 외국어와 같은 개념으로 배우게 된다. 영국의 코딩 교육의 철학적 핵심은 ‘스템’ 이다. 즉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1,2차 산업 혁명이 수학과 과학기술의 기반 하에 탄생했듯, 과학과 수학을 바탕으로 코딩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력을 높이고 보유한 지식의 이용 가치를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영국의 초등학교 앱 제작 교육 과정은 6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앱 기획 즉, 어떤 앱을 만들고 왜 만들어야 하는지 이유를 찾아낸다. 두 번째 단계는 프로젝트 관리로 팀 구성 및 역할 분담, 세 번째 단계는 시장조사를 통해 시장이 요구하는 앱 개발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네 번째 단계는 앱 메뉴 구성 및 디자인, 다섯 번째 단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그래밍 (코딩) 교육, 그리고 여섯 번째 단계는 마케팅으로 개발된 앱을 시장에 내놓고 알리는 과정이다. 팀을 구성해 시장이 원하는 것을 찾아 그에 맞는 아이디어를 내고 앱을 개발해 판매하는 ‘시장 지향적’ 학습 방법이다. 실습 3시간, 이론 3시간으로 이뤄진 우리 교육의 상식과는 다른 접근이다.

 

 

마이크로비트
마이크로비트의 실제 모양 (BBC 제공)

 

영국 BBC가 설립한 코딩 교육 재단 마이크로비트의 필립 매티너(Philip Meitiner)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디지털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하는 것이지, 코더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는 “코딩은 비용이 저렴한 인도에 맡기면 되고, 창의적 활동에 초점을 맞춰 영국의 모든 학생은 무료로 제공된 BBC 마이크로비트를 활용해 IOT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코딩의 근본 교육 목적인 창의적 인재양성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인 IOT 기술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BBC 마이크로비트 재단이 언급한 인도의 코딩 교육은 어떨까? 인도는 잘 알려진 것처럼 세계적인 IT강국이다.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은 HW 중심이고 인도는 SW 중심이라는 점이다.

바클레이 디지털 개발 지수에 따르면 인도는 미국보다 거의 10배 이상의 코딩 기술을 가진 인재를 배출하는 나라다.

 

인도 아미어펙거리
인도 아미어펫 SAP 거리

 

인도에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허브로 알려진 SAP라는 거리가 있다. 아침 7시 30분부터 IT기술을 배우려는 10만 명의 교육생들과 함께 이곳의 하루가 시작된다. 이곳 학원들에는 현재 100만명 이상이 등록되어 있다. 한화로 약 600만원에 육박하는 3~6개월 고가 코스는 물론 몇 만원 짜리 교육도 존재한다.

구글 CEO 순다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어도비의 CEO 샨따누 나라옌, 하만의 CEO 디네시 팔리월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인도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창업자는 한 명도 없다.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 속에서 자신의 발전을 이루려는 인도인들의 성향이 잘 드러난다. 기술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창업은 서구인들이, 그 사업을 일구고 관리하는 것은 인도인들이 맡아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이 SW 개발에 집중하던 그들을 글로벌 유수의 IT 기업들의 수장으로 만들어 냈을까? 소프트웨어 교육만 보자면 재미없기로는 한국이나 인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성공한 인도인들의 특징을 보면 유창한 영어, 조직의 갈등을 조절하는 능력, 높은 이해력 등 많은 장점이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코딩 기술과 더불어 제품 중심의 사고와 경험이 그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화면에만 머무르는 기술이 아닌, 화면 밖에서 구현하는 기술이 그들을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전임 에릭 슈미트 반대에도 불구하고 피차이 구글 회장이 크롬 브라우저를 제안해 개발·출시하고 저가의 안드로이드 휴대 전화에서 구동되는 크롬 북을 출시해 대성공을 거뒀다는 사례가 이를 증명해 준다. SW 기술에만 집착하지 않는 자유를 발휘했을 때 훨씬 더 높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한국ICT융합협회 코딩센터 이만복 소장은 “인도인 보다 높은 실력을 가진 한국의 인재들이 4차 산업혁명의 리더로 거듭나려면 소프트웨어와 사물이 연결된 IOT 중심의 교육, 그리고 시험과 기술 과시 목적이 아닌, 시장과 소통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는 “2018년부터 시작되는 전 학년 코딩 의무 교육에 앞서, 융합적 사고를 하는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해린 기자 lee@viva100.com
자료제공 = 한국ICT융합협회 코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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