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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아청소년 80% 칼슘 부족, 괜한 짜증에 집중력 저하

이완작용 탁월, ‘천연 신경안정제’ … 짜증 늘면 칼슘배출 촉진돼 결핍증 악화, 악순환

입력 2017-09-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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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의 체내흡수율은 영아기에 60%로 가장 높고 성인기엔 30%대 안팎으로 떨어지므로 어릴 때 양질의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칼슘은 골밀도 상승 및 골다공증 예방에 기여할 뿐 아니라 뇌기능, 정신건강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특히 학령기 이전 아이가 이유 없이 보채거나 짜증을 낸다면 칼슘 부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칼슘은 체내신경을 활성화하고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한다. 칼슘이온은 세포막 수용체를 통과해 흡수되는 과정에서  근육의 수축과 이완, 혈액응고, 심장운동, 세포분열, 다른 영양소 대사 촉진 등의 작용을 한다. 섭취량이 너무 부족하면 신체에 여러 트러블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놓치기 쉬운 부분은 칼슘과 뇌의 연관성이다. 칼슘은 뇌세포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된다. 2015년 김대수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팀의 연구 결과 실험용 생쥐의 뇌세포에 칼슘이온 유입을 늘리자 기억력이 2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인 부분에도 관여한다. 칼슘은 신체 전반을 이완시키는 효과를 나타내 ‘천연 신경안정제’로 불린다. 칼슘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작은 일에도 쉽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신경증이 악화되면 혈액이 산화되면서 소화능력이 떨어지고 간과 신장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문제는 감정적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신체의 칼슘 배설량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칼슘 부족으로 성격이 예민해지면 체내 칼슘 배출이 늘고, 이로 인해 칼슘이 더욱 부족해지면서 짜증이 심해지고 분노조절장애 증상까지 나타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칼슘 성분을 오전이나 낮에 섭취하면 이완작용에 의해 졸리고 늘어질 수 있어 저녁에 먹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저녁식사 후에 분비되는 위산과 만나면 흡수율이 증가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된다.


옛날에 비해 삶의 질이 높아지고 먹거리가 풍성해지면서 ‘부자병’, ‘영양과잉’이라는 말이 생겨났지만 유독 소아청소년들의 칼슘 섭취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이 섭취해야 할 대표 영양소 중 섭취 기준에 미달하는 비율은 칼슘이 무려 81.5%에 달했고 비타민A(50.8%), 철(31.1%), 인(21.3%), 비타민B1(8.6%), 비타민B2(8.6%)  순으로 부족률이 높았다. 또 박미정 인제대 교수팀의 연구결과 국내 1~18세 어린이 75%가 권장섭취량보다 적은 양의 칼슘을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는 하루에 700~900㎎의 칼슘을 섭취해야 하지만 현재 일일 평균 섭취량은 약 470㎎에 불과한 실정이다.


박미정 교수는 “한국인은 우유 섭취 시 배가 아픈 유당불내증 체질이 많아 우유를 매우 적게 먹고 있다”며 “식단에 칼슘 성분이 많은 음식이 부족한 것도 칼슘 섭취 미달의 원인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슘은 최적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필수영양소로 어릴 적부터 섭취량이 부족하면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식단조절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어릴수록 칼슘 섭취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연령별 체내흡수율에 있다. 이 비율은 영아기에 60%로 가장 높고, 사춘기 이전에 평균 28%로 떨어졌다가 사춘기 초기(급성장기)에 다시 34%로 증가한다. 이후 30% 안팎을 유지하다가 노년기가 되면 20~25%대로 떨어진다. 즉 영유아기 때 적은 음식 섭취로 최대한의 칼슘 흡수 효과를 볼 수 있다.


학령기 이전 아이라면 하루에 우유를 2컵(400㎖)가량 마시게 하고 저지방 치즈와 유제품을 규칙적으로 먹게 하는 게 좋다. 우유와 유제품은 다른 식품군에 비해 칼슘의 체내흡수율이 높은 편이다.


평소 식단엔 시금치와 브로콜리 같은 짙은 녹색채소, 뱅어포, 멸치, 새우, 미역 등을 골고루 준비하도록 한다. 단 녹색채소류의 경우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수산의 함량이 높아 칼슘 흡수율이 떨어진다.
반대로 칼슘을 너무 많이 먹으면 칼슘 이용 효율이 떨어지고 철분과 아연 같은 무기질의 흡수가 저해될 수 있다. 칼슘을 대량 섭취하면 심장병 사망위험이 31% 높아진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하루에 2000㎎을 넘지 않는 게 좋다.


비타민D는 칼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칼슘의 흡수를 촉진한다. 비타민D가 결핍되면 혈액의 칼슘과 인의 농도가 낮아져 골격이 약화되고 뼈가 압력을 이기지 못해 휜다. 이런 증상이 어린이에서 나타나는 것을 구루병, 성인에서 발생하면 골연화증(osteomalacia)이라고 한다. 하루 적정량의 비타민D를 합성하려면 팔·다리가 보이는 상태에서 주 3~4회, 하루 10~20분씩 한낮에 햇볕을 쬐는 게 좋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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