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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로, 미술관으로, 스크린으로 간 오페라! 연극 ‘엠. 버터플라이’, 전시 ‘사랑의 묘약’, 스크린 속 ‘라 보엠’ 외, 뮤지컬 '사의찬미' 윤심덕 등

2017 오페라 인 시네마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 파국으로 치닫는 환상의 격돌 연극 ‘엠. 버터플라이’
메가박스의 메트 오페라 차이코프스키 ‘예브게니 오네긴’, 초연 120주년 푸치니 ‘라 보엠’
서울미술관 개관 5주년 기획전시 ‘사랑의 묘약-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뮤지컬 ‘사의찬미’ 속 윤심덕이 오페라 ‘카르멘’

입력 2017-10-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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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는 어렵다. 연극 ‘엠. 버터플라이’(엠. 버터플라이 M. Butterfly,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중 르네 갈리마르(김주헌·김도빈, 이하 관람배우·가나다 순)가 읊조리는 “얼굴 하얀 서양 성악가들이 노래만 불러댄다”는 오페라에 대한 대사는 대부분 사람들이 가진 편견을 반영하고 있다.

 

그 오페라가 다양한 변주를 통해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그 매체는 무대, 스크린, 미술관 등 다양하다. 오페라에 보다 쉽게 다가가는 연극 ‘엠. 버터플라이’, 스크린에서 만나는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 ‘예브게니 오네긴’ ‘라 보엠’ 등과 서울미술관 ‘사랑의 묘약-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전시회, 뮤지컬 ‘사의찬미’ 주인공 윤심덕의 오페라 ‘카르멘’ 후일담까지를 소개한다.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처럼! 파국으로 치닫는 환상의 격돌, 연극 ‘엠.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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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엠. 버터플라이’ 르네 갈리마리 김주헌(왼쪽)과 송릴링 장율(사진제공=연극열전)

앞서 언급한 ‘엠. 버터플라이’는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와 북경주재 프랑스 외교관 베르나르 브리스코(브리스코)·베이징 오페라단의 유명 경극배우 쉬 페이푸의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다. 

 

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 희곡으로 중국 주재 프랑스 대사관 직원 르네와 여장남자 송릴링(장율·오승훈)이 함께 했던 20여년을 따른다.

2012년 초연, 2013, 2015년에 이어 네 번째 시즌으로 창작진과 출연진을 새롭게 꾸려 개막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작가이자 작사가이며 ‘번지점프를 하다’ 작사, ‘카르멘’ 번역·작사에 참여했던 박천휴이 번역했고, ‘프라이드’ ‘어쩌면 해피엔딩’ ‘난쟁이들’ 등의 김동연 연출이 진두지휘했다.

르네 역에는 ‘왕위주장자들’의 김주헌과 ‘지구를 지켜라’ ‘모범생들’ ‘신과 함께-저승편’ 등의 김도빈, 송릴링에는 ‘프라이드’ ‘썬샤인의 전사들’ 등의 장율과 ‘렛미인’ ‘나쁜자석’ 등의 오승훈이 더블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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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엠. 버터플라이’. 송릴링 역의 오승훈(앞)과 르네 갈리마르 김도빈(사진제공=연극열전)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 ‘버터플라이’로만 송릴링을 대하며 파국으로 치닫는 르네, 그런 르네가 온전한 자신의 본모습으로도 사랑해줄 것이라는 판타지를 키웠던 송릴링의 첫 만남은 푸치니의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 공연에서였다.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의 초초상과 핑커튼에 빗댔지만 상반되는 설정과 인물들의 심리전이 흥미롭다. 송릴링이 무대에서 연기하는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와 르네가 환상 속에서 만들어낸 ‘버터플라이’가 동시에 표현되는가 하면 여전히 환상을 부여잡고 기모노를 입는 르네와 나비의 변태처럼 현실의 아르마니 수트를 입는 송릴링의 상반된 모습이 한 신에 담기는 등의 연출이 의미심장하다.


◇롯데시네마 ‘2017 오페라 인 시네마’, 스크린으로 보는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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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사진제공=롯데시네마)
연극 ‘엠. 버터플라이’ 속 지아코모 푸치니의 그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10월 4~11월 1일 매주 수·일요일 오후 7시, 10월 25일 제외)는 롯데시네마 ‘2017 오페라 인 시네마’에서 만날 수 있다.

영국 런던의 정통 로열오페라하우스 2016-2017 시즌 봄 작품으로 2017년 3월 20~4월 25일까지 공연됐던 실황을 담은 영상이다. 이는 로열오페라하우스 영상물의 국내 최초 공개다.

오페라 ‘잔다르크’의 콤비 모셰 라이저(Moshe Leiser)·파트리스 코리에(Patrice Caurier) 연출, 로얄 오페라하우스 음악감독이자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이며 피아니스트인 안토니오 파파노(Antonio Pappano) 지휘, 알바니아 출신의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Ermonela Jaho), 아르헨티나 테너 마르셀로 푸엔테(Marcelo Puente) 주연의 오페라다.

19세기 일본 나가사키의 게이샤 초초상(아르모넬라 야호)이 미국 해군중위 핑커톤(마르셀로 페엔테)을 만나면서 겪는 사랑과 배신 등을 다루고 있다.

두 사람이 첫날밤 함께 부르는 ‘사랑의 이중창’(Bimba Dagli Occhi Pieni Malia), 남편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초초상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어느 맑게 갠 날’(Un Beldo Vedremo), 핑커톤의 죄책감을 담은 솔로곡 ‘안녕, 꽃들의 피난처여’(Addio, Fiorito Asil), 죽음을 택하는 초초상의 ‘명예롭게 죽다’(Con Onor Muore) 등 유명 아리아를 만날 수 있다.


◇메가박스의 차이코프스키 ‘예브게니 오네긴’, 푸치니 ‘라 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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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사진제공=메가박스)

메가박스는 10월 7일부터 11월 3일까지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Eugene Onegin)을 단독 상영한다.

 

1883년 설립된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공연실황으로 러시아 사실주의 작가 푸쉬킨(Pushkin)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의 오페라다.

메가박스의 2017년 메트 오페라 중 8번째 작품으로 자유분방하고 오만하며 방탕한 도시 귀족 오네긴과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소녀 타치아나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다.

메트 오페라 2013-2014 시즌 버전으로 스코틀랜드 체임버 오케스트라 소속의 로빈 티치아티(Robin Ticciati) 지휘, 데보라 워너(Deborah Warner) 연출로 러시아의 유명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Anna Netrebko)가 타치아나, 러시아 출신의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Dmitri Hvorostovsky)가 오네긴을 연기했다.

JTBC의 남성 크로오버 4중창 결성 프로젝트 출연자 조민웅이 예선에서 선보인 ‘어디로 어디로 사라져 버렸나 내 청춘’(Kuda, Kuda, Kuda vi Udalilis)도 ‘예브게니 오네긴’의 유명 아리아 중 하나다.

연적 오네긴에게 결투를 신청한 그의 친구 블라디미르 렌스키가 사랑의 덧없음을 노래하는 곡으로 현재 상영 중인 ‘예브게니 오네긴’에서는 알렉세이 돌고프(Alexey Dolgov) 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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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라 보엠’.(사진제공=메가박스)

 

8일부터는 토리노 레지오 가극장(Teatro Regio Torino)의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La Bohem)을 상영한다. 앙리 뮈르제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을 바탕으로 꾸린 4막짜리 오페라로 초연 120주년 기념 공연의 실황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작된 젊은 아티스트들의 러브 스토리로 스페인 전위예술 그룹 라 푸라 델 바우스(La Fura dels Baus)의 알렉스 올레(Alex Olle)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지안드레아 노세다(Gianandrea Noseda)가 지휘했고 수놓는 시골출신 처녀 미미는 이리나 룽구(Irina Lungu), 시인 로돌포는 켈레보질 베송(Kelebogile Besong), 화가 마르첼로는 마시모 카발레티(Massimo Cavalletti)가 연기하고 한국인 바리톤 조병익이 음악가 쇼나르로 무대에 오른다.


로돌포의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 미미의 ‘내 이름은 미미’(Si, mi chiamano Mimi), 두 사람의 듀엣 ‘사랑스러운 아가씨’(O Soave Fanciulla) 등의 아리아를 만날 수 있다.

오페라 ‘라 보엠’은 뉴서울오페라단 주최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10월 6~7일)에서도 공연된다. 소프라노 유미숙이 미미, 테너 김도원이 로돌프 등으로 무대에 오르며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마에스타오페라합창단이 함께 한다.


◇네모리노와 아디나, 미술관 가다! 서울미술관 ‘사랑의 묘약-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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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의 개관 5주년 기념전시 ‘사랑의 묘약-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展(사진제공=서울미술관)
‘남몰래 흘리는 눈물’(Una Furtiva Lagrima)로 유명한 2막 구성의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은 이종예술과 접목돼 전시회로 관람객을 만난다.

서울미술관의 개관 5주년 기념전시 ‘사랑의 묘약-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展(이하 사랑의 묘약)은 영화 ‘러브 액추얼리’, 프랜시스 버넷의 동화 ‘비밀의 화원’ 등 이종 예술 콘텐츠와 접목했던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세 번째 기획전이다.

‘사랑의 묘약’은 타쿠 반나이, 밥 캐리, 신왕, 신단비이석예술 등 10개팀이 회화, 조각, 사진, 비디오아트 등으로 저마다의 ‘사랑’을 표현한다.

일상, 방황, 욕망, 공허, 집착, 신뢰, 고독, 용기, 희생, 기쁨이라는 10개의 키워드가 5개의 ‘네모리노의 방’, 4개의 ‘아디나의 방’ 그리고 1개의 ‘그들의 방’에 전시된다.

까막눈에 가진 것이라곤 없는데다 눈치도 없는 네모리노와 아름답고 도도한 지주 아디나의 발랄하고 순수한 사랑이야기다. 싸구려 와인이 ‘사랑의 묘약’이라는 사기꾼 둘카마라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 약을 사기 위해 자원입대를 하는 등 네모리노의 사랑은 눈물겹다 못해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어리석고 무모지만 순수한 네모리노의 사랑은 도도한 아디나의 마음을 움직여 해피엔딩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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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의 개관 5주년 기념전시 ‘사랑의 묘약-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展(사진제공=서울미술관)

 

영화에 등장하는 오페라 신을 모아둔 ‘뮤직룸’(Music Room)에서는 영화 ‘파리넬리’의 ‘울게하소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중 프란체스카가 요리를 하면서 듣는 ‘정결한 여신’, ‘셜록 홈즈’의 ‘돈죠반니’, ‘제5원소’의 ‘광란의 아리아’, ‘미션 임파서블’ 중 ‘투란도트’ 등 10곡의 아리아를 듣고 감상할 수 있다.

전시 마지막에는 헨델 오페라 ‘리날도’의 ‘울게하소서’,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그대의 찬손’, ‘마담 버터플라이’(나비부인)의 ‘어느 맑게 갠 날’, 로시니 오페라 ‘세비아의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 음성’ 등 유명들이 깔리는 ‘아리아의 방’이 펼쳐진다.


[뒷담화] 뮤지컬 ‘사의찬미’ 속 윤심덕이 오페라 ‘카르멘’을?
 

뮤지컬 사의찬미
뮤지컬 ‘사의찬미’. 왼쪽부터 사내 성두섭, 김우진 정동화, 윤심덕 최수진.(사진제공=네오프로덕션)

 

직접적으로 오페라 장면이 등장하진 않지만 뮤지컬 ‘사의찬미’(10월 29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등장인물 윤심덕의 일화도 흥미롭다. 윤심덕은 루마니아 작곡가 이온 이바노비치의 왈츠곡 ‘다뉴브강의 잔물결’(Donauwellen Walzer)에 가사를 붙인 ‘사의 찬미’로 유명한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다. 그는 성악가 뿐 아니라 민족계몽운동을 위해 조직된 토월회 소속으로 '동도' 등의 연극에서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8년 출간된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사건’에는 오페라 가수를 꿈꿨던 윤심덕이 오페라 ‘카르멘’ 주인공으로 출연했다고 밝히고 있다. ‘카르멘’은 프랑스 현대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Prosper Merimee)의 소설을 바탕으로 조르쥬 비제(Georges Bizet)가 꾸린 4막짜리 오페라다. 집시여인 카르멘과 시골 출신 병사인 호세, 투우사 토레아도르의 치명적인 러브 스캔들을 담고 있다. 책에 따르면 윤심덕의 약점이자 고민거리였던 연기력 문제로 ‘카르멘’은 흥행에 실패했다.

윤심덕은 연극배우의 길로 이끈 신극운동의 창시자이자 극작가 김우진에게 정신적 고통과 좌절을 토로하며 사랑을 키웠다. 시대에 대한 절망, 예술가로서의 고민, 인정받지 못한 사랑 등에 시달리던 두 사람은 ‘사의 찬미’ 녹음과 ‘산돼지’ 탈고 후인 1926년 8월 3일 부산행 연락선에 올라 4일 새벽 동반투신했다.

뮤지컬 ‘사의찬미’는 두 사람이 배에 올라 투신까지의 5시간을 따르는 작품이다. 김우진(정동화·고상호·이율)과 윤심덕(최수진·최연우·최유하) 그리고 둘 사이에 선 모호한 정체의 사내(최재웅·김종구·성두섭)가 이야기를 이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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