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사회 > 교육 · 행정

“개도국 기술봉사 통해 행복 찾았죠”

키르키즈스탄서 2년 기술봉사한 코리아텍 졸업생 류호재씨

입력 2017-10-07 15:51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코리아텍 류호재
류호재 씨가 2년간 키르키즈스탄에서의 봉사 활동을 마치고 모교인 코리아텍으로 돌아왔다.사진제공=코리아텍
“제가 선택한 일에 대한 후회나 대기업 등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들에 대한 부러움은 전혀 없습니다. 2년간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했기 때문이죠.”

코리아텍 졸업생 류호재씨(29세)의 말이다. 졸업 평점이 4.11이고 토익 점수는 940점. 전공수업이 가장 많은 3학년 2학기 때는 올 A+을 받기도 했다. 웬만한 대기업에 취업할역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는 2015년 가을 졸업과 동시에 키르키즈스탄으로 향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해외봉사단원으로 선발돼 꼬박 2년간 수도 비쉬켁에서 ‘94번 전문학교’란 전문학교에서 16~17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기기계과 교사로 일하고 최근 귀국했다. 수업이 없을 때는 교직원 대상 컴퓨터 수업이나 기술지원도 했다. 이외에 유목민 자녀들을 모아놓고 색종이 접기 등 교육봉사도 했다.

그에게 2년간은 ‘현실도피’가 아니었다. “고학년이 되면서 친구들처럼 대기업을 겨냥해 취업준비를 하는 게 남이 정해놓은 꿈을 쫓아가는 것 같아 불편했어요. 제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다 학교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발휘해 개도국 사람들에게 필요한 적정기술을 전달하고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목표로 삼게 됐죠.”

키르키즈스탄을 선택한 건 중앙아시아에 숨겨진 작은 나라여서 호기심이 생겼고, 자연환경이 아름답기 때문이기도 했다. 현지에 파견된 후 2개월 만에 러시아어를 통달하고 바로 기술교사로 활동했다.

그가 찾아간 학교 시설은 너무나 열악했다. 강의장은 폐기물 등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고, 강의는 칠판에 백묵으로 써야 했다. 학생들의 전기 등에 대한 기초지식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커리큘럼이라 할 것도 없을 정도로 학생들에 대한 교육 혜택은 없었죠,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코이카에 교육환경 개선을 신청, 2만 달러를 지원받아서 강의실습장을 새로 만들고 커리큘럼도 전면 보완했습니다.” 기획과 진행,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혼자 모든 걸 해낸 류호재씨의 노력 덕택에 ‘94번 전문학교’는 현지 방송에도 보도되는 등 ‘우수 학교’로 탈바꿈했다. 230명이던 전교생은 310명으로 늘어났고, 달라진 교육환경과 류씨의 열정에 학생들의 수업태도도 모범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2년간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모두 쏟아냄으로써 행복을 찾았다. “간단한 컴퓨터 사용법부터 인터넷활용, 문서작성법, 자전거 수리 등 평생 저의 능력을 발휘해 본적이 없습니다. 보람감이 무지 컸죠.”

그가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받은 보수는 한 달에 고작 58만원. 2년간 해봐야 1400만원도 안되는 돈이다. 하지만 그에겐 돈이 문제 되지 않는다. “키르키즈스탄에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아름답고 보람된 경험들을 많이 했기에 행복을 얻고 왔습니다.”고 말했다.

“코리아텍에서 풍부한 등록금과 다양한 해외연수의 혜택을 받고, 훌륭한 교수님들에게 전공뿐 아니라 좋은 인성을 갖추도록 가르침을 받은 점이 자랑스럽다”는 류씨는 당분간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쓰이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의 학습에 매진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코리아텍 교수진과 함께 에디오피아에 가서 직업학교의 교육 시스템 구축 등 내실화를 위해 활동할 계획이다. 그의 꿈의 방향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다,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UN과 같은 국제기구나 국제 NGO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데 헌신하고 싶습니다.”
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