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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편의점’ 시대 도래할까… 이마트 24 완전 무인점포 선봬

입력 2017-10-11 15:23 | 신문게재 2017-10-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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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시간대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마트24 성수백영점.(사진제공=이마트24)

 

편의점업계가 무인편의점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이마트24는 전국 4개 직영점에 무인편의점 시스템을 도입했다. 성수백영점과 장안메트로점은 심야시간대에만 무인으로 운영하며, 서울조선호텔점, 전주교대점은 24시간 완전 무인형태의 점포다. 매장관리, 재고관리를 위해 인근 관리자가 하루에 2번 점포를 방문하는 게 전부다. 고객은 신용카드 인식을 통해 점포에 입장해, 셀프 계산대에서 구매한 물건을 직접 결제하면 된다.

이에 앞서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에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스마트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점포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그룹의 미래 핵심 기술을 테스트하는 시범점포 개념이 컸다.

실제로 무인계산대 등 최첨단 ICT기술은 적용됐지만, 전반적인 매장 관리를 위한 근무자를 따로 두고 있어 엄밀한 의미의 무인편의점으로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7월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단순히 신기술을 도입해보는 테스트베드 수준에서 벗어나, 이젠 사업성 측면에서 무인점포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모양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영업시간이 길고 아르바이트 근로자 의존도가 높은 편의점 업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4시간 아르바이트 근로자가 근무하는 점포의 경우, 월수입이 현재 233만원에서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내년에는 135만원으로 42.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수익성 악화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편의점 업체들은 심야 무인시스템 통해 인건비 절감을 꾀하겠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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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 한 소비자가 정맥인증을 통해 매장 출입문을 통과하고 있다.(사진제공=코리아세븐)

 

이미 일본과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은 무인편의점 사업에서 한국보다 한 발 앞서가고 있다.

먼저 일본은 고령화 및 저출산으로 인한 절박한 구인난을 극복하기 위해 무인점포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븐&아이홀딩스와 패밀리마트 등 일본 편의점 5개사는 일본 경제산업성과 함께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점포에 무인계산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약 1000억개의 모든 상품에 전자태그(RFID)를 부착해야 하는데, RFID 가격은 개당 100원 수준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일본 편의점들이 정부와 손잡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RFID 기술 개발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제조사로 하여금 표준화된 RFID를 붙이도록 유도해, 무인시스템 보급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이미 무인편의점 상용화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현재 중국 전역에 시범 운영 중인 무인편의점 브랜드는 20개가 넘는다. 알리바바도 지난 7월 항저우에 알리페이를 활용한 무인편의점 ‘타오카페’를 선보였다.

인건비 상승에 따라 무인편의점의 매력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편의점도 결국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일본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비용 지원이 없는데다, 중국만큼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현실적인 제약도 큰 상황이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무인점포는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라면서도 “다만 시스템 효율과 비용문제 등 상용화를 위해선 아직 개선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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