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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호평과 혹평 사이 '마더!' 존재감

입력 2017-10-15 15:46 | 신문게재 2017-10-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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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문화부 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을 꼽으라면 단연 ‘마더!’다. 영화 ‘블랙스완’으로 한 여인의 광기를 예술적으로 그려냈던 대런 아로노브스키 감독의 신작이라는 사실을 뒤로하고 해외의 엇갈린 평가가 국내 영화팬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해외에서 먼저 개봉한 ‘마더!’의 평점은 호평과 혹평이 극단적인 대립을 이루고 있다. 누군가는 감독의 천재성을 극찬했고 일각에서는 지나친 상징과 자극적 연출이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화의 설명은 아주 간단하다. 평화로운 부부의 집에 이방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하지만 설명은 영화의 배경일 뿐 이야기는 깊은 바닥으로 파고든다. 아내 마더(제니퍼 로렌스)는 화재로 폐허가 된 건물을 직접 수리한다. 시를 쓰는 남편(하비에르 바르뎀)을 향한 마더의 존경과 사랑은 평화로운 보금자리를 향한 집착으로 이어진다. 이방인의 낯선 손길은 마더의 평정심을 흔든다. 남편이 시를 완성하면서 마더와 집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손님들이 들이닥친다.

이방인의 횡포는 점점 심해지고 마더의 광기는 최고조로 치달을 때 총알이 날아오고 폭탄이 터진다. 스릴러에서 전쟁으로 장르가 바뀐 착각이 들 때 영화는 앞서 보여줬던 상징의 의미를 조금씩 전달한다. 그건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온 근원에 대한 메시지이자 맹목적으로 믿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상영이 끝나도 관객들은 쉽게 자리를 일어서지 못했다. 영화가 주는 강한 잔상과 지금 본 것이 무엇인지, 혹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마더!’는 분명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엇갈림이 영화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해당 작품을 메인 섹션인 갈라프레젠테이션에 초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동민 문화부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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