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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괴롭히는 안면홍조, 소극적 이미지 줘 면접 악영향

가을 환절기 발생률 상승, 심하면 대인기피증 … 연고 효과 없으면 레이저치료

입력 2017-10-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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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이 안면홍조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원모 씨(28·여)는 시도때도 없이 빨개지는 얼굴 탓에 걱정이 한가득이다. 술을 마시거나 부끄러운 것도 아닌데 얼굴이 빨개져 얼마 전 본 면접시험에선 ‘원래 그렇게 쑥스러움이 많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처음엔 화장품이 문제라는 생각에 새 제품을 사용해봤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없던 기미까지 생겼다. 고민 끝에 피부과 병원을 찾은 결과 가을 환절기에 자주 발생하는 안면홍조라는 진단을 받았다.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는데 술 취한 것처럼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얼굴이 빨개져 내성적이거나 쑥스러움이 많은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이처럼 음주나 감정적 변화 없이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을 안면홍조증이라고 한다.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많고, 전체 환자 중 갱년기 중년여성의 비율이 높지만 최근엔 젊은 여성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엔 얼굴이 수시로 빨개지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안면홍조는 혈관의 수축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다. 혈관은 자연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수축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얼굴에 붉은 기가 오래 남게 된다. 가을 환절기에 이런 증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큰 일교차 때문이다. 쌀쌀한 외부에 머물다 갑자기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 피부혈관이 확장돼 얼굴이 붉어질 수 있다.



정확한 발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급격한 온도 변화, 음주, 긴장감이나 분노 등 감정 변화, 스테로이드연고 오·남용 등이 꼽힌다. 또 폐경기 여성의 60%가 여성호르몬 감소에 따른 안면홍조를 경험한다. 조기폐경 또는 수술로 난소를 제거하면 발생 시기가 빨라진다.



알코올은 대표적인 안면홍조 유발 성분이다. 알코올 자체가 피부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고, 알코올 대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도 원인이 된다. 당뇨병약, 항진균제, 항생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안면홍조 발생률이 높아진다. 고추·후추 속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 치즈·초콜릿·바나나에 든 혈관활성물질인 티라민 성분도 얼굴을 붉게 만든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증상이 미미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너무 자주 반복되면 자신감 없고 소극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고 심할 경우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피부 속 모세혈관이 확장돼 거미줄이나 나뭇가지처럼 얼굴 표면에 나타나거나, 구진이나 농포 같은 염증반응이 동반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피부과학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안면홍조 환자 수는 2014년 이후 최근 3년간 약 20%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안면홍조를 질환으로 인지하는 환자의 비율은 45%로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나머지는 민간요법이나 기능성화장품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연고 등 약물치료다. 하지만 환자가 임의로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 혈관벽이 얇아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연고를 발라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땐 혈관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안면홍조 치료엔 아이콘맥스G, 퍼펙타, 엑셀V 레이저가 사용된다.



이들 레이저는 다른 피부조직에 자극을 주지 않고 늘어진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므로 시술 후 별다른 불편 없이 안면홍조를 개선할 수 있다. 시술 후 즉시 화장해도 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활동량이 많은 직장인이나 학생에게 인기다. 체질이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4주 간격으로 3~5회 시술받으면 증상이 호전된다. 안면홍조의 원인이 스트레스라면 교감신경 자극을 억제하는 약과 항우울제를 처방하고 심리상담을 병행한다.



시술 후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생활리듬을 깨뜨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임이석 원장은 “치료 중이거나 치료가 끝난 뒤엔 맴고 뜨거운 음식, 술, 담배, 스트레스 등 피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소를 멀리해야 한다”며 “세수할 땐 손으로 얼굴을 세게 문지르지 말고, 보습크림을 틈틈이 발라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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