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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유리정원' 감독 신수원, "나무가 되고 싶은 소녀…'식물인간'에서 영감얻어"

[人더컬처]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 25일 개봉
신수원 감독 "전작 '마돈나' 촬영 때 식물인간 등장, 사람을 식물로 표현한 것에 마음 끌려'
영화의 시작과 끝이 되는 나무와 숲은 CG아냐, 여러 곳 헌팅 다니며 최적의 장소 찾아

입력 2017-10-25 07:00 | 신문게재 2017-10-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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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원 감독 인터뷰
영화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 (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21일 폐막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먼저 선 보인 ‘유리정원’은 25일 정식 개봉했다. 영화는 홀로 숲속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여인 재연(문근영)에 대한 이야기다. 우연히 재연의 존재를 알게 된 소설가 지훈(김태훈)은 그녀의 삶을 글로 쓴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재연이 오랫동안 감춰왔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도입 부분 ‘그녀는 나무에서 태어났다’는 지훈의 내레이션부터 호기심을 끈다.

감독은 주인공 재연의 믿음에 따라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해야 했다. 나무 하나하나의 이미지를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영상에 담았고 재연의 심리 상태에 따라 변하는 숲의 이미지를 포착했다. 이야기를 향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이내 공간의 신비로움에 매료되는 이유다. 이야기의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은 경남 창녕 우포늪 부근이다.  

 

신수원 감독 인터뷰
영화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 (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KTX 매거진에서 우포늪을 본 기억이 떠올라 그곳에 헌팅을 갔어요. 그런데 관광지처럼 조성된 곳이라 인공적인 느낌이 강했죠. 실망하고 다른 곳을 찾았지만 우포늪만 한 곳이 없는 거예요. 그러던 차에 우포늪 인근, 지금 영화의 배경이 된, 사람의 발길이 뜸한 숲을 찾았죠. 사실 그곳은 발이 푹푹 빠지고 비가 오면 촬영이 힘든 곳이었어요. 그래도 그 공간이 주는 매력을 포기할 수 없었죠. 매일 비가 안 오길 기도하며 촬영했던 기억이 나요.”


영화 속 대부분 나무와 숲은 실제지만 딱 하나, 재연이 의지하는 커다란 고목은 제작된 것이다. 2미터짜리 실체와 닮은 모형을 만들고 나머지를 컴퓨터그래픽(CG)으로 채웠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최대한 CG를 안 쓰고 싶었다”며 “일부러 고목도 최대한 모형으로 만들고 CG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재연이 현재 있는 숲과 과거의 그녀가 있던 도심을 오간다. ‘초록’을 담아야 하는 제작 여건상 숲 촬영을 먼저 하고 도심으로 넘어갔다. 아직 앳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문근영의 캐스팅은 적절했다. 문근영은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대로 타인의 욕망에 이끌려가는 재연의 순수함을 훌륭히 묘사했다. 삶의 마지막 저항 점이 무너졌을 때 드러나는 광기는 그런 순수함이 일그러지면서 더욱 효과적으로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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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리정원’ (사진 제공=리틀빅픽쳐스)

 

“(문)근영씨에게 처음 시나리오를 줄 때 그동안 쌓인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담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본인도 좋아했죠. 일단 근영씨는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어요. 재연이 눈이나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녀라면 그것도 훌륭히 소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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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리정원’ (사진 제공=리틀빅픽처스)

 

영화의 주인공은 재연이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인물은 소설가 지훈이다. 지훈을 연기한 배우 김태훈은 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요구를 받아들여 일부러 체중을 늘렸다. 김태훈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미션은 얼굴 경련이었다.

“각 배우에게 하나씩 미션을 줬어요. 근영씨는 다리를 저는 연기를 해야 했고 태훈씨는 스트레스로 인한 얼굴 경련을 표현해야 했죠. 특히 경련이 많이 힘들었는데 태훈씨가 연습을 많이 해왔어요. 찍기 전에도 거울 보고 연습하고 촬영했죠. 영화는 결국 소설가가 바라보는 여자의 이야기에요. 영화라는 매체지만 약간 문학 소설을 보는 느낌으로 본다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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