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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강원도 영월 정취에 취하다… 도심을 벗어난 힐링 여행기

입력 2017-12-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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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연말, 도시를 뒤로 하고 강원도 영월로 떠나보았다. 서울에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영월은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빚어온 풍경이 인사를 건네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 번 들른 사람은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영월에서 마주친 명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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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사자산에 위치한 법흥사는 통일신라말기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에 속한다. ‘온갖 번뇌와 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을 일컫는 적멸보궁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정골사리를 봉안한 곳이다. 법흥 계곡과 사시사철 울창한 소나무, 전나무 군락이 이루는 장관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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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녕사지 징효대사탑비

보물 612호로 지정된 흥녕사지 징효대사탑비도 볼만하다. 거북 모양의 귀부 조각은 익살스러우면서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다. 섬세하게 표현한 발가락과 귀갑문장식 등의 디테일이 묵직한 조형미를 담아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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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강 요선암

고요하게 흐르는 주천강 위로 드문드문 보이는 요선암 역시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진풍경이다. 천연기념물 제543호로 지정된 이곳은 화강암반 위로 난 돌개구멍을 볼 수 있는 이색 여행스팟이다. 돌개구멍은 ‘속이 깊고 둥근 항아리 구멍’이라는 의미로 물길에 의해 자갈이 오목한 기반암에 들어가 마모시키는 과정 중에 발생한다고 한다.

강기슭 반석의 '요선암'이라는 글씨는 조선시대 시인이자 서예가인 양봉래 선생이 새겼다고 전해져 온다. 평창군수 시절 선녀들과 이곳을 노닐다 경관에 취한 양 선생이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라는 뜻인 이름을 붙여놓았다는 것이다.

오솔길을 따라 올라간 정자 요선정에서 요선암과 물안개가 낀 주천강 줄기를 내려다보노라면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했을 선조들의 마음에 백 번 공감하게 된다. 억겁의 세월이 조각해놓은 자연의 신비 속에서 힐링하고 싶다면 들러볼 만한 숨은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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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다하누프라자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는 맛집 탐방이다. 섶다리 인근에 위치한 영월다하누촌 다하누프라자는 한우를 고른 후 바로 구워먹을 수 있는 정육식당이다. 한우농가에 방문해 선별한 소를 직접 도축한 뒤 판매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양질의 한우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여름에는 인근 계곡이나 캠핑장에 방문한 사람들이 바비큐용 고기를 자주 사가는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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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주천면 섶다리

판운1리와 미다리마을을 잇는 영월 섶다리는 푸른 솔가지와 엮음대로 매년 늦가을에 설치해 이듬해 봄까지 사용한다. 효율, 편리성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옛 전통대로 나무를 다듬어 기둥을 세우고 흙으로 마무리하는 수고스러운 행위에서 우리는 무엇을 엿볼 수 있을까.
 
초겨울의 영월 섶다리는 솔가지와 엮음대, 기둥으로 세운 나무가 말라가며 황금빛을 띄기 시작했다. 사실 섶다리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멋이 극에 달하는 시기는 겨울이다. 눈으로 뒤덮인 주천면 판운리 섶다리는 수묵화처럼 고즈넉한 정취가 그득하다.

영월 섶다리는 과거 이 지역 청춘남녀가 꼭 들렀던 데이트코스로 알려졌다. 걸을 때마다 울렁거리는 섶다리를 앞에 두고 어떤 이는 무섭다며 떨고, 어떤 이는 재밌다고 깔깔대는 모습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꽤나 볼만한 구경거리였으리라. 이번 겨울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섶다리를 밟으며 새해 소망을 빌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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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스캇 메타세콰이아길
 
존재 자체로 절경인 보보스캇 메타세쿼이아길은 기다란 나무가 즐비한 숲이다. 워낙 아름답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셔터를 눌러도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길 정도다.

메타세쿼이아 숲의 진정한 매력은 계절감에 있다. 35M까지 자라는 메타세쿼이아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여름에는 초록빛과 우거진 녹음의 향연을, 가을에는 형형색색 수려한 단풍을, 겨울에는 눈으로 뒤덮인 설경을 이뤄 다양한 여행객에게 사랑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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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다리가 과거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였다면 메타세콰이아길은 최근 영월에 방문하는 커플들의 핫한 데이트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여행을 추억할만한 사진을 찍기 좋은 포토스팟이 넘치는데다가 로맨틱한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진도 좋지만 곧게 뻗은 길을 가만히 산책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도심을 떠나온 이곳 영월에서 렌즈만 쳐다보기에는 놓치기 쉬운 것들이 너무도 많다. 숲에서 나는 향기, 함께 온 사람의 웃음소리, 나눠먹은 군것질의 맛…. 온 감각을 동원해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당신에게 필요한 힐링일지 모른다.

유원석 기자  mapzzz@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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