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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군산공장’ 폐쇄까지 왔나…“GM 향후 구조조정 어떻게”

입력 2018-02-13 16:45 | 신문게재 2018-02-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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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면_국내공장가동현황

 

13일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셧다운을 공식화하면서 GM의 속내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국지엠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군산공장을 폐쇄한다고 하지만 한국 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결국 한국에서의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국지엠 위기는 지난 2013년 GM 브랜드인 쉐보레 유럽 철수로 촉발됐다. 유럽 수출물량의 생산을 도맡았던 군산공장은 이후 공장 가동률이 20%대로 주저 앉았고, 이후 한국지엠은 2014~2016년 3년간 누적 당기순손실이 약 2조원까지 누적됐다. 지난해의 경우 손실액이 60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한국지엠 노조는 꾸준히 군산공장 폐쇄와 한국 철수설에 대해 우려했다. 그러나 GM이 한국지엠을 위해 추진하는 다양한 전략사업이 대부분 실패로 끝났고, 특히 신차를 출시하며 국내 경쟁모델보다 100만~200만원 더 높게 가격을 출시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는 정책을 지속해 내수 판매율까지 곤두박질 쳤다.

여기에 쉐보레 유럽 철수 이후 대체 수출국을 찾지 않고, 판매율이 높은 인기 신차 생산 배정 등을 미뤄온 점도 노조가 GM이 한국사업을 접으려는 속셈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구심을 품게 했다. 대형세단에 속하는 ‘임팔라’를 미국에서 직접 들여오면서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도 물량 공급을 제때 하지 않아 상당수 소비자가 이탈하는 가 하면 중형 SUV에 속하는 ‘캡티바’와 ‘올란도’ 등의 차량이 모델 노후화로 판매율이 곤두박칠 치고 있는데도, 대체 모델을 투입하지 않는 것도 경영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면서도 GM은 한국지엠의 인건비가 너무 높아 생산효율이 떨어진다며 매년 임금교섭 때마다 노조를 압박하는 등 마치 한국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면 손해를 본다는 식의 여론몰이에 집중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결국 GM은 ‘군산공장 폐쇄’ 조치를 강행하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노조, 정치권 등은 향후 GM이 어떤 구조조정 행보를 보일지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특히 GM이 이날 입장문 발표를 통해 “2월 말까지 이해 관계자들과의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두고 업계에서는 인천과 창원, 보령 생산공장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이나 완전 철수를 시사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의미로는 2월 말까지 한국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한국지엠을 위한 신차 배정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GM이 각국 사업장 신차 생산 물량을 2월 말에서 3월 초에 한다”며 “현재 미국에서 바로 들여오기로 예정된 중형SUV 에퀴녹스나 또 다른 신차 등의 한국 공장 생산 배정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전철수를 언급한 것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일단 한국지엠 부평 본사와 전체 공장 1만7000여명의 근로자는 물론 협력사와 가족까지 30만여명에게 고용불안을 안길 수 있고, 해당 생산공장이 있는 인천과 충남 보령, 전북 군산, 경남 창원 등의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력까지 감안하면 국가 전체에 미칠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GM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동안 기업의 문제로 한발 물러나 있던 정부와 산업은행, 정치권의 발등에도 불똥이 떨어진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단 GM은 2조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17.02% 지분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을 통해 약 5000억원 상당의 자금 투자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에는 한국지엠 자금 대출 허용 및 세금감면을 요구한 상태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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