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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OK, '덕구' 이순재 "중요한 건 내가 연기를 한다는 것"

배우 이순재, 시나리오에 반해 노개런티로 영화에 참여
영화는 세상을 떠나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사랑을 그려
이순재 "돈보다 연기를 할 수 있는 무대가 중요해, 영화는 내가 90% 책임지는 주연"

입력 2018-03-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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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하는 이순재<YONHAP NO-3196>
배우 이순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덕구’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중요한 건 내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돈은 상관없어요.”

영화 ‘덕구’는 배우 이순재의 노개런티 출연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 홀로 남겨질 아이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아역과 호흡을 맞춘 이순재는 본인의 연기 철학을 언급하며 노개런티 출연 이유를 밝혔다.

14일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덕구’ 제작보고회에서 이순재는 “우리 또래가 장르의 주연을 맡는 건 어려운 일이다. ‘덕구’는 모처럼 내가 90%를 책임지는 작품이니 더 볼 것도 없었다. 마침 시나리오도 나와 잘 맞아서 조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자는 돈을 많이 받고 성공하는 것과 열심히 해서 작품을 살리는 데 보람을 느끼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수입을 생각했다면 내가 연극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내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순재-정지훈, 다정한 포옹<YONHAP NO-3180>
배우 이순재(오른쪽)와 정지훈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덕구’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이날 이순재의 62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공개된 영상에는 지난 1956년 영화 ‘지평선 넘어’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이어온 그의 연기 세월이 이준익 감독의 내레이션으로 소개됐다.

이순재는 “아마 ‘덕구’가 마지막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도 그렇고 우리 나이 배우는 조연을 한다. 늙은이 시트콤이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드라마나 영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역 덕구 역은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고물상 집 손자로 출연한 배우 정지훈이 맡았다. 이변 영화에선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류했다.

정지훈은 이순재에 대해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나중에는 실제 할아버지와 같았다며 친근했던 촬영 현장을 소개했다.

정지훈은 “할아버지와 이별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 정말 할아버지 같았고 이제 다시는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한번은 선생님과 갈비탕을 먹었다. 그때 학교 이야기를 물어보며 말을 걸어주시는데 그때 ‘정말 우리 할아버지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순재는 정지훈의 연기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극 중 아역의 분량이 많아서 누가 될지 궁금했다. 지훈이는 놀랄 정도로 잘했다. 간혹 아역이 너무 잘하면 가공된 것 같아 징그러워 보일 수도 있는데 지훈이는 천진한 면을 잘 지켰다. 아역 캐스팅은 성공적”이라고 평했다.

영화 '덕구' 파이팅
영화 ‘덕구’의 방수인 감독(왼쪽부터), 정지훈, 이순재(연합)
직접 각본을 쓴 방수인 감독은 8년 동안 ‘덕구’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처음부터 이순재를 염두하고 집필 작업이 이뤄졌다. 감독은 “덕구 할아버지는 단순한 노인이 아닌 세월의 풍파를 한 몸에 받은 고집스런 인물이다. 처음부터 이순재 선생님을 염두에 뒀는데 바로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역에 대해선 “지훈이는 오디션 첫날 본 아이로 그때부터 눈에 띄었다. 암기를 하는 또래 연기자에 비해 지훈이는 자기만의 것으로 대사를 소화했다”고 칭찬했다. 영화 ‘덕구’는 다음 달 5일 개봉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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