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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ZKW 인수' LG, '통큰 투자' 삼성과 닮은꼴로 '제2 전성기'

두 기업, 최근 자동차 전장사업 등 미래 먹거리에 대규모 투자 '평행이론'

입력 2018-04-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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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최근 반도체와 자동차 전장 사업 등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과 함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삼성전자 사진=연합, LG=브릿지경제DB)

 

“투자가 답이다.”

LG그룹의 오스트리아 자동차 전장부품사 ZKW 인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배경에 구본무 회장의 ‘통 큰’ 투자가 비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LG그룹은 최근 반도체와 자동차 전장 사업 등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삼성과 ‘닮은 꼴’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 ZKW 인수하나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ZKW’ 인수가 막바지 단계다. 매입 가격은 우리돈 1조4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 안팎에선 LG가 빠르면 오는 26일, 늦어도 다음달 초순 안으로 이사회를 열어 인수를 의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안팎에선 LG가 지난해 매출이 1조6000억원으로 BMW, 벤츠 포함 23개사 고객을 보유한 업계 3위의 자동차 전장 사업체를 인수한 배경으로 구본무 회장의 ‘통 큰’ 투자를 비결로 꼽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5440억원을 투자하는 등 매년 4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해오고 있다. 그 결과 VC사업부 직원 규모는 작년말 4607명으로, 2015년 1분기(2381명)와 비교하면 2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지난해 8월, 미국 미시간주에 전기차 부품 공장을 새로 만든 데 이어 ZKW 인수를 위해 1조원 가량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이번에 LG가 ZKW를 최종 인수할 경우 지난 2013년 국내 업계 최초로 LG전자 내에 VC 사업본부를 설립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자동차 전장 사업의 ‘리더’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을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LG는 자동차 전장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구본준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기며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는 지난 1959년 라디오를 시작으로 냉장고(1965년), 흑백TV(1966년), 에어컨(1968년), 세탁기(1969년), CDMA폰(1996년), 완전평면TV(1998년) 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선도기업’이라는 자조심이 근간이 되고 있다. LG는 지난해 창립 70주년을 기점으로 3세 구본무 회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십 카드를 꺼내 들고 자동차 전장사업 등 신사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1995년 재계 주요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3세 경영을 연 LG그룹과 구 회장이 기존 가전 등 전자사업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도 전통인 ‘선도경영’으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같은 LG의 재도약 비결은 ‘투자’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규모를 전년보다 41.6% 늘린 3조2823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1위인 삼성그룹(29조1308억원)에 이은 2위로, 재계 순위가 높은 SK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을 앞질렀다. 또 R&D 투자비는 1위 삼성전자(16조8032억원)에 이어 LG전자가 4조338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역시 현대자동차(2조4995억원)와 SK하이닉스(2조4870억원)를 능가하는 규모이다. 이를 통해 LG그룹은 최근 LG전자 등의 기업가치 제고와 함께 신성장 동력인 자동차 전장사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수직계열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올 1분기에 35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명가’의 저력을 회복 중이고,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최근 발표한 ‘2018년 기업평판지수’에서 지난 2016년 41위(75.32점)에서 작년에는 100위 밖으로 밀려났으나 올해에는 애플과 구글 등을 제치고 25위로 순위가 급등했다. LG 관계자는 “앞으로 활발한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과 육성을 위해 M&A에 적극 나서 선도경영을 확실히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2의 하만’ 찾는 삼성전자

삼성그룹도 2014년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방식 등을 쇄신하고 실적을 견인하며 ‘제2의 중흥기’를 써가고 있다. 실제로 삼성의 지난해 투자액은 29조1308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3조8251억원(90.3%)이나 급증했고, 57개 전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9%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 실적호조 등에 힘입어 설비투자 규모를 13조2766억원(100.5%)이나 늘렸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3366억원(200.2%) 늘렸다. R&D 투자비 역시 삼성전자는 16조8032억원을 투자하며 유일하게 10조원을 넘겼다.

삼성은 지난 2010년 5월 자동차 전장사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바이오, 헬스케어와 함께 지목한 이후 지난 2016년 하만 인수를 기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고 있다.

IAM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7만5596건(1월 1일 기준)의 유효 미국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또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이 최근 발표한 ‘2017년 세계 10대 반도체 업체 순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인 620억3100만달러(한화 약 66조원)를 기록해 인텔과 SK하이닉스 등을 제치고 시장 1위에 올랐다. 이는 1974년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해 1988년 처음으로 흑자를 낸 이후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지난 2012년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주변의 만류에도 9조7000억원에 이어 2014년 평택공장에 15조6000억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결과다.

이에 삼성은 자동차 전장 사업과 관련 핵심 계열사인 하만을 중심으로 커넥티드카 등 스마트카 사업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AI센터를 신설하는 한편, 사업전략 TF팀을 만들어 유망 기업 발굴 등을 전담케 하는 등 M&A 조직역량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내 AI(인공지능) 관련 업체 인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해 자동차 전장 사업과 디지털 헬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SW)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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