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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 최정원·아이비, ‘이상한 재능?’ 안재욱·박칼린·김지우, ‘오랜만에’ 남경주의 뮤지컬 ‘시카고’

팝 포시 스타일 재즈댄스에 실린 1920년대 시카고 사회상 반영한 뮤지컬 '시카고'
최정원·박칼린, 아이비·김지우, 안재욱·남경주, 김영주·김경선 등 출연
'All That Jazz' 'All I Care About' 'Roxie' 'We Both Reached For the Gun' 'Nowadays' 'Hot Honey Rag' 시연

입력 2018-05-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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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에 참석한 배우들. 왼쪽부터 마마 모튼 김경선, 빌리 플린 안재욱, 벨마 켈리 최정원, 록시 하트 아이비·김지우, 벨마 켈리 박칼린, 빌리 플린 남경주, 마마 모튼 김영주(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저도 몰랐던 이상한 재능을 끄집어 내주셨어요. 그간 이끄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맞춰주는 배역, 이 사이즈가 나한테는 맞는구나 중요한 잣대를 발견한 것 같습니다.”

29일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시카고’(8월 5일까지) 프레스콜에서 빌리 플린 역에 새로 합류한 안재욱은 이렇게 말했다. 

 

박칼린의 오프닝 넘버 ‘올댓재즈’(All That Jazz), 안재욱의 ‘올 아이 케어 어바웃’(All I Care About), 김지우의 ‘록시’(Roxie), 아이비·남경주·김영주의 ‘위 보스 리치드 포 더 건’(We Both Reached For the Gun), 아이비의 ‘나우어데이즈’(Nowadays), 최정원·김지우의 ‘핫 허니 래그’(Hot Honey Rag)를 시연한 배우들이 한 목소리로 전하는 2018년 ‘시카고’의 매력은 신구조화 그리고 오랜만에 돌아온 캐스팅이다.  

 

2018 뮤지컬 시카고_포스터_최종
뮤지컬 ‘시카고’(사진제공=신시컴퍼니)
2000년 초연부터 록시 하트, 2007년부터 벨마 켈리로 무대에 오른 최정원, 2012년부터 네 번째 록시 하트로 분하고 있는 아이비, 초연부터 마마 모튼 김경선을 비롯해 새로 합류한 안재욱·박칼린·김지우 그리고 6년·18년만에 돌아온 남경주·김영주가 한 자리에 모였다.

더불어 초연부터 앙상블로 활약했던 차정현이 오디션을 통해 록시의 남편 에이모스로 무대에 올라 ‘미스터 셀로판’을 선사한다.


◇관록의 올드맨! ‘댄싱머신’ 최정원, 최다 록시 아이비, 초연부터 마마 김경선

14번의 모든 ‘시카고’를 함께 한 최정원은 “얼마나 오래했나 보다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이해의 폭이 넓어지니 작품이 조금씩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록시로 살던 2000년엔 멋모르고 좋아서 했어요. (벨마 켈리로 무대에 오른) 2007년부터는 녹록치 않았어요. 이번에 더블 캐스트들를 만나면서 반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곧 1000회 공연인데 제가 500회 이상을 했을 거예요. 단 한번도 같은 느낌으로 연기나 공연을 하지 않았어요. (오프닝 넘버 ‘올댓재즈’ 첫 장면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서부터 심장이 밖으로 떨어질 만큼 떨려요.”

이어 “원래는 저혈압인데 ‘시카고’에서만 고혈압”이라고 덧붙인 최정원은 “5년 동안 원 캐스트다 보니 객석에 앉아서 관람을 한 적이 없다가 이번에 처음 봤다. 부족한 면, 몰랐던 모습 등을 발견하면서 좋은 시작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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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에서 ‘Hot Honey Rag’를 시연 중인 벨마 켈리 최정원(왼쪽)과 록시 하트 김지우 (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올해로 4번째 록시로 무대에 오르는 아이비 역시 “그간 ‘시카고’를 못봤는데 더블 캐스트 배우들 공연을 보면서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록시의 극 중 대사처럼 제 의지와 상관없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고 말문을 연 김경선은 “두렵거나 싫기 보다는 나이를 먹어서도 ‘시카고’를 하게 돼 기쁘다. 농익은 마마를 보여드리겠다”며 “모든 배역에 새 배우가 합류한 적은 처음이다. 새 에너지와 오래된 배우들의 노련함이 섞여 특별한 ‘시카고’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에너지! 이상한 재능 발견한 안재욱, 마냥 재밌는 박칼린, 꿈의 무대 김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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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에서 ‘All I Care About’를 시연 중인 빌리 플린 안재욱(위)과 ‘All That Jazz’를 선보이는 벨마 켈리 박칼린 (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뮤지컬 ‘시카고’를 당연히 알고는 있었지만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작품이었어요. 춤과는 거리가 멀다는 선입견이 있었죠. 처음 ‘시카고’를 하자고 했을 때 ‘저한테 왜 이러세요’할 정도였으니까요. 미국 연출, 안무가 등이 제 몸 속에 있던 이상한 재능을 끄집어 내주려고 했어요. 춤 추는 그림에 저를 끼워맞추는 게 아니라 제가 하는 걸 보고 어울릴법한 빌리의 제스처를 찾아주려 애쓰셨죠.”

영상오디션만으로도 극찬을 받았다고 알려진 새 빌리 플린 안재욱은 이렇게 말하며 “그렇게 오픈 마인드로 다가와 주시니 열심히 안할 수 없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매일 아침 몸을 풀기 위한 웜업에 모두 참석한 ‘시카고’ 사상 첫 배우이기도 하다.

“옆으로 걷는 것만 2주를 연습했어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제가 신나서 달려들고 연습실에 오게 해주셨어요. 학창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죠. ‘시카고’에 참여하면서 느낀 매력은 ‘앙상블’이라는 단어가 무색할만치 전 출연진, 배역이 하나되는 에너지가 크다는 겁니다. 누가 노래하면 지켜보게 되고 잘하면 박수쳐주고 다치지 않는지 살피고…하나의 묶음에 적합한 작품이죠.”

이어 “공연 초반임에도 벌써 인생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앞서 공연한 배우들의 명예에 누되지 않고 전세계 수많은 빌리 플린 중 어떤 평가를 받을까 자극을 받고 있다”며 “평가 결과 제일 잘한다고 하더라”고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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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빌리 플린 역의 남경주(왼쪽)와 안재욱(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최정원은 안재욱이 말하는 ‘이상한 재능’에 대해 “몸을 잘 못쓴다고 했는데 몸으로 말을 하며 밥 포시 대사를 증폭시켜서 할 수 있는 배우”라며 “워낙 연기가 탄탄하니 오히려 몸을 굉장히 잘 쓰는 것처럼 보인다. 웜업으로 브라질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데 절대 못추지 않는다”고 평했다.

“빌리 플린은 이런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했던 부분을 완벽하게 잘해주고 있어요. 빌리 두분(안재욱·남경주)께서 ‘시카고’를 업그레이드해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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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벨라 켈리 역의 박칼린(왼쪽)과 최정원(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부르는 사람도, 본인 스스로도 ‘배우’라는 호칭 아직은 낯선 박칼린은 ‘시카고’의 번역가이자 음악감독으로 활약하다 올해 벨마 켈리로 합류했다.

“오래 전부터 (지휘자로) 등만 들리고 있었고 어깨 너머로 벨마 켈리 역을 지켜보면서 대본, 가사, 음악은 다 알고 있었어요. 춤이라는 육체적 노동과 재미를 50이 넘어 경험하고 있죠. 춤은 내 몸에 없다 생각했는데 전화 한통에 오디션도 열심히 보고 미쳤던 것 같아요.”

이렇게 캐스팅 당시를 전한 박칼린은 ‘시카고’에 대해 “세련되고 시크한 ‘시카고’ 본연의 모습을 찾은 것 같다”며 “스태프들, 앙상블 배우들에게 많은 힘을 받으며 재밌게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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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록시 아트 역의 아이비(왼쪽)와 김지우(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연출님의 디렉션이 재밌어요. 양쪽(연출, 배우)을 다 해봐서 배우가 말을 안듣는 게 얼마나 화나는지 알기 때문에 멍청할 정도로 시키는 대로 하고 있어요. 노트(연출이 배우에게 전하는 수정사항, 당부 등)가 없으면 오히려 섭섭해요.”

아이비는 박칼린에 대해 “저에겐 선생님이셨는데 제일 먼저 연습실에 나와 제일 늦게까지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하시는 걸 보고 너무 감동받았다”며 “벨마는 대한민국 최고의 ‘댄싱머신’ 최정원 선배가 하던 역할이라 심적 부담이 크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견한 느낌 같은,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시카고’ 출연으로 꿈을 이뤘다는 김지우는 “벌써 4회차를 했는데 매일매일이 너무 아깝다”며 “순간순간이 소중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만의 귀환! 쿠바 구딩 주니어의 라이벌? 남경주, 에너지 넘치는 마마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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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에서 ‘We Both Reached For the Gun’을 시연 중인 록시 하트 아이비(가운데 왼쪽)와 빌리 플린 남경주(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예전에는 해외 오리지널 재현에 대한 주문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이번 시즌엔 우리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배려하시며 해석의 여지를 주셨죠.”

2012년까지 빌리 플린으로 분했다 6년만에 돌아온 남경주는 이렇게 전하며 “안재욱씨 다음으로는 제가 잘하지 않나 생각했다”며 “현재 영국에서는 쿠바 구딩 주니어가 빌리 플린을 연기 중인데 라이벌 의식을 좀 느낀다. 그에 견줄 수 있는 빌리 플린이 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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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에서 ‘록시’(Roxie)를 시연 중인 김지우(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감회가 새롭다는 게 이런 건가 싶어요. 20대 마마도 열심히 했지만 돌이켜 보면 귀여운 마마가 아니었나 싶어요. 마흔이 넘은 지금은 좀더 잘 해낼 수 있겠다 생각해요. 에너지 있는 마마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초연에서 마마 모튼으로 출연했다 18년만에 같은 배역으로 돌아온 김영주는 이렇게 귀환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이어 “묘한 매력을 주는 ‘시카고’, 놓치지 싶지 않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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