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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축구는 수비, IT는 소프트웨어

입력 2018-06-27 15:31 | 신문게재 2018-06-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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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천 카이스트 교수

월드컵 축구 열기가 뜨겁다. 여느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1승을 올리는 일이 이토록 힘들 줄은 몰랐다. 축구의 기본은 무엇인가. 수비다. 우선 상대팀으로부터 골을 먹지 말아야 한다. 특히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수비 동작은 매우 정교해야 한다. 과감한 태클이 필수라면 부딪혀 넘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공에 우리 수비수 발이 먼저 닿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반칙 선언과 더불어 페널티 킥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수비수가 순간적으로 판단하기에 자기 발이 공에 먼저 닿지 못할 상황에서는 절대 태클에 들어가면 안된다. 이게 기본이다. 페널티 박스 내에서 수비할 때 또 하나의 기본은 팔을 위로 드는 일은 금물이다. 팔에 공이 맞는 순간 페널티 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비의 기본을 한국 축구는 1차전에서, 또 2차전에서도 보여주었다. 방어하는 열의는 좋았지만 수비의 기본에서 벗어난 경우였다. 이런 식으로 선제골을 상대방에게 바친 경우에는 공격진의 전의가 상실되어 경기종료시까지 힘들어진다. 어처구니없는 골을 만회하기 위해서 두 골을 연달아 성공시킬 엄두가 나질 않기 때문이다.


사실 기본이란 무엇인가를 따져보는 이런 류의 이야기는 축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슈퍼컴퓨터 현황에 대한 논의에서도 과연 기본을 알고나 하는 이야기인지 걱정될 때가 있다. 내용인즉 세계 500위 내에 드는 슈퍼컴퓨터 중에 중국 것이 200여대, 미국 것은 100여대에 이르건만 한국은 단 2대뿐이라는 언론보도다. 사안이 IT라면 단순히 컴퓨터 대수로만 계산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두 대라고 것이 실상은 모두 미국산으로서 우리는 그냥 수입해 온 것뿐이다. 애초 우리가 개발해서 제작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미국 보유 분 전부, 그리고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슈퍼컴퓨터의 대부분은 미국산인지라 중국도 대수만 많을 뿐이지 컴퓨터 제작능력에서는 뒤처지는 형국인 것이다.

그렇다면 컴퓨터의 기본은 무엇이던가. 그것은 운영체계(OS)다. 컴퓨터를 움직이게 하는 소프트웨어 엔진이기 때문이다. OS 없이 컴퓨터가 작동되는 일을 상상이나 하겠는가. 누구나 컴퓨터를 작동시킬 때 전원버튼을 누르는 순간 OS는 “예, 알겠어요” 하고 초기 화면 띄울 때까지 분주히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이렇기에 OS 없이는 컴퓨터를 쓸 길은 없는 것이다. OS는 축구로 말하면 최종 수비수로서 상대방의 어떤 공격으로부터도 “누구든 와봐, 내가 다 막아내고 말테니…”라는 자세로 방어서비스 태세를 갖추는 존재다.

기본에서 벗어났다는 말의 핵심이 무엇이냐 하면 이런 소프트웨어엔진 제작능력은 완전히 도외시하고 컴퓨터 대수로만 접근해서 보도하다 보면 일반인들은 결국 대수를 늘리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하고 말 것이다. 컴퓨터 대수를 논하기 전에 한국 소스로 컴퓨터를 온전히 제작해 낼 역량이 존재하는 것인지, 즉 자체 제작 완성도 면에서 어느 수준까지 와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단지 슈퍼컴퓨터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컴퓨터제작 역량을 면밀히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IT에 얽힌 진실, 그리고 기본이 아니겠는가.

 

문송천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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