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문화 > 연극 · 뮤지컬

왜 ‘이방인’이고 실존주의적 인물인가, 세상에 던져진 뫼르소 그리고 극장에 던져진 전박찬

입력 2018-08-23 18: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이방인공연사진 (19)
연극 ‘이방인’ 중 뫼르소를 연기하는 전박찬(사진제공=소극장 산울림)

 

“뫼르소는 사회의 일반 룰을 따르지 않는, 의도치 않게 자꾸 반사회적 성향을 보이는 인물이에요. ‘이방인’은 카뮈가 부조리 사상에 심취했던 시기의 작품으로 인간에게 제일 부조리한 것이 죽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1일 소극장 산울림에서 열린 연극 ‘이방인’(9월 16일까지 소극장 산울림) 프레스콜에서 임수현 번역·각색·연출은 ‘뫼르소’(전박찬)라는 인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dlqkddlsakfmxk
연극 ‘이방인’ (사진제공=소극장 산울림)

“작품에는 어머니의 죽음, 아랍인의 죽음 그리고 법 심판을 받은 뫼르소의 죽음까지 세 가지의 죽음이 나와요.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역설적으로 희망을 얘기하죠. 희망을 비워낸 다음에 삶의 문을 여는 것처럼요.”

이어 재연에서 추가된 알베르 카뮈의 또 다른 작품 ‘오해’ 중 마르타가 우물에 몸을 던져 죽는 장면에 대해 “뫼르소와 세계관, 정서를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에서 뫼르소는 비워낸 상태에서 죽지만 카뮈의 바로 다음 작품인 ‘페스트’에서 의사 류가 부조리를 감당하면서 사람들과 연대해 악을 몰아내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더불어 “누구나 알게모르게 뫼르소와 부딪히는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

뫼르소를 연기하는 전박찬은 ‘실존주의적 인물’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작년에 공연할 때도 아는 친구에게 실존주의 철학을 공부시켜 달라고 했더니 난감해 했다”며 “실존주의적 인물이라기보다 세상에 던져진 것이 핵심이다. 저도 극장에 던져진 것처럼”이라고 설명했다.

 

임수현 연출은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모습인 것 같다. 카뮈가 얘기한 것처럼 일상을 반복하다가 어느 날 거울 앞에서 낯선 나의 모습을 보는 게 ‘부조리’이고 ‘이방인’인 게 아닌가 싶다”고 말을 보탰다. 

 

이방인공연사진 (20)
연극 ‘이방인’ (사진제공=소극장 산울림)

 

“죽음에 무덤덤하게 대처하던 뫼르소도 본인이 죽기 직전이기 때문에 느끼지 않을 수 없었어요. 마지막 사제와의 대화에서 폭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죠. 사제는 다른 삶으로 인도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뫼르소는 거부하죠. 그게 실존주의인 것 같아요. 결국 지금 내 현존이 아니고서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당장 죽음이 닥쳐왔는데 이후의 문제는 아무 것도 아닌 거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