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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호황은 남의 일…" 어려움 가중되는 중소조선업계

입력 2018-10-22 14:22 | 신문게재 2018-10-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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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탱커선
STX조선해양의 주력선종인 MR(중형)탱커 모습. (사진제공=STX조선해양)

 

한국 조선업계는 올 들어 신규 선박 수주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일감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훈풍’은 일부 대형 조선사들에게만 집중될 뿐, 중소형 조선사들은 여전히 존폐 위기에 몰려 있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은 조만간 매각 공고를 내고 인수합병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6월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달 초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았으나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분리 매각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 이에 대해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매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야드 분리 매각을 시도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STX조선해양도 마지막 비업무자산인 행암공장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이달 초 매각을 위해 입찰 공고를 냈으나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TX조선해양은 부동산 전문 매각주간사를 선정, 재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행암공장의 매각 시도는 STX조선해양이 채권단 관리를 받기 시작한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한 채 다섯 번째 도전에 들어가게 됐다.

행암공장은 STX조선해양이 자구계획안 이행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비업부자산 매각 가운데 마지막 남은 자산이다. 최근 STX조선해양은 사원아파트와 플로팅도크를 매각하며 약 900억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삼강이엔티에 방산사업권을 매각하는 과정도 진행 중에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행암공장을 마지막으로 회사의 자구계획안 내 자산매각이 대부분 마무리돼 경영정상화 작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STX조선해양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순탄치 않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수주목표로 15척을 제시했으나 현재까지 수주량이 6척에 그쳐 있다. 건조의향서(LOI) 체결까지 성공했음에도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서 유동성을 이유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거부하며 최종 수주에 실패한 선박만 7척에 달한다. 지난달 말 스페인에서 개최된 가스박람회 ‘가스텍’에서도 선주사와 3척의 LOI에 성공했으나 RG 발급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다음달 중 발표 예정인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됐던 ‘조선산업 발전전략’이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결국 일부 대형 기업들에 편중된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조선사나 부품업체들은 최근 불황으로 금융권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신용을 갖출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정부에서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중소기업들은 단기적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부산에 위치한 조선기자재업체를 찾아 “최근 대형조선사 수주 확대의 훈풍을 조선 기자재 전체 업계까지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조선사와 기자재사 상생 금융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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