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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사면초가’ 철강업계, 대내외 악재에 고심

입력 2019-02-11 14:17 | 신문게재 2019-02-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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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대내외 악재로 국내 철강업계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장벽으로 수출은 줄고,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철강 가격 약세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내수에서는 조선업계와 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11일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이 지난해 3.9%에서 올해 1.4%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철강수요가 정체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국의 철강재 수출량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3046만t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5년 이래 최저치로 우리나라 철강재 수출량은 2014년 3227만t, 2015년 3155만t, 2016년 3097만t, 2017년 3167만t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높은 한국산 송유관 제품 반덤핑 관세를 예고해 갈수록 더 험난한 수출길이 예상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 한국산 송유관 반덤핑 관세 연례재심에 대한 예비 판정을 통해 넥스틸 59.09%, 세아제강 26.47%, 현대제철 등 기타업체 41.53%의 세율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해 분 최종 판정 세율보다 최대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내수에서는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후판’ 가격 인상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조선업황이 회복하는 이 시점에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후판 가격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후판 가격을 결정하는 협상은 업체별로 반기에 한 번씩, 1년에 두 번 한다. 협상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지만 두 업계의 입장 차이가 팽팽한 만큼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가 후판 과잉공급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조선업계는 중국산 수입을 늘렸다”라며 “업계가 어려운 만큼 후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에서는 고강도 관세에 대비해야 하는 등 대내외 어려움이 크다”라며 “일단 최종 판정까지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향후 돌파구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철강업계에서는 주요 수출국들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통상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포스코의 경우 무역통상실장(전무급)에 김경한 전 외교부 국제경제국 심의관을 영입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무역통상실을 신설하고 책임자를 외부에서 영입하기로 한 바 있다. 세아홀딩스는 최근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등 계열사를 관할하는 통합 통상조직을 신설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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