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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중동 지역에 유기농 생리대 판매하는 스타트업 '해피문데이’

[스타트업] 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 "여성을 위한 더 나은 삶에 보탬이 되길"

입력 2019-03-13 07:00 | 신문게재 2019-03-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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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 (사진제공=해피문데이)

 

여자라면 누구나 반평생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있다. 한 달에 한번 찾아와 길게는 일주일 이상을 고통을 주고 또 짜증스럽게 하는 월경이 그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사회에서 월경은 ‘숨겨야 할 존재’로 취급받는다. TV에서 방영되는 생리대 광고에서조차 줄곧 국어사전에 있는 단어인 생리 또는 월경 대신 ‘그날’, ‘마법’ 등의 단어로 통용돼 온 것만 봐도 우리 사회에서의 월경에 대한 인식을 잘 알 수 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근로기준법상 기재돼 있는 ‘생리휴가’라는 용어 대신 ‘보건휴가’ 또는 ‘여성휴가’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하기로 했다. 남자인 직장상사에게 생리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이 민망하다는 이유다.

 

페미닌 헬스케어 스타트업 ‘해피문데이’는 이런 현실에 대해 가장 작은 점부터 조금씩 바꿔나가기 위해 지난 2017년 7월 설립됐다. ‘행복한 월경날’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해피문데이의 주요 사업 아이템은 주 고객층인 여성에게 개선된 월경경험을 제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해피문데이는 개선된 유기농 생리대를 만들고, 자체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한다.

 

“해피문데이 생리대는 사용할 때 별다른 특징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장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생리대를 사용했을 때 별다른 불편한 느낌이 없다는 것이 대표적인 장점이죠.”

이와 같은 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의 설명은 얼핏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말이지만, 지난해 다수의 브랜드 생리대 제품에서 인체유해물질이 검출되며 큰 파동이 일었던 점을 떠올려 보면 금방 납득가게 된다. 해피문데이는 생리대 원료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가공품질을 높이면서 기존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느꼈을 수 있는 불편 요소들을 최소화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아울러 자체 채널을 통해 생리대를 전달함으로써 기존에 소비자들이 직접 생리대를 사고,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개인의 월경 주기에 맞춰 알아서 생리대가 찾아오며, 꼭 필요하고 알아야 하는 건강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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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와 팀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해피문데이)

 

김 대표는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상당히 젊은 편이지만, 만 19세부터 IT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업계 경력만으로는 중견급이다. “학창시절 한 여성기업가의 자서전을 읽고 막연히 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어왔습니다. 대학교 입학 시기에 아이폰이 등장하며 모바일 기반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난 것도 운이 좋았죠.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저 현장에 들어가 굴러봐야 한다는 직감에 따라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일찍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만 스타트업 내에서도 김 대표가 그간 경험을 쌓았던 IT 서비스와 해피문데이가 주력하는 제조업 사이에 큰 격차가 있어 그에 대한 적응이 힘들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는 물론, 작은 요소 하나를 바꾸거나 확인하기 위해서도 IT 기반 서비스와 비교해 리드타임이 훨씬 길어져 시간적으로 답답한 면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물 제품이 세상에 나왔을 때 느낄 수 있는 현실적 감동 역시 그에 비례해 훨씬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묻는 질문에 대해 “그만큼 영글지 못했다”며 손을 내저으면서도 “몇 가지 믿음은 분명 있다”고 눈을 빛냈다. “쉬운 일은 없지만, 또 해결 못한 일도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각자의 강점으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 팀은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요. 그렇지만 동시에 그 팀도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우리가 정말로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김 대표는 창업에 있어서도 주변 사람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타트업은 마치 세상에 갓 태어난 어린아이처럼 주변의 많은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

“아직 많은 것들이 어렵지만 주변 사람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 속에 지금까지 큰 실수 없이 올 수 있었던 것처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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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문데이가 생산하는 유기농 생리대 제품. (사진제공=해피문데이)

 

해피문데이가 생산하는 유기농 생리대는 국내뿐 아니라 중동 지역인 쿠웨이트 약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김 대표는 해피문데이가 법인화되기도 전 프로젝트 단계였던 2016년 말 중동 지역을 처음 방문해, 쿠웨이트 지역 여성들에게 프로젝트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발표를 할 기회를 가진 바 있다.

“문화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주제여서 직전에 발표가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을 뚫고 우여곡절 끝에 발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단체사진까지 찍고 모든 행사를 마무리한 후 무대에서 내려가려고 하는데 한 중년의 중동 여성분이 올라와 손을 꼭 잡고는 ‘우리 나라에 와서 이런 얘기를 해줘서 정말 고맙다. 꼭 포기하지 말고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해줬는데, 그때 국경과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는 마음과 연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피문데이의 서비스는 여성을 위한 더 나은 삶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약 2만명의 회원이 해피문데이의 유기농 생리대 제품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정도가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다. 이렇게 거둬들인 수익의 일부는 생리대 1년 약정기부와 여성 건강정보 콘텐츠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기존의 생리대 산업과 해피문데이가 질적으로 다른 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해피문데이는 장기적으로 ‘존재 가치가 확실한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피문데이를 통해 여성들이 더 건강해지고, 그로 인해 사회가 더 행복해지는 것. 이를 위해 해피문데이는 앞으로도 월경에 국한하지 않고 여성이 마주하게 되는 여러 신체적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시대에 맞게 제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제품 생산과 운영 파트 안정화에 집중해 왔죠. 올해 목표는 ‘해피문데이다움’이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실험해 보는 것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월경케어 서비스’에서 케어 부분이 더 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올해 목표가 성공한다면 ‘다른 생리대 회사들과 비교해 뭐가 다르죠’라는 질문을 더 이상 받지 않을 수 있겠죠?”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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