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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 만난 항공업계, 안개 속 지각변동 예고

입력 2019-04-16 16:35 | 신문게재 2019-04-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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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대한항공 제공)

 


 

국내 항공산업을 이끌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동시에 수장 공백 상태에 놓였다. 난기류를 만난 ‘빅2’ 항공사의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누가 경영권을 거머쥐고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을 끝으로 닷새 간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대한항공의 ‘3세 경영’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대규모 상속세나 경영권 분쟁, 기업 회생 가능성 등 현재로서는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경영승계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속세를 낼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여기에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로부터 경영권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경우에 따라서는 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한진가 입장에서는 우선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 28.93%는 무조건 지켜야 한다. 이 지분을 팔아서 상속세를 낼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20.03%로 줄어들면서 KCGI와 국민연금공단의 합산 지분율(20.81%)에 역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거론됐지만, CEO스코어의 주식현황 조사에 따르면 한진칼 총지분 중 27%에 해당하는 7.75%가 이미 금융권과 국세청에 담보로 잡혀 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을 제외한 한진, 정석기업과 대한항공 지분을 팔고 한진 등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신속하게 매각하고 배당금을 확대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장 조원태 사장이 그룹을 승계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일시적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조현아·현민 자매가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황에 따라 상속을 포기하고 주주들과의 빅딜을 통해 일가족은 임원 자리를 유지하면서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아시아나 (1)
(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결국 매각 수순을 밟게 되면서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시장에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가치와 채무상환에 필요한 비용까지 포함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대금은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도 상당해 유동성이 풍부한 SK그룹과 한화그룹, 애경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큰 규모의 지원이 가능한 인수자 찾기와 경영 안정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에어부산 지분의 44.17%, 에어서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를 따로 매각한다면 LCC(저비용항공사) 업계의 지각변동도 점쳐진다. 현재로서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의 별도 매각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인수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단거리 알짜 노선을 보유한 회사로 만약 매물로 나온다면 기존 LCC들이 규모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의 향후 경영 방향은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되느냐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포지션에 따라 항공 시장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특히, 아시아나가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면 해당 운수권을 가져가기 위한 LCC의 치열한 눈지 작전까지 더해지는 등 항공업계가 다양한 변수를 앞두고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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