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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에 친서…북미대화 재개하는 촉발제 될까

입력 2019-06-12 19:34 | 신문게재 2019-06-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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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에게 김정은 친서 보여주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뜰)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열렸던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 북미정상의 ‘친서외교’는 그간 비핵화 국면에서 교착 국면을 푸는 ‘마중물’로 작용해왔다.

작년 11월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는 등 북미협상이 난항을 겪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일 김 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탔었다.

이에 이번 김 위원장의 친서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변화의 분위기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번 김 위원장의 친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이렇다 할 대화가 전무한 상태로 협상의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나왔다.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 아주 개인적이고, 따뜻한 편지”라고 표현한 만큼 1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에 대한 이행 의지를 비롯한 긍정적인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하노이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핵 협상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신뢰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정부가 원하는 실무협상을 배제하고 ‘톱다운’ 방식을 고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연말을 시한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새 계산법’을 들고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결단과 정상 간 담판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예단하기 힘들다. 북한은 미국의 태도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은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하고 국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대북제재 위반 사례를 신고하면 500만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포스터를 게재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도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제2차 조미수뇌회담이 파탄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북한도 당장 태도를 바꾸지 않으리라는 분위기는 남북관계에서도 감지된다.

북한은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고 조화와 조의만 전달했다. 앞서 통일부는 전날 고 이희호 여사 장례위원회 요청으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부음을 전달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고위급 인사를 조문단으로 파견한다면 이 계기에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북측이 조문단 파견을 고려하지 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기대는 현재로선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보냈다는 점은 ‘하노이 노딜’ 이후 협상 결렬 원인 분석과 혼란스러웠던 내부 정비를 마무리했다는 방증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조만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북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대화(물밑협상)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한 밝혔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이날 당정협의에서 “(북미 정상이)세 번째 만남을 예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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