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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기상도①] 日 보이콧 쇼크, 사라진 항공 특수

수요 둔화와 환율·유가 상승 등 삼중고…비상경영체제 돌입까지 항공업계 위기설 솔솔

입력 2019-09-23 04:00 | 신문게재 2019-09-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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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8월 일본여행객 19.5% 감소
(연합)

 

“대내외 악재로 국내 항공업계의 시름이 깊다. 일부 항공사들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일본 보이콧 운동, 여행객 감소에 환율·유가 상승까지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잇단 악재로 난기류를 만난 국내 항공업계의 현주소와 수익성 강화에 사활을 걸은 이들의 생존 전략에 대해 3회에 걸쳐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 사라진 ‘항공 특수’, 3분기 실적도 암울

일본 보이콧에 따른 여행객 감소로 지난 여름휴가 시즌은 물론 추석 기간에도 ‘항공 특수’가 사라졌다. 항공사들은 일본으로 향하던 비행기를 부랴부랴 중국과 대만 등 다른 동남아시아로 돌리고 있지만, 기존 수요를 흡수하기엔 역부족이라 고민이 깊다.

이미 지난 2분기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부진한 실적으로 기록한 가운데, 여행객 감소와 과다경쟁, 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3분기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이에 항공사들 간 고객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면서 주 수입원인 여객 매출이 크게 감소했고 여행객수까지 줄어들어 사라진 항공 특수에 항공업계 시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추석 연휴(9월11~15일) 동안 일본 노선을 이용한 여행객은 일평균 2만5230명으로 지난해 추석(3만5573명)보다 29.1% 줄었다. 일본 여행객 수가 줄면서 연휴 기간 인천공항의 전체 여행객 수는 하루 평균 17만9000명으로 작년보다 4.1% 감소했다.

한국공항공사 집계를 봐도 올해 추석 기간 일본 노선을 이용한 일평균 여객은 작년 추석보다 35.4% 급감했다. 국제선 이용 여객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5.9% 줄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국적항공사 8곳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1015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241억원의 적자를 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2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적자를 낸 것은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20분기만이다. 진에어는 266억원, 티웨이항공은 258억원, 에어부산은 219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비상장기업으로 앞서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최근 직원들로부터 무급휴직 신청을 받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회사 경영이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지난 2분기 실적은 일본 보이콧 운동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7월부터 격화돼 현재까지 지속 중인 일본 불매운동 영향이 3분기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악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또한,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석달째 이어지면서 여행객이 크게 줄었으며, 사우디 원유시설 화재로 국제 유가시장 마저 요동치며 하반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요 둔화와 유가·환율 상승에 일본 보이콧 운동까지 삼중고를 겪으면서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라며 “추석 연휴를 끝으로 비성수기가 시작되면서 각 항공사는 비상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구조조정 등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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