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영화연극

[비바100] 홍콩 느와르 명작들, 뮤지컬이 되다! ‘영웅본색’ ‘무간도’

[문화공작소] 홍콩 느와르 대표작 적룡·주윤발·장국영의 ‘영웅본색’과 유덕화·양조위의 ‘무간도’ 뮤지컬로
‘영웅본색’, ‘벤허’ ‘프랑켄슈타인’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 콤비작
뮤지컬 ‘무간도’, 지난 4월 오세혁 극작과 다미로 음악감독 넘버로 쇼케이스 열기도! 2020년 상반기 개막 목표 창작진 꾸리기와 캐스팅에 한창

입력 2019-09-25 07:00 | 신문게재 2019-09-25 1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YingXungWuDao

 

적룡·주윤발·장국영와 유덕화·양조위가 연기한 주요 인물들은 물론 이자웅, 오우삼, 서극, 황추생, 증지위, 진관희, 여문락, 정수문, 진혜림 등이 분한 악역과 주변 인물들, 오우삼·서극, 맥조휘·유위강 등 창작진들까지 유명세를 떨쳤던 홍콩 느와르 명작들이 무대에 오른다.  


홍콩 느와르의 시대를 열었던 ‘영웅본색’(英雄本色, 1986)과 그 시대의 정점에 섰던 ‘무간도’(無間道, 2002)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두 작품은 홍콩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의리와 배신, 복수, 가족애 등을 버무린 이야기,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들, 그들의 깊은 곳을 파고드는 심리묘사, 비극적이고도 묵직한 감정들과 분위기, 유려한 액션과 미장센 등으로 무장한 홍콩 느와르의 대표작들이다.
 

YingXung1Che
뮤지컬 ‘영웅본색’ 출연진. 위부터 송자호 역의 유준상, 송자걸 이장우, 마크 최대철(사진제공=빅피쳐프러덕션)
암흑가를 누비던 전직 보스였던 형 송자호(적룡)와 경찰인 동생 송아걸(장국영), 자호의 암흑가 동료였다 몰락한 후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소마(영어이름 마크, 주윤발)를 둘러싼 눈물겹고 치열한 남자들의 유혈낭자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 르네상스의 출발점이었다.  

 

바람에 휘날리는 버버리코트 자락과 선글라스부터 입에 문 성냥개비, 위조지폐로 붙이는 담뱃불, 쌍권총과 수백발의 총탄이 난사되는 총격신, 눈물 없인 볼 수 없었던 소마의 죽음과 형제의 화해 등까지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 시그니처 요소들의 보고(寶庫)다.

더불어 장국영이 직접 불렀던 ‘당년정’(當年情), 자호와 마크의 과거이야기에 흐르는 ‘기허풍우’(幾許風雨) 등을 비롯한 OST 그리고 “형제란…” “신을 믿나? 내가 바로 신이야. 자기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신이지” “강호의 도의는 사라진 지 오래” 등 명대사까지 ‘영웅본색’의 모든 것이 트렌드가 됐고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다.  

 

그렇게 홍콩 및 대만 금마장영화제 작품상·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중화권은 물론 한국에서도 일군의 마니아들을 양산했던 ‘영웅본색’이 12월 17일 한전아트센터에서 뮤지컬로 개막해 월드 프리미어(전세계 최초)된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으로 작품성은 물론 흥행력까지 갖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는 작품이다. 왕용범 연출이 ‘천녀유혼’ 등과 더불어 뮤지컬화를 염두에 두고 판권을 사들여 꽤 오래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25일 빅피쳐브러덕션은 월드 프리미어될 뮤지컬 ‘영웅본색’의 1차 캐스팅을 공개했다. 적룡이 연기했던 송자호 역에는 유준상, 자호의 동생이자 경찰로 장국영이 분했던 송자걸에는 이장우, 주윤발이 표현했던 소마이자 마크는 최대철이 캐스팅돼 호흡을 맞춘다. 자호와 마크를 배신하며 조직에 대한 야욕을 불태우는 아성은 김대종, 자걸과 사랑을 키워가는 전 마약상의 딸 페기는 제이민이 연기한다.  

 

영웅본색 스틸컷
영화 ‘영웅본색’(사진제공=조이앤시네마)

 

뮤지컬 ‘영웅본색’의 제작사 빅피쳐프러덕션은 “영화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의 시초이자 콘텐츠 자체로도 시대의 아이콘이 되는 작품”이라며 “원작의 매력은 가져오되 영화와는 다른 공연만의 현장감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 자체로도 훌륭한 가치와 힘을 지닌 문화 콘텐츠가 새로운 장르를 만나 융합하면서 비롯되는 생동감이 시너지를 불러올 것”이라며 “그것이 새로운 가능성”이라고 덧붙였다. 

 

6월 오디션을 진행한 ‘영웅본색’은 ‘하늘처럼’(Like the Sky), ‘거짓말 같은 그대’(Unreal Reality) 두 개의 넘버를 공개했다. ‘하늘처럼’은 과거를 청산하려는 자호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의 희망을 떠올리는 넘버로 파워풀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에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실린다. 

 

‘거짓말 같은 그대’는 잠입수사에 나선 자걸이 과거 마약왕이었던 고회장의 딸 페기와 데이트 중 수족관 앞에서 춤을 추며 부르는 곡이다. 잠입수사라는 위험천만한 상황과 연인과의 단란한 한때가 아슬아슬한 판타지로 표현된다.

 

WuJianDao
영화 ‘무간도’(사진제공=엔케이컨텐츠)

2020년 상반기 개막을 목표로 준비 중인 뮤지컬 ‘무간도’는 ‘광염소나타’ ‘어쩌면 해피엔딩’ ‘인터뷰’ 등 한국 창작 뮤지컬을 일본 등에 소개하는 신스웨이브의 첫 자체 제작 작품이다. 

 

한국에서 시작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K뮤지컬 르네상스를 꿈꾸는 신스웨이브가 2017년 제작권리를 확보해 주도적으로 제작을 진행 중이다. 

 

범죄조직에 잠입한 경찰 진영인(양조위)과 경찰조직에 침투한 범죄조직원 유건명(유덕화), 경계에 선 인물들의 고독, 혼란, 불안 등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의미심장한 대사와 분위기, 묵직한 미장센과 감정표현 등으로 무장한 ‘무간도’는 뒤통수로도 연기를 한다는 찬사를 받은 양조위·유덕화의 섬세함과 저력이 돋보였던 작품이기도 하다. 

 

2006년에는 할리우드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맷 데이먼이 ‘디파티드’(Departed)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해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편집상 등을 휩쓸었다. 

 

제작사 신스웨이브에 따르면 남자들만의 의리나 영웅담 보다는 순간의 선택으로 경계에서 서서 휘청이는 인물들의 감정에 무게 중심을 둔다. 지난 4월 ‘라흐마니노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을 연출했고 ‘보도지침’ ‘톡톡’ ‘대학살의 신’ ‘십이야’ ‘템페스트’ 등을 각색·집필한 오세혁 작가와 ‘광염소나타’ ‘리틀잭’ ‘난설’ ‘어린왕자’ 등의 다미로 작곡가·음악감독이 꾸린 넘버 30곡 중 17곡을 선보이는 글로벌 쇼케이스 콘서트를 열어 주목받기도 했다.

 

03 무간도_현장사진-1
지난 4월 열린 뮤지컬 ‘무간도’ 글로벌 쇼케이스 콘서트 현장(사진제공=신스웨이브)

 

현재 한중일을 아우르며 창작진과 출연진 꾸리기, 월드 프리미어 국가 및 시기를 가늠 중인 ‘무간도’의 숙제는 섬세함과 묵직함을 담은 유려한 영상미, 의미심장한 분위기, 눈빛은 물론 뒤통수까지도 연기를 했던 배우들 등 영화가 가진 미덕을 어떻게 무대화하느냐다. 

 

“기대가 크다”는 한 공연 관계자는 “그동안 무비컬(무비+뮤지컬)의 성공사례가 적지 않다. ‘무간도’ 역시 어떻게 뮤지컬 언어로 재가공할지가 제작진의 숙제”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원작, 창작진, 스토리, 비주얼 등 서양화된 경향이 강한 지금까지의 한국 창작 뮤지컬들과는 달리 ‘무간도’는 아시아 관객을 겨냥한 작품이라는 데서 새로운 시도”라고 덧붙였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