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Money(돈) > 저축·투자

[비바100] 싸이월드 폐업 위기, 발행 코인 ‘클링’ 먹튀 전락할까

입력 2019-10-14 07:00 | 신문게재 2019-10-14 16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19101325
(사진출처=게티이미지)
 

한때 국민 절반이 회원으로 가입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1세대 SNS 싸이월드가 폐업 위기에 놓였다. 싸이월드는 이달부터 홈페이지 접속 장애가 빈번했고 현재 접속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서비스 종료나 데이터 백업과 같은 기본적인 공지 없이 홈페이지 서버를 일방적으로 내렸다. 특히 싸이월드가 투자 유치를 위해 일선에 내세운 암호화폐 ‘클링’(CKCT)도 관련 홈페이지가 막혔다. 클링 거래에 나선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싸이월드 ‘클링’, 20원에서 0.7원

지난 1999년 첫 선을 보인 싸이월드는 국내 최대 SNS의 지위를 누렸으나 스마트폰 시대에 발맞춘 사용자경험(UX) 부재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해외 SNS에 밀려났다. 지난 2011년 개인정보 유출사건도 싸이월드의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결국 2014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사원주주벤처로 분리됐고, 2016년 전제완 전 프리챌 대표가 싸이월드를 인수했다. 전 대표는 삼성벤처투자에게 약 50억원의 투자 유치를 성공하며 2017년 뉴스큐레이션 서비스 ‘큐’를 선보이는 등 재기에 나섰다.

그러나 뉴스서비스 큐는 흥행에 실패했고 추가 투자 수혈도 이뤄지지 않았다. 2017년에는 임금체불 사건까지 드러났고 현재까지 임직원 급여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 대표는 올 초 경영 악화를 타개하고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게 투자를 요청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 암호화폐 클링은 투자금 모집 수단으로 활용됐다.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싸이월드를 3세대 SNS로 진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암호화폐 클링 발행 계획을 밝혔다. 클링 발행량은 기본 100억개에 추가 35억개다. 향후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발행하며, 추가 발행량은 매년 최대 5% 인플레이션의 조건을 달았다.

인플레이션 5%는 리워드 대상자에게 코코넛으로 보상한다. 5% 중 1%는 블록 생성자, 1.5% 미만은 유저 활동, 1% 미만은 소셜 그래프 향상 및 어뷰징 대항(SIP), 1.5% 미만은 개발자 보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클링은 올 1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에 IEO(거래소공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거래에 나섰다.

IEO에서 내놓은 수량은 총 5000만개며 판매된 클링은 2422만8595개다. 절반을 넘지 못했다. 판매 수량은 가격 안정성과 클링의 가치를 보존한다는 이유로 기존 50억원 규모에서 1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였다.

13일 오전 기준 코인제스트에서 판매되는 클링은 개당 0.70원의 거래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5월 거래가 9.90원과 비교하면 약 92% 폭락한 수준이다. IEO 당시에는 개당 20원이었다. 코인제스트 측은 싸이월드가 폐업 수순을 밟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클링 거래 중단을 검토하는 중이라 밝혔다.


△투자자 커뮤니티, 집단소송 움직임

클링 프로젝트가 사실상 와해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클링 투자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전 대표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다. 피해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10억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전언이다. IEO 당시 판매된 클링은 약 4억8400만원에 달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클링이 애초부터 싸이월드라는 브랜드 파워만 앞세워 프로젝트를 구상한 것이 아니냔 의구심이다. 클링은 싸이월드의 활동과 연계된다. 글을 쓰거나 ‘좋아요’를 누르면 ‘코코넛’이라는 포인트가 지급되며, 코코넛은 이전 싸이월드 전자화폐인 ‘도토리’와 같이 싸이월드 안에서 아이템 구매나 쇼핑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코코넛을 모을 경우 자체 암호화폐 클링으로 교환할 수 있다. 싸이월드 내 광고를 게시한 사용자들도 트래픽 결과에 따라서 클링을 받을 수 있다. 일촌 수가 많을수록 보상도 늘어나는 구조다.

A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클링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싸이월드라는 이름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경쟁력을 살릴만한 매력적인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클링의 로드맵 중 올 2분기까지 메인넷 구축 등 다양한 계획이 있었지만 대부분 실행되지 않았다”며 “백서부터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았고 결국 투자금 모집을 위한 준비되지 않은 프로젝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비슷한 흐름을 잘 파악하고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기업 재무상태와 투자 현황을 비롯해 프로젝트가 예정된 계획대로 잘 돌아가고 있는지, 투자자들과 원만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지, 사업 모델은 실현 가능한지, 프로젝트가 여러 거래소에서 인정받을 만큼 공신력을 얻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IEO 논란 재점화, 투자 신뢰도 ↓

만약 싸이월드가 폐업을 선택해 클링이 ‘먹튀 코인’으로 전락한다면 IEO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중 IEO는 중소형 거래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이다. 양대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IEO로 인한 위험부담이 크고 방향성과 어긋난다며 IEO를 배제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IEO가 거래소가 코인을 보증하고 나중에 해당 코인이 큰 손해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에게 배상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법무법인 바른의 한서희 변호사는 “투자자들이 IEO를 통해 토큰을 매수하면 거래소가 연대보증인처럼 토큰 가치 하락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거래소가 가치 하락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이상 투자자는 거래소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서 나름 선방하고 있는 IEO의 경우 투자금을 확보한 프로젝트가 대다수다.

그러나 이마저도 소수에 불과하다. IEO에서 거래소는 상장 주관부터 암호화폐 판매, 투자자 모집 등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관여한다. 만약 거래소가 수익만을 노리고 검증되지 않은 프로젝트의 IEO에 나선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낸스와 같이 거래량이 많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면 IEO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조건조차 안 되는 거래소가 IEO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IEO는 거래소가 프로젝트를 직접 입증하고 투자자들에게 해당 프로젝트를 믿고 소개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IEO에 실패한 거래소들은 사실상 신뢰를 저버린 거래소로 시장에서 가혹한 평가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라며 “단타로 치고 빠지기 할 요량에 IEO를 부추기는 면도 있어 IEO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