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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배달 시장, 이제 단가보다 퀄리티로 승부해야죠"

[스타트업] 이태권 바로고 대표 "'배달 라이더' 사회적 인식 변화시킬 것"

입력 2019-10-23 07:00 | 신문게재 2019-10-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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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고 라이더 사진
바로고 라이더가 제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바로고)

 

“아직까지는 배달대행 시장의 평가 기준이 ‘단가’에 머물러 있지만, 시장이 더욱 성숙해지면 단가보다는 배송의 ‘퀄리티’가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입니다. 빠른 배달이 아니라 바른 배달을 하는 회사가 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이고, 바로고가 그렇게 만들 것입니다.”

근거리 물류 IT플랫폼 스타트업 ‘바로고’의 이태권 대표는 “배달대행 시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눈에 보일 정도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인 가정이 늘어나고 혼술·혼밥 등 새로운 외식문화의 등장과 함께 ‘배달식’이 보편화된 요즘이다. 배달 시장이 연간 19%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직접 배달보다 배달 대행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과도기를 보내고 있는 배달대행 시장은 여러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공급자 간 불필요한 단가 경쟁으로 결국 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와 같은 단가경쟁의 결말은 산업 하방에 있는 배달 라이더들의 수익구조가 더욱 열악해지고, 그만큼 고객에게 돌아가는 서비스 퀄리티의 하락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지금은 어떤 한 회사가 이 시장을 다 먹느냐가 아니라, 이 시장을 얼마만큼 크게 키워서 많은 회사가 이 안에서 발전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장의 성장세를 믿고 있고 각 업체들이 그 안에서 함께 발전해 나가면서 충분히 공존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각에서는 상생이 아니라 경쟁으로 시장을 보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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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권 바로고 대표. (사진제공=바로고)

 

바로고는 배달 서비스에서 단가보다는 퀄리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가치 아래 바로고는 배달 서비스 퀄리티 향상을 위해 자체적으로 SLA(Service Level Agreement)평가를 실시하는 등 관련 서비스 시스템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SLA 평가란 라이더 배달 수행 건수, 고객 클레임 건수, 라이더 개인 평가 지수, 매장 평가 지수 등 일정 항목을 평가해 서비스 품질을 보완하고 향상시키는 시스템이다.

이런 평가들을 통해 바로고라는 브랜드뿐 아니라 배달 라이더 개개인에게도 직업에 대한 소명감이 높아진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배달업이 지금도 정말 중요하고,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더욱 중요한 직종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배달업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로고라는 브랜드를 통해 배달 라이더라는 직업이 명확해질 수 있고, 그롤 통해 라이더들의 직업 자긍심도 보다 뚜렷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바로고는 사업의 핵심 구성원인 라이더들의 안전한 업무환경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배달 건수에 수입이 직결되는 라이더들을 위해서는 배송 밀집도를 촘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송의 밀집도가 촘촘해질수록 시간 대비 많은 배달을 할 수 있어 라이더들이 배달 건수와 시간에 쫓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배달 이외에도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광고 등 다양한 신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로고가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다른 기업과의 협업도 논의하고 있다.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라이더들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영상 캠페인과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지난 2월 소속 라이더들의 건강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The 바로고 안심케어’ 보험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약 1500명의 라이더가 해당 보험에 가입했으며, 보장범위를 넓힌 다른 보험도 마련하고자 협의 중에 있다.

 

바로고 본사 1층 사진
바로고 본사. (사진제공=바로고)

 

창업 이후 투자 없이 회사를 이끌어나가던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양적·질적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알지피코리아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후 일 년만에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바로고는 배달대행 사업을 기반으로 한 근거리 물류 사업 솔루션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며, 인재 영입, 서비스 고도화에도 속도를 낸다.

이와 관련 바로고는 신개념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위해 신사업으로 지난달 KR모터스와 조인트벤처 ‘무빙’을 설립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라이더의 주행정보 및 차량 상태 등 빅데이터를 취합, 향후 정밀분석을 통해 라이더 이륜차 보험 및 안전한 수행환경을 마련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1억 건에 달하는 운행 노하우 및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한 배달 컨설팅 신사업도 구상 중에 있다는 게 바로고 측 설명이다.

바로고는 올해와 내년을 배달산업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가장 중요한 시점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바로고의 배달 주문 수행 건수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올해 들어서는 상승 그래프가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달 설립 5년만에 배달 주문 수행 건수 1억건을 돌파한 것은 물론, 올해 1~5월까지의 누적 배달 주문 수행 건수 기준 전년 대비 77.3% 증가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사업 확장보다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회사의 내실을 더욱 탄탄히 다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바로고는 ‘바로행복실’ 부서를 신설해 회사만의 문화를 만들고 핵심가치를 내재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바로고는 최근 바로고 사내에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 대신 ‘존중합니다’는 단어를 사용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회의시간부터 직급 대신 호칭을 통일함으로써 유연화된 사고와 존중하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는 방안 등 사내 직원들이 융화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라이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라이더라는 직업이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에 더해 라이더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업자와 고객을 서로 연결해 함께 성장하고, 서로 상생하며 행복해지는 것에 도움이 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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