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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2020년 국립극단 #70주년 #신작개발 #채식주의자 #성역할전복 #디지털아카이브 #배우

#여성 #성역할전복 ‘화전가’ ‘파우스트’ ‘말괄량이 길들이기’ 그리고 ‘채식주의자’
#동시대성 #퀴어 #지역과의교류…‘스웨트’ ‘알려지지 않는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입력 2019-12-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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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0주년을 맞는 국립극단은 다양한 기념행사와 레퍼토리,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사진제공=국립극단)

 

70주년 기념공연이자 배삼식 작가의 신작 ‘화전가’와 천승세 작가의 ‘만선’, 관객이 간절히 원한 고선웅 각색·연출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정진새 각색·부새롬 연출의 셰익스피어작 ‘햄릿’ 그리고 지난해 사랑받았던 ‘스카팽’과 ‘영지’.

국립극장과의 70주년 기념식과 ‘배우’를 주제로 한 70주년 기념전시, 조광화 각색·연출의 ‘파우스트’, 성역할 전복으로 화제가 된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RSC)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와 러시아 박탄고프극장의 ‘바냐삼촌’, 벨기에 리에주극장과의 ‘채식주의자’, 신작 ‘스웨트’(가제)와 온라인 상시투고 제도 ‘희곡우체통’으로 개발한 ‘사랑의 변주곡’(가제), 청소년극 신작 ‘상호’(가제), 비디오아트를 접목시킨 ‘트루 유’(가제), ‘근현대 희곡의 시리즈’ 11번째 작품 ‘동양극장 2020’, 원년이 될 디지털 아카이브….

“70주년은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접점입니다. 과거에 포커싱을 두기 보다는 미래로 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주제도 과거와 중간인 ‘여기 연극이 있습니다’죠. 70년 간의 시간을 정리하고 그 의미를 되살리는 사업도 중비 중이지만 그 70년의 성찰을 밑거름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신경을 쓰고자 합니다.”

창단 70주년을 맞을 국립극단의 2020년은 다양한 레퍼토리와 사업들로 빼곡할 전망이다. 18일 용산구 서계동 소극장 판에서 열린 ‘국립극단 창단 70주년 및 2020 주요사업 기자간담회’에서 이성열 예술감독은 2020년을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같은 시기에 국립극단과 국립극장이 출범했기 때문에 두 단체가 공동 주최로 70년사를 편찬하고 달오름극장에서 ‘만선’(2020년 4월 16~5월 2일, 이하 연도 생략)을 공연하며 명동예술극장에서는 ‘배우’를 주제로 기념 전시(2월 28~3월 22일)를 개최합니다. 국립극단을 빛냈던 여러 선각자적인 배우들 사진을 중심으로 하죠.”

더불어 꼭 70주년이 되는 2020년 4월 29일 ‘70주년 기념식’(국립극장 야외마당)을 비롯해 4월 6일 ‘연극인 잔치’(서계동 국립극단 마당)가 열린다. 더불어 이성열 예술감독의 전언처럼 “사라지는 예술로 기록이 무엇보다 중요한” 공연의 디지털 아카이브가 상반기 중 오픈될 예정이기도 하다.

“금년부터 진행된 2년차 프로그램으로 내년 상반기 오픈을 위해 마지막 피치를 가하는 중입니다. 출연진, 창작자, 연구자, 일반 시민 등 누구나 원하는 공연, 인물, 사건 등에 접근 가능한 자료들이죠.”


#여성 #성역할전복 ‘화전가’ ‘파우스트’ ‘말괄량이 길들이기’ 그리고 ‘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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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0주년을 맞는 국립극단 이성열 예술감독(사진제공=국립극단)

7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의 2020년의 키워드 중 눈에 띄는 하나는 ‘여성’과 ‘성역할 전복’이다.

 

국립극단의 2020년을 열 ’화전가’(2월 28~3월 22일), 괴테의 동명 대작을 아우르는 ‘파우스트’(4월 3~5월 3일), 셰익스피어를 정통으로 계승하고 있는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이하 RSC) 신작 ‘말괄량이 길들이기’(6월 2~6일, 이상 명동예술극장),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5월 6~6월 7일 소극장 판)가 그렇다.

배삼식 작가·이성열 연출, 예수정·전국향 출연의 ‘화전가’는 꽃으로 전을 부치면서 부르는 노래로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전의 위태로운 시기를 견뎌내는 여자들의 연대를 다룬다. 9명의 여자들은 모녀, 고부 등 다양한 관계를 통해 연대하며 위태로운 시대를 관통한다.

수없이 변주됐던 독일문학의 거장 괴테의 ‘파우스트’는 조광화 연출이 각색 중이다. 이번 ‘파우스트’의 특징은 여성 파우스트의 탄생이다.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재직했던 배우 김성녀가 파우스트로, ‘리처드3세’ 등의 박완규가 메피스토로 무대에 오른다.

RSC의 신작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성역할 전복을 꾀한 작품이다. 올해 봄 초연된 이 신작에 대해 이성열 예술감독은 “남성이 여성을 길들이는 내용이 이 시대에는 안맞는 작품”이라며 “생각을 뒤집는 동시대적 해석을 가미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남자가 약혼자를 길들이는 게 아니라 여성이 남성을 길들이는 성 역할 전복으로 현지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음악, 의상, 무대 등 엘리자베스 시대를 충실히 재현하는 RSC의 미학과 동시대적 사고를 고루 맛볼 수 있는 작품이죠.”

한국 최초의 맨부커상 수상작인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는 국립극단 70주년을 맞아 전세계 최초로 공연화된다. 여성과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폭력,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인간 등에 초점을 맞출 ‘채식주의자’는 2020년 국립극단이 중점을 두고 있는 ‘해외 교류’ ‘연출의 판’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로 벨기에 리에주극장과의 장기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이성열 감독은 “작품이 아닌 연출가 교환 프로젝트류”라며 “벨기에의 셀마 알루이가 ‘채식주의자’를, 한국의 배요섭 연출이 다원예술 신작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2020년 한국 초연되는 ‘채식주의자’와 배요섭 연출의 신작은 2021년 리에주극장에서 유럽 관객들을 만난다.

“벨기에에서 먼저 제안을 준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동안은 작품 위주, 예술가들의 개인적 네트워크로 해외 교류가 이뤄졌었죠. 하지만 앞으로는 극장 대 극장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교류가 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 발이 벨기에 리에주극장이었고 앞으로 여러 극장을 개척해나갈 계획입니다.”


#동시대성 #퀴어 #지역교류 ‘스웨트’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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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0주년을 맞는 국립극단은 다양한 기념행사와 레퍼토리,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사진제공=국립극단)

 

“올해 ‘연출의 판’ 주제는 노동입니다. ‘스웨트’(9월 2~27일 명동예술극장)는 미국 작가 린 노티지의 두 번째 퓰리처상 수상작이죠. 노동자 계층의 현실을 리얼하고 냉철하게 담고 있는 작품으로 미국 노동자의 이야기지만 이 시대 한국의 노동시장도 반영합니다.”

미국 펜실베니아 철강산업 도시를 배경으로 한 ‘스웨트’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 이성열 감독은 2020년 국립극단의 주요 키워드인 ‘동시대성’에 대해 “이같은 노동문제를 비롯해 (화전가, 파우스트, 말괄량이 길들이기, 채식주의자 등을 통한) 여성문제, 동성애, 청소년 문제 등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첫 시도되는 ‘신작개발 쇼케이스’(10월 예정)를 통해 보다 동시대적인 테마를 다루고자 합니다. 동시대적 주제를 리서치하고 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2020년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본 작가의 신작을 정식 공연합니다. 더불어 한국 퀴어문학을 대표하는 박상영 작가의 단편소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트’가 낭독공연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영역, 주제 등을 넓혀 시대에 발맞추고자 합니다.”

‘텍사스고모’ 공동제작 등으로 지역문화재단과 손잡았던 국립극단은 2020년에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를 꾀한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다양한 방향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극단 연출가의 국립극단 제작공연 참여를 통한 제작역량 강화를 비롯해 국립극단 제작공연의 지역공연 등이 마련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에는 지역 극단 연출가가 국립극단 작품의 조연출 참여가 예정돼 있고 ‘스카팽’이 지역공연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는 지역 단체와의 공동제작이 계획돼 있진 않지만 작품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부연했다.

이성열 감독은 “성역할에 대한 적극적 해석, 퀴어 문학 시도 등 그간 국립극단에서 하기 힘들었던 영역들로 넓혀가는 시도를 할 것”이라며 “재도약, 디딤돌이 되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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