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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4060세대가 알아두면 좋을 생활법률들

집 나갔다고 자동이혼? "그런 법 없어요"

입력 2020-03-03 07:30 | 신문게재 2020-03-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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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중년 이후 삶을 살다 보면, 자신의 일이든 가족의 일로 법원에 가야할 이외의 일들이 생긴다. 특히 부부나 가족 간의 문제로 인해 다툼이 생기는 때가 적지 않은데, 의외로 생활법률 상식이 짧아 기초적인 대응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 때 적응하지 못해 법적인 불이익을 당하든가, 아니면 무턱대고 변호사부터 찾다가 금전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일이 많다. 20년 넘게 법원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여러 권의 법률 베스트셀러를 낸 김용국 변호사의 최신판 ‘생활법률상식사전’ 등을 기초로 4060 세대들이 참고하면 좋을 최근 생활 속 법률상식들을 살펴본다.


* 사기당한 원금 회수율 0%대 - 한 해 24만 건, 2분마다 한 건 씩 발생하는 범죄가 있다. 1년 피해액이 3조 원에 이른다. 사기죄다. 대검찰청의 ‘2018 범죄백서’를 보면, 1년 간 범죄 건수가 2017년에 182만 4876건에 이른다. 재산 범죄가 54만여 건이고 그 가운데 45%인 24만 건이 사기다. 특히 사기범의 재범률은 무려 77%에 이른다고 한다. 처벌 가능성이 적은데다 처벌을 받아도 수익이 남기 때문이란다. 형법 347조에 사기죄의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문제는 사기 입증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사기꾼이 돈을 떼먹을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사기당한 사람이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기친 사람이 자신을 속였음을 증명해야 처벌이 가능하다. 사기 사건에서 원금을 회수하는 경우는 0.35%에 불과하다고 한다. 결국 사기 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사전 단속하는 게 최선이다. 



* ‘성적 자유의 침해’ 제대로 이해해야 - 판례에 따르면 성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성 관계를 가져 온 사이라도 원치 않는 상황에서 신체 접촉을 한다면 성 범죄가 될 수 있다. 남녀의 잠자리에는 명시적인 동의가 필요하다. 상대의 침묵을 동의로 해석했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다. 최근 법원은 성폭력 사건에서 ‘성인지감수성’을 강조한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2차 피해가 발생하거나 가해자 중심적 사고가 작동하지 않도록 피해자를 살피라는 것이다. 잠자리 후 손을 잡고 나왔다든가, 카톡으로 다정한 문자를 보냈다거나, 뒤늦게 문제 삼았다 등의 표면적인 현상만으로 “성범죄 피해자 답지 못하다”며 피해자를 불신하지 말라는 것이다. 13세 미만 청소년과의 성관계는 합의와 관계없이 무조건 처벌 대상이다.

 

이혼

 


* 집 나갔다고 ‘자동이혼’? - 아내가 집을 나간 지 1년이 지났다며 자동이혼이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자동이혼이란 없다. 우리나라에서 이혼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이다. 법적으로 결혼을 해소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 이혼이고 혼인취소와 혼인무효가 있다. 이혼이 부부생활 도중에 발생한 사유를 원인으로 한다면, 혼인취소와 혼인무효는 애초부터 결혼 성립과정에서 발생한 흠을 원인으로 한다. 혼인취소는 사기나 협박 결혼, 동의를 얻지 않은 미성년자 결혼, 이중 결혼 등이 대표적이다. 형부와 처제간 인척 결혼도 취소 사유다. 다만, 결혼 중 임신을 했다면 취소를 청구할 수 없게 되어 있다. 혼인무효는 일방적인 혼인신고나 위장결혼처럼 당사자 사이에 결혼 합의가 없었거나, 8촌 이내의 근친 간 결혼(4촌간 결혼, 시아버지와 며느리 결혼 등)이 해당된다.

 


* 위자료는 수억 원도 가능하다? - 위자료는 많이 부르는 것이 상책이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법정에서 결정되는 위자료 액수는 3000만 원 안팎이다. 여기에 결혼 생활 30년 이상이면 50% 범위 내에서 가산하고, 1년 미만이면 그만큼 감액된다. 혼인 파탄의 책임이 클 경우 판사 재량으로 일정 금액을 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위자료는 부부관계를 깬 쪽이 문다는 것이다. 부부 쌍방에 잘못이 있다면 한 푼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대체로는 과실 비율을 따져 잘못을 제한 만큼만 인정한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5000만 원 안팎이 최고 수준이다. 수억, 수십억 거액의 위자료 모도는 ‘재산 분할’과 혼동하는 데서 오는 착각이다. 재산 분할은 이혼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도 청구할 수 있다. 이 때는 누구의 명의로 재산이 있느냐 보다 재산 증가 혹은 감소방지에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가가 관건이다. 직업이 있는 여성의 경우 대체로 전체 재산의 50%를 안정받는 비율이 가장 높다. 전업주부는 30~40%가 압도적이라고 한다. 

 

이혼 2

 

* 아내의 잠자리 거부도 이혼사유 - 민법 840조에 따르면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기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배우자가 외도에 동의했거나 용서한 뒤라면 다시 문제 삼을 수 없다. 또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 것을 안지 6개월(또는 바람을 피운 지 2년)이 지나면 이혼사유로 주장할 수 없게 된다. 법원은 또 정당한 이유 없이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성적 기능에 이상이 있어 정상적인 성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기타 사유’로 이혼이 가능토록 허용한다. 부부간의 동거 부양의무(민법 826조)에 ‘성적 교섭’도 포함된다고 본 것이다.대법원은 남편이 아내의 반대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로 성 관계를 맺었다면 강간이 성립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 유언이 법정에서 인정받으려면 - 법은 유언에 관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 민법 1605~1072조에서 법에서 정한 방식이 아니면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다. ‘유언의 요식성’이라고 한다. 유언의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증증서, 비밀증서와 구수증서에 의한 것 등 5가지가 있다. 자필 증서와 공증증서가 가장 일반적이다. 자필증서는 유언자가 유언의 내용과 작성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도장’까지 찍어야 완벽한 유언으로 인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한 사례가 많다. 고인이 유언을 여러 번 남겼다면 가장 마지막 유언을 유효한 것으로 본다.





* 상갓집 부의금도 일종의 ‘증여’다 - 법원은 부의금의 경우 유족 모두가 상속비율대로 나누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부의금을 ‘증여’로 본 것이다. 상호부조의 정신에서 유족의 정신적 고통을 위로하고 장례에 따르는 유족의 경제적 비용을 덜어줌과 아울러 유족의 생활 안정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증여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장례비용을 우선 계산한 뒤 남은 돈으로 누구의 문상객인지 특정할 수 있는 금액은 해당 유족에게 주고, 특정할 수 없는 경우는 상속 비율대로 나누는 것이 타당하다. 이 경우 상속권자는 배우자를 우선으로 하고, 1순위를 자녀와 손자 증손자 등 직계비속으로 한다. 부모 조부모 등 직계존속은 2순위, 형제 자매는 3순위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인에서 제외된다. 



* 결혼 축의금은 누구 것? - 축의금은 원칙적으로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다만, 축의금 가운데 친분관계에 기초해 결혼 당사자인 신랑과 신부에게 직접 건네진 것이라고 볼 부분에 대해선 신랑과 신부에게 권리가 있다고 본다. 



* 대리운전 기사의 사고도 차 소유주 책임 - 대리운전을 신청해 타고 오다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냈다면 누구의 책임일까? 법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자동차 소유자의 책임이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3조(자동차손해배상책임)를 보면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되어 있다. 물론 대리운전 기사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소유자가 운행자로서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같은 이치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차를 빌려 주었다가 인명사고를 낸 경우 주인에게 연대책임이 있다.



* 벌금을 안내고 버틸 수 있는 방법 있다 - 우리나라에서는 벌금형이 형벌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런데 벌금을 안낼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3년간 안내고 버티는 것이다. 형법 77조에 ‘형의 선고를 받은 자는 시효의 완성으로 인하여 그 집행이 면제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벌금형의 시효가 바로 3년이다. 하지만 정부는 벌금형 확정 후 30일 이내에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이 기간이 지나면 강제 징수절치에 들어가 끝까지 추적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음은 몸으로 떼우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교도소에서 노역을 했는데, 법이 개정되어 최근에는 사회봉사 길이 넓어졌다. 법원은 판결문에 벌금액에 충당할 일당이 얼마인지 적는데 이를 ‘환형유치’라고 한다. 이 기간은 최대 3년을 넘길 수 없다. 3년 이상은 노역장 유치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일부 자산가에 일당 수억 원 짜리 노역장이 나와 서민들의 울분을 사곤 한다. 

 

김윤호·노연경 기자 ukno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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