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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다음 세대를 위해 장기투자하자

입력 2020-03-19 14:12 | 신문게재 2020-03-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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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글로벌 애널리스트/미래경영평론가

미국의 선도로 다시 또 금리가 ‘제로금리’ 권역으로 내려왔다. 10여 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험한 제로금리가 5년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무너져 내렸다.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으면 마이너스 금리가 불가피할 정도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여력은 이제 거의 소진되었다.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이던 우리나라 역시 제로금리 권역으로 내려왔다. 경제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까지 열려있다.

과거 성장기에 기업하던 사람이면 이런 금리가 믿기지 않겠지만, 이렇게 우리의 성장잠재력은 상당히 소진된 상태다. 새로운 혁신 동력을 기업들이 만들어 내지 않으면 경제는 장기 저성장 내지는 침체국면 진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개인들은 갈수록 기업 활동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워지는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자영업자들의 사회서비스 사업들도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충격으로 이전보다 훨씬 활력이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어느 정도 생활자산 기반을 다져놓은 사람이라도 금리가 제로권역에 머물면,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든 이자나 배당, 임대료 수익이 줄게 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충격을 생각하면, 어디에 어떻게 맡기고 운용해야 할지 선뜻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국내소비로만 이런 충격을 이겨낼 수는 없다. 또 그렇게 해선 미래가 없는 나라가 된다. 우리는 역시 투자와 저축으로 생산기반을 더 공고히 해야 한다. 국민들의 생각의 전환과 행동의 수정이 꼭 필요하다. 바로 단기이익과 단기차익에 대한 기대감의 완화이다.

우리 부동산시장이 항상 정부의 강한 규제와 감시 아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단기매매 기질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권이나 청약통장을 거래할 정도로 단타가 기승을 부리는 나라다. 내 집 장만을 통해 국민들의 재산형성을 위한 장기저축시장의 기반 위에서 나온 제도인데 시장에서는 이를 딱지로 보고 거래를 하고 돌리기를 한다. 주식도 우리나라 투자자의 단기회전 매매는 압도적이다. 1980년대에만 해도 우리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평균 2개월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당시 미국은 평균 보유기간이 1년이 가까왔다. 대형 전문투자가의 자산관리 안전시스템을 위해 도입한 선물옵션 시장을 개인이 들어가 작은 돈으로 레버리지 투기거래로 주도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러나 이 엄중한 인류적 코로나바이러스 비상사태는 그 이전과 이 이후가 너무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초단기적 금융수익이나 매매차익은 아주 오랫동안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만일 누가 이전처럼 지속적으로 기도한다면 시장참가비용으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누적적으로 보게 될 것이다.

원래 이슬람 국가의 금융회사는 이자가 없다. 이제 선진국들의 은행들도 거의 이자가 없다. 우리도 그런 나라로 이제 서서히 들어간다. 돈은 빌려준 사람도 이제는 빌린 사람의 성장과 미래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모두 미래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래서 장기이자는 단기차익보다 수익의 사회적 정당성을 갖는다.

오늘의 인류적인 대 혼돈의 시간이 지나가면 우리 모두 다시 ‘장미정원’으로 가자. 장기저축과 미래투자가 싹 트는 과학기술의 R&D 나라와 활기찬 창의력 사회로 가자. 이제 우리 젊은 후배들에게 나라의 꿈을 키울 시간을 주자. 돈을 맡기고 투자한 선배들은 원금의 소망만 갖자.

 

엄길청 글로벌 애널리스트/미래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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