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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무릎에 어떻게 물이 찰까… 관절낭 활막염이 주요인

퇴행성관절염, 외상성, 감염성, 자가면역성, 종양성 등으로 구분

입력 2020-04-1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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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무릎관절 전문의로서 외래진료를 할 때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무릎이 부었다’는 것이다. ‘무릎이 부어서 안 펴져요’, ‘며칠 전 다른 병원에서 물 뽑았는데 또 부었어요’ 등 다양하게 표현한다.

결국 무릎에 물이 차서 불편감을 느낀다는 내용인데 거꾸로 ‘무릎에 물이 차서 통증이 생겼다’고 설명하면 대체 왜 무릎에 물이 생기냐고 되묻는 이가 태반이다.

무릎관절 윗뼈와 아랫뼈 사이에는 자유로운 운동이 가능한 관절강이라는 공간이 있다. 관절강에는 관절 운동 시 연골의 마찰과 마모를 줄여주기 위해 윤활액, 활액으로 채워져 있다. 이 윤활액을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 게 ‘활막’이다.

활막은 무릎의 두 뼈를 단단하게 감싸주는 관절낭 안쪽에 얇은 막 형태로 형성돼 있다. 그런데 활막이 세균 감염이나 외상, 염증, 종양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자극을 받게 되면,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활액이 과다 분비된다. 이것이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무릎 속 물’의 정체다.

활액이 필요 이상 늘어나면 무릎이 빵빵하게 붓는데, 이를 ‘활막염’이라고 한다. ‘무릎에 물이 찼다’는 말은 활막염이 생겼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사실 활막염은 진단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수 십 년 전에 많이 쓰였던 진단명이다. 최근에는 자기공명영상(MRI)나 조직검사 등을 통해 활막염이 발생한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진단명을 달리한다. 원인에 따른 맞춤치료도 이뤄진다.

활막염의 원인으로는 크게 외상성, 감염성, 자가면역성, 종양성 등이 있다. 외상성 활막염은 스포츠 부상과 같은 외상으로 무릎관절 내부의 조직 즉 내외측 반월상연골판, 전후방십자인대, 내외측 측부인대, 연골 등이 손상돼 나타나는 2차적인 활막염이다. 운동을 즐기는 젊은 남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관절 내부 조직 손상을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거나 퇴행성관절염이 뒤따르게 되므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

감염성 활막염은 슬관절에 곰팡이‧결핵 등 세균이 감염되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무릎이 퉁퉁 붓고 열감이 심하게 나타나며 보행이 어렵다. 이 경우 무릎에 고여 있는 물을 빼내어 활액의 백혈구 성분검사와 세균검사를 진행하고 염증 수치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도 같이 시행한다.

슬관절에 생기는 감염성 활막염은 관절경적 수술치료와 장기간 항생제 투여가 요구된다.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무릎관절 연골이 광범위하게 손상돼 예후가 매우 불량해질 수 있다.

자가면역성 활막염은 주로 류마티스관절염이나 건선성 관절염, 반응성 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성 관절염으로부터 비롯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진통소염제나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를 적용한다.

종양성 활막염은 주로 색소융모결절성 활막염, 활액막 연골종증 등으로부터 2차적으로 발생하는데 대개 관절경적 수술치료가 요구된다. 치료 후에도 재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 활막염은 무릎의 물을 빼는 치료만으로도 어느 정도 증상이 호전돼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물을 뽑아내도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언제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재발이 반복되면 관절에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형외과에 내원해서 정확한 진료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릎에 물이 찼을 때는 우선 냉찜질을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이 때 다리는 심장높이보다 높게 들어올리고, 가능하면 붕대로 압박해주면 도움이 된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자 경우에 따라 관절천자검사, 피검사, X-레이, MRI 촬영이 동원된다. 만약 감염성 활막염이라면 치료가 늦어질수록 예후가 나빠지므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완치 후에도 생활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쉽게 재발할 수 있다. 체중을 관리하고,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은 삼간다. 틈틈이 허벅지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철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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