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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아의 블랑 드 파리]프랑스 학부모들의 고민 ‘등교개학’

입력 2020-05-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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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Hakyo
프랑스는 봉쇄령 완화 조치와 더불어 등교개학을 시작했다(사진=백상아 셰프)

 

“지금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는 건 아주 위험한 결정”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문들 닫았던 프랑스의 학교들이 봉쇄령 완화 조치와 동시에 점차적으로 문을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봉쇄령 완화로 제2의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안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프랑스는 어린 아이들일수록 전염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가장 어린 유치원, 초등학생이 먼저 개학을 하고 점진적으로 중학교, 고등학교가 개학을 한다. 프랑스 교육부는 “저학년일수록 일하는 부모의 돌봄 부담이 크고 어릴수록 가정폭력에 시달리거나 방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학부모들은 등교개학이 너무 성급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의심되는 어린이 괴질까지 발생하고 있는데다 이동제한 조치가 완화된 이후 느슨해진 경계심도 불안요소다. 봉쇄령이 풀리자 에펠탑 앞 마르스 광장과 센느강변 부근에는 삼삼오오 맥주와 와인을 마시는 이들이 눈에 띈다. 그동안 외출 제한 때문에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 쇼핑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10대들도 부쩍 늘었다. 

 

프랑스 파리
프랑스에서 11세 이하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사진=백상아 셰프)

특히 어린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도 많이 눈에 띈다. 프랑스 정부가 만 11세 미만의 아이들은 감염이 잘 되지 않고 전파력도 약하다는 이유로 굳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부모는 마스크를 쓰고 어린 자녀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지난 11일부터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천마스크도 만 11세 이상만 받을 수 있다. 더불어 프랑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사항도 아니다.


이렇게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게 되면 무증상 감염자가 되어 조용한 전파자가 될 확률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지난 14일 다시 등교개학을 실시한 파리의 한 유치원, 초등학교 하교 시간에는 교사들이 자녀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에게 학생들을 인계하고 있었다. 

 

이날 하교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으며 교문 안쪽에서 대기하던 유치원생 아이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장난을 치고 있었다.

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는 “나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불안하다. 하지만 일을 하는 동안 아이들을 봐줄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보내게 됐다”고 토로했다. 프랑스 교직원 노조도 등교개학에 불안한 심경을 내비치며 정부의 대책이 비 전문적이고 안일하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파리의 한 중학교 교사인 엘리자벳은 “만일 내가 감염이 된다면 아이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그동안 아이들의 감염이 적었던 이유는 휴교령 덕분이었다”며 섣부른 개학이 불러올 수있는 2차 대유행을 우려했다.

파리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카렌은 “파리는 프랑스에서도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며 “지금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건 아주 위험한 결정인 것 같다. 나는 9월이 되기 전까지는 아이들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프랑스에서는 등교개학을 원치 않는 경우 가정에서 온라인수업으로 출석을 대체할 수 있어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등교를 시키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수업의 한계와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는 학력저하로 개학을 둘러싼 학부모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파리=백상아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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