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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초여름 날씨에 입맛·체력 떨어진 아이, 주하병이 문제?

입력 2020-05-26 07:20 | 신문게재 2020-05-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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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맷변환]목동 함소아한의원 이종훈 대표원장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올 여름은 평년보다 무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울시에서는 벌써부터 무더위쉼터를 늘리는 등 여름 대비가 시작됐다. 우리 아이들도 여름 건강을 준비해야 하는데, 특히 올해에는 아이들이 집에만 있어 활동량이 줄고 체력이 떨어진 상태로 더위를 맞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동의보감에는 늦봄에서 초여름 시기에 음(陰)이 허(虛)하고 원기가 부족해 ‘주하병(注夏病)’이 생기기 쉽다고 담겨 있다. 주하병은 봄철 환절기를 보내면서 약해진 몸이 더운 날씨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 흔히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며 밥맛이 없고 식은땀이 나면서 입은 마르고 몸에서 열이 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다리에 힘이 없고 나른해지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은 성인보다 양기가 많아 초여름에 체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많기 때문에 주하병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더위로 인한 주하병을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온기’이다. 여름에 밖으로는 땀이 나고 덥지만 속은 더 냉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은 냉방병으로 겉과 속이 모두 냉해져서 고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주하병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인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나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에는 인삼, 황기와 같이 속을 따뜻하게 하는 약재가 들어있다. 또한 인삼, 오미자, 맥문동 등으로 구성된 생맥산을 처방하기도 하는데 면역능력을 높이고 원기부족에 도움을 준다. 아이들이 덥다고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음료수를 자주 먹이면 안 되고, 더위를 잘 이겨내도록 고기와 같은 단백질, 야채 위주의 식단으로 충분한 에너지 공급을 해주어야 한다.

요즘 부쩍 다리가 아프다고 하거나 오래 걷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너무 집에만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원래 여름엔 성장통도 더 심해진다. 성장통은 뼈가 자라는 속도만큼 근육과 인대가 빨리 자라지 못해 근육과 인대의 부착부가 팽팽해지면서 유발된다. 고무줄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워서 쭉 늘이면, 손가락(뼈)이 늘어나면서 고무줄(근육과 인대)이 팽팽하게 끊어질 것처럼 긴장되는 것과 유사하다. 날씨가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하거나 입맛이 없다고 적절한 영양 섭취를 못하는 경우, 근육과 인대가 지치고 긴장되기 쉽다.

더위로 인한 초여름의 주하병과 성장통을 예방하려면 우선 찬 음식을 멀리하고, 입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영양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너무 늦게 자지 않고 잠들고 난 후 2시간 정도는 서늘한 온도에서 재우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적당한 활동량은 필요하지만, 지나친 야외활동은 원기와 진액을 손상시키고 무릎을 비롯한 다리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에는 아이가 워낙 활동량이 줄어있기 때문에 갑자기 활동하게 되면 체력이나 면역력이 부족해 탈이 난다.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운동 등으로 서서히 활동량을 늘려가야 한다. 땀으로 빠져나가는 기운과 진액을 수렴시키는 효능이 있는 오미자나 매실을 차로 끓이거나 청으로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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